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우리 경제의 실상을 반영해야 할 원화환율이 최근 미국과 유럽의 어떤 이슈에 따라 굉장히 크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원화의 국제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고 중국에서는 위안화 국제화 움직임이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QE3 발표 이후에 원달러환율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벌써부터 QE3의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다. 어제도 미국의 증시가 안 좋았지만 오늘도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QE3 발표 이후에 잘 봐야 할 것은 일부 사람들이 바주카식 통화 공급이며 주가가 단번에 2300, 2500으로 오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항상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일단 QE3 발표 이후에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설령 대출금리가 떨어진다고 해도 미국의 시중은행들이 대출받는 사람들의 자산 건전성이 낮다 보니 대출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효과가 제한되는 것이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란 버냉키 입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리고 가장 큰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은 글로벌 환율전쟁 움직임이다. 어제 국내 주가가 떨어졌지만 원달러환율은 1110원대 초반으로 오히려 원화가 강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체로 QE3 발표 이후에 QE1, QE2 발표와 마찬가지로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의 통화가 굉장히 강세가 되는 모습이고 이에 따라 각 국가의 수출기업들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앵커 > 원화가치는 사실상 우리나라 경제의 실상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드라기 총재, 버냉키 의장의 입에 따라 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우리 투자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곤혹스럽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요즘 드라기의 D, 버냉키의 B자를 따 국내 외환시장을 DB, 데이터베이스 윔블던 현상이라고 표현한다.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고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 전적으로 유럽의 모습, 미국의 모습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대부분의 예측기관들이 원화의 강세를 전망했지만 상반기에는 유럽위기 재연 속에 유럽계 자금이 이탈되다 보니 원달러환율이 1200원대까지 근접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렇게 원화의 약세가 되다 보니 하반기에는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원달러환율이 약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사실상 QE3 발표 이후에 원달러는 1110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망치에 비해 100원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래서 예측기관의 예측과 달리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드라기의 입, 버냉키의 입에 의해 좌우되는 모습을 전적으로 보이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윔블던 현상이라는 표현이 나오며 국내여건보다 대외여건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수출기업들에게 이중고가 되고 있다.
그 나라의 경제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그 나라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위상을 보면 20-50 클럽에도 가입했고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20-50 클럽에 가입하고 국가 신용등급도 올라갔지만 국내 외환시장이나 금융시장은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가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증시는 전적으로 외국인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외환시장은 증시 이상으로 다시 외부인의 모습에 의해 좌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한국경제의 위상이 상당히 높고 대외적으로도 높게 평가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증시나 외환시장은 우리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의 위상, 원화의 위상이 경제여건에 비례하지 않아 원화가 국제적으로 위상을 찾지 못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에게 전적으로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당국에서 원화의 국제화 과제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높았는데 시장에서는 이것을 받아주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미스매치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앵커 > 원화의 국제화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원화의 국제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자본결제든 무역결제든 결제에서 원화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각종 결제에서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결제비중이 높다고 해도 우리 내부가 아니라 역외결제에서 높아야 진정한 의미의 원화의 국제화다.
또 한 가지는 외환보유고다. 여기서의 외환보유고는 다른 국가의 외환보유고를 뜻한다. 중국이나 다른 인접국가, 세계 중심국에서 원화의 비중이 제고되는 것은 요원하겠지만 최소한 우리 인접국, 통화스왑 협정을 맺은 일본과 중국에서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키는 것도 원화의 국제화의 큰 맥락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이 우리의 통화를 믿고 대외거래에서 달러보다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인 의미에서는 첫 번째에 해당되는 역외 무역결제에서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정책 담당자가 이야기하는 원화의 국제화의 초기 수준이다. 그 단계가 안 되었으니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당시 서울올림픽으로 한국경제의 위상이 대외적으로 높아졌을 때 그 문제가 언급되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거의 20년이 넘었지만 실제로 원화의 국제화 과제를 달성했을까. 가장 초보적 수준인 수출에서 원화의 결제 비중은 1.4%뿐이다. 수입은 중국의 요인에 의해 결제비중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것도 3.4%뿐이다.
지금 원화의 국제화 과제에 대해 20년 넘게 언급해왔지만 우리 결제통화에서는 1%대, 3%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이든 대외거래에서 결제비중을 높이려면 원화의 신뢰성, 즉 위상이 제고되어야 한다. 안전통화에서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과거에는 50년, 지금은 정보의 시차가 상당히 짧아졌기 때문에 30년은 걸린다. 사실 30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우리의 결제통화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그래서 이런 점이 있는 것이다. 원화의 국제화는 그때그때 이슈가 될 때 떠들기는 하지만 실제 이것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지 못한 점도 있다.
또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항상 원화의 국제화 과제가 굉장히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이 전제조건을 차곡차곡 다져가야 한다. 그런 각도에서는 인접국의 외환보유를 쓰면 다른 국가에 파급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전제조건을 잘못 이행한 것이다. 최근에는 원화의 국제화에 앞서 한중일 간 통화인덱스로 선행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앵커 > 원화의 국제화 추진을 할 때 위안화 국제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그만큼 성공하고 있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대단히 성공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다소 둔화시킨다고 해도 그동안 중국이 10년 이상 경제성과를 대외적 위상으로 보여주기 위해 가장 주력한 것이 위안화 국제화 과제다. 성장률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대외적으로 보면 위상을 증대시킨다는 위안화 국제화 과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얼마나 성과가 있었을까.
우리는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결제 비중이 1.4%뿐이다. 그런데 중국은 1년 만에 10%를 넘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위안화표시 역외 금융상품까지 발행하고 국제사회에서 최근 유로화보다 위안화가 안전통화라는 인식이 붙을 만큼 위안화 국제화의 성공을 거둔 상태다.
물론 중국의 경제여건은 1인당 GDP에서는 많이 떨어지지만 경제의 전체적인 위상이 높고 세계시장에서 중국시장의 중요성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국의 위안화 결제를 가져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위안화의 국제화에 앞서 전제조건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우리보다 더 잘 되어 있다. 이것은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잘 해 놓고 밀어붙이니 성과가 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원화의 국제화 과제를 20년 이상 떠들어왔지만 되지 않는 이유를 철저하게 따져볼 필요고 있다.
앵커 >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원화의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는 결국 신뢰의 문제다. 우리 통화는 달러당 네 자리대 통화이지만 중국은 한 자리대 통화다. 이것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해외에 나가면 굉장히 자긍심을 건드린다.
리디노미네이션이란 화폐의 거래 단위를 변경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선을 앞두고 일부 정당에서 이것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이것을 마치 화폐개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거래단위를 축소하는 것은 화폐개혁과 다른 측면의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항상 원화의 국제화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거래단위를 변경시키는, 다시 말해 네 자리대를 한 자리대로 동결시키는 리디노메이션 이야기는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전제조건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현재 20년이 경과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지금 시장에서는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 나타난다. 국내 외환시장이 우리 수급에 의해 결정되지 못한다면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다. 항상 모든 정책이란 목표가 되려면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때그때 이슈마다 떠들기는 하지만 성과는 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앵커 > 우리 경제의 실상을 반영해야 할 원화환율이 최근 미국과 유럽의 어떤 이슈에 따라 굉장히 크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원화의 국제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고 중국에서는 위안화 국제화 움직임이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QE3 발표 이후에 원달러환율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벌써부터 QE3의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다. 어제도 미국의 증시가 안 좋았지만 오늘도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QE3 발표 이후에 잘 봐야 할 것은 일부 사람들이 바주카식 통화 공급이며 주가가 단번에 2300, 2500으로 오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항상 균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일단 QE3 발표 이후에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설령 대출금리가 떨어진다고 해도 미국의 시중은행들이 대출받는 사람들의 자산 건전성이 낮다 보니 대출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효과가 제한되는 것이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란 버냉키 입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리고 가장 큰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은 글로벌 환율전쟁 움직임이다. 어제 국내 주가가 떨어졌지만 원달러환율은 1110원대 초반으로 오히려 원화가 강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체로 QE3 발표 이후에 QE1, QE2 발표와 마찬가지로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의 통화가 굉장히 강세가 되는 모습이고 이에 따라 각 국가의 수출기업들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앵커 > 원화가치는 사실상 우리나라 경제의 실상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드라기 총재, 버냉키 의장의 입에 따라 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우리 투자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곤혹스럽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요즘 드라기의 D, 버냉키의 B자를 따 국내 외환시장을 DB, 데이터베이스 윔블던 현상이라고 표현한다.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고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 전적으로 유럽의 모습, 미국의 모습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대부분의 예측기관들이 원화의 강세를 전망했지만 상반기에는 유럽위기 재연 속에 유럽계 자금이 이탈되다 보니 원달러환율이 1200원대까지 근접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렇게 원화의 약세가 되다 보니 하반기에는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원달러환율이 약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사실상 QE3 발표 이후에 원달러는 1110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망치에 비해 100원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래서 예측기관의 예측과 달리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드라기의 입, 버냉키의 입에 의해 좌우되는 모습을 전적으로 보이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윔블던 현상이라는 표현이 나오며 국내여건보다 대외여건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수출기업들에게 이중고가 되고 있다.
그 나라의 경제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그 나라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위상을 보면 20-50 클럽에도 가입했고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20-50 클럽에 가입하고 국가 신용등급도 올라갔지만 국내 외환시장이나 금융시장은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가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증시는 전적으로 외국인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외환시장은 증시 이상으로 다시 외부인의 모습에 의해 좌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한국경제의 위상이 상당히 높고 대외적으로도 높게 평가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증시나 외환시장은 우리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의 위상, 원화의 위상이 경제여건에 비례하지 않아 원화가 국제적으로 위상을 찾지 못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에게 전적으로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당국에서 원화의 국제화 과제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높았는데 시장에서는 이것을 받아주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미스매치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앵커 > 원화의 국제화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원화의 국제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자본결제든 무역결제든 결제에서 원화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각종 결제에서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결제비중이 높다고 해도 우리 내부가 아니라 역외결제에서 높아야 진정한 의미의 원화의 국제화다.
또 한 가지는 외환보유고다. 여기서의 외환보유고는 다른 국가의 외환보유고를 뜻한다. 중국이나 다른 인접국가, 세계 중심국에서 원화의 비중이 제고되는 것은 요원하겠지만 최소한 우리 인접국, 통화스왑 협정을 맺은 일본과 중국에서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키는 것도 원화의 국제화의 큰 맥락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이 우리의 통화를 믿고 대외거래에서 달러보다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인 의미에서는 첫 번째에 해당되는 역외 무역결제에서 원화의 비중을 제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정책 담당자가 이야기하는 원화의 국제화의 초기 수준이다. 그 단계가 안 되었으니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이다.
당시 서울올림픽으로 한국경제의 위상이 대외적으로 높아졌을 때 그 문제가 언급되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거의 20년이 넘었지만 실제로 원화의 국제화 과제를 달성했을까. 가장 초보적 수준인 수출에서 원화의 결제 비중은 1.4%뿐이다. 수입은 중국의 요인에 의해 결제비중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것도 3.4%뿐이다.
지금 원화의 국제화 과제에 대해 20년 넘게 언급해왔지만 우리 결제통화에서는 1%대, 3%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이든 대외거래에서 결제비중을 높이려면 원화의 신뢰성, 즉 위상이 제고되어야 한다. 안전통화에서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과거에는 50년, 지금은 정보의 시차가 상당히 짧아졌기 때문에 30년은 걸린다. 사실 30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우리의 결제통화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그래서 이런 점이 있는 것이다. 원화의 국제화는 그때그때 이슈가 될 때 떠들기는 하지만 실제 이것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지 못한 점도 있다.
또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항상 원화의 국제화 과제가 굉장히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이 전제조건을 차곡차곡 다져가야 한다. 그런 각도에서는 인접국의 외환보유를 쓰면 다른 국가에 파급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전제조건을 잘못 이행한 것이다. 최근에는 원화의 국제화에 앞서 한중일 간 통화인덱스로 선행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앵커 > 원화의 국제화 추진을 할 때 위안화 국제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그만큼 성공하고 있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대단히 성공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다소 둔화시킨다고 해도 그동안 중국이 10년 이상 경제성과를 대외적 위상으로 보여주기 위해 가장 주력한 것이 위안화 국제화 과제다. 성장률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대외적으로 보면 위상을 증대시킨다는 위안화 국제화 과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얼마나 성과가 있었을까.
우리는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결제 비중이 1.4%뿐이다. 그런데 중국은 1년 만에 10%를 넘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위안화표시 역외 금융상품까지 발행하고 국제사회에서 최근 유로화보다 위안화가 안전통화라는 인식이 붙을 만큼 위안화 국제화의 성공을 거둔 상태다.
물론 중국의 경제여건은 1인당 GDP에서는 많이 떨어지지만 경제의 전체적인 위상이 높고 세계시장에서 중국시장의 중요성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국의 위안화 결제를 가져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위안화의 국제화에 앞서 전제조건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우리보다 더 잘 되어 있다. 이것은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잘 해 놓고 밀어붙이니 성과가 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원화의 국제화 과제를 20년 이상 떠들어왔지만 되지 않는 이유를 철저하게 따져볼 필요고 있다.
앵커 >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원화의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는 결국 신뢰의 문제다. 우리 통화는 달러당 네 자리대 통화이지만 중국은 한 자리대 통화다. 이것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해외에 나가면 굉장히 자긍심을 건드린다.
리디노미네이션이란 화폐의 거래 단위를 변경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선을 앞두고 일부 정당에서 이것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이것을 마치 화폐개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거래단위를 축소하는 것은 화폐개혁과 다른 측면의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항상 원화의 국제화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거래단위를 변경시키는, 다시 말해 네 자리대를 한 자리대로 동결시키는 리디노메이션 이야기는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전제조건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현재 20년이 경과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지금 시장에서는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 나타난다. 국내 외환시장이 우리 수급에 의해 결정되지 못한다면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다. 항상 모든 정책이란 목표가 되려면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때그때 이슈마다 떠들기는 하지만 성과는 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