"글로벌 경기부양, 유동성 장세 펼쳐질까?"

입력 2012-09-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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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 야구 경기로 빗대어 말하자면 지난주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홈런을 쳤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벤 버냉키 FRB 의장이 다음 타자로 나와 홈런을 쳐주기를 시장이 기대하고 있다.

여러 가지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Fed의 여러 가지 목적을 감안할 때 제3차 양적완화 가능성은 절반 이상이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Fed가 원래 가지고 있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물가의 안정이고 두 번째는 고용의 안정이다.

그런데 버냉키 의장이 지난 7월 말에 있었던 잭슨홀 연설에서 언급했던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에 대한 부진을 우려한 것이다. 그런데 그 고용에 대한 부분이 지난 주말에 나왔던 고용지표를 통해 확인되었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 Fed가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갖춰졌다.

지난 8월 미국 고용지표를 보면 실업률은 낮아졌고 신규고용 숫자는 줄었다. 그런데 실업률이 낮아진 것에 별 의미가 없다고 모두 동의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미국의 구직포기자수와 실업률 차트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난 8월 구직을 포기한 사람의 숫자가 35만 명에 다다른다.

물론 신규고용의 수는 9만 명 정도가 된다. 그 부분을 보면 실제 미국 고용시장 내에서 실업률에 잡히지 않는 사람의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그것 때문에 실업률 숫자가 낮아진 것이지 미국 고용의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실업률 8%가 43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고용 참가율도 80년 이래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Fed 입장에서 추가적으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방치해둘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므로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어떤 형태인지에 따라서는 약간 다를 수 있다. 금리는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추가적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OPT 프로그램을 더 연장하거나 초 저금리 기조를 2014년에서 2015년으로 연장하는 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ECB에서 했던 것처럼 향후 고용지표가 좋아질 때까지 무제한적으로 계속해서 시장이 개입하겠다는 정책을 천명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Fed 정책에 대해 기대해볼 만하다. 일부에서 3차 양적완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의 경제상황, 특히 고용상황을 바라보면 배부른 소리다.

독일의 헌법재판소가 ESM에 대한 헌법 합치 여부 판결을 12일에 하게 되어 있는데 그것 때문에 여전히 시장 내에서 설왕설래가 많다. 왜냐하면 독일 헌재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의 헌법재판소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헌법 합치 가능성을 내놓을 것이지만 대신 까다로운 조건을 몇 가지 붙일 것이다. 예를 들면 추가적으로 독일이 자금을 부담할 경우가 생긴다면 의회의 동의를 반드시 받으라거나 독일이 얼마 이상의 금액은 부담할 수 없다는, 즉 부담금액에 제한을 두는 등의 조치를 붙일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실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만약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구상한 계획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유로존 붕괴에 대한 위험이 촉발될 수 있는 휘발성 요인이다. 그것들을 이미 독일정부도 알고 있는 상황이고 일부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ECB 회의에서도 독일의 분데스방크 총재가 반대표를 던졌는데 사실 ECB 위원 중 독일 위원들이 몇 명 더 있었다.

그 사람들은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바라보면 독일 내 일부의 의견이지 전체의 의견으로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가 헌법 합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더 높다. 금융시장은 오히려 이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현재 경제성장률이 굉장히 많이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정책적 조치들을 취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안에 8% 성장을 지키기 어렵다는 전망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도 전망치가 3%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최근 중국정부가 1조 위안의 재정을 투입하거나 우리나라가 5조 9000억 정도의 재정을 투입하는 재정정책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그와 관련이 있다.

문제는 현재 소비심리나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재정정책들의 효과가 빨리 나올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또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보다 전향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중국도 기준금리나 지준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목요일 25bp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실질적으로 중국과 우리나라 정부 모두 낮아져가는 경제성장률을 붙들기 위해 새로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시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각국이 다시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게 된다면 두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통화시장에서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고 두 번째는 그와 유관하게 안전자산 일변도의 현상들이 위험자산으로 확산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달러화 일변도의 시장 흐름이 변화된다는 것은 유로화나 신흥시장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원자재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강세를 보일 것이다. 이는 지금 현재 상황과 조금 다른 부분이다.

2009년 이래로 달러화가 약세인 구간과 강세인 구간이 반복적으로 나타남을 MSCI지수와 달러화 인덱스 차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달러화가 작년 중반부터 시작해 강세인 구간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강세인 구간에 글로벌증시의 성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 과거에도 달러화가 강세인 구간에 글로벌증시는 좋지 않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구간에 글로벌증시는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글로벌 경기부양 형태가 가속화된다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의 QE3가 현재화된다면 달러화 가치가 조금 더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이라고 볼 수 있는 주가지수들이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자금의 흐름이 국채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1, 2월에 있었던 유동성 랠리의 가장 큰 기반이 됐던 것은 유로존 재정위기의 완화였다. 물론 당시 펀더멘탈 부분에서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과 포인트는 약간 다르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각국이 경기부양을 통해 경기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살아난다면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 오프 국면이 리스크 온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각종 이벤트를 앞두고 다소 주춤거리거나 숨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추세적인 부분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위험자산 선호가 개선되는 것과 함께 우리나라 연중 최고치인 2057포인트를 향해 시장의 상승 시도가 있을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력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하자. 대형주에서는 초기 단계에서 낙폭과대주인 산업재, 소재, 금융주와 IT, 자동차가 동시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적으로 강세가 한 단계 정도 진행되고 나면 다시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중심으로 슬림화되는 과정이 전개될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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