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과 신사`, `프리티 우먼`에서 인상 깊은 연기로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보유한 배우이자 인권운동가인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영화 `Arbitrage(아비트라지)`가 개봉과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 아비트라지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기, 평론가들의 호평과 함께 버나드 메이도프의 거액 금융사기, `Occupy 월스트리트`를 외치며 월가를 점령한 시위대가 1년 만에 다시 월가에 나타나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심지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감독과 배우를 초청해 시사회를 가질 정도로 반응은 뜨겁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로버트 밀러(리처드 기어 분)는 자신의 펀드를 월가의 대형은행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펀드에는 감춰진 부실이 숨겨져 있지만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한 신화와 가정적인 가장이라는 밀러의 이미지 때문에 거래 상대방은 밀러를 신뢰하고 펀드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밀러는 숨겨놓은 애인과 밀회를 즐기다 교통사고로 함께 타고 있던 애인은 사망하고 차량은 화재로 불타게 된다. 간신히 몸만 피한 밀러는 그동안 일궈온 성공을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처한다. 낭비벽에 빠진 아내와 부하 직원으로 일하는 똑똑한 딸은 밀러의 펀드 운용방식에 사사건건 반대하면서 `마이다스의 손`은 벼랑으로 내몰린다. 밀러는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영화는 관객들에게 두 가지 궁금증을 낳게 한다. 하나는 밀러가 자신을 정상으로 이끌어준 `아비트라지`를 위기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또 다른 하나는 2008년 큰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는 월스트리트의 탐욕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첫번째 궁금증이야 영화를 보면 감독의 숨겨놓은 반전 코드가 공개되면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문제는 두번째로 모아지는데 이것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영화가 여기에 어떤 답이나 물음을 던졌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탐욕`은 다루기 매우 힘들다는 점이다.
작년 가을 월스트리트 탐욕에 반발한 시위대가 맨하튼 섬을 점령하자 유럽과 아시아, 그 관련성이 거의 없어보였던 국내에서도 비슷한 항의가 잇따랐다. 전 세계 금융권의 해결책은 `고객보호 강화`로 동일했다. 직원들에게 펑펑 뿌리던 보너스도 낮췄고 고객전담부서를 CEO 직속으로 설치하는 호들갑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숨기지 못한 탐욕은 그 얼굴을 다시 내밀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승자로 평가받던 JP모건은 지난 5월 `런던 고래`로 알려진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리서치와 자산운용 부문에서 회사 고객들에게 조언한 것과 정반대로 회사채 CDS에 베팅했다가 58억달러(원화 약 6.3조원)의 막대한 손실을 입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어 의회의 조사까지 받는 대형 사고가 터져나왔다. 뒤이어 영국 3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바클레이즈가 리보(Libor)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CEO와 회장이 사퇴하고 유니버셜 뱅킹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미국에서는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원인을 분석하고 처방을 내놓는 작업이 한동안 바람을 일으켰다. 영화계에서도 이같은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더글러스의 복귀로 화제를 불러모았던 2010년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Wall Street : Money Never Sleeps)`, 2011년 대형 투자은행의 파산 위기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을 묘사한 `마진 콜(Margin Call)`, 같은 해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의 막전막후를 사실에 근거해 스크린에 옮겨 놓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가 개봉됐다. 영화 아비트라지는 스릴러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금융위기를 떠오르게 한다는 큰 맥락에서는 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마이클 더글러스는 영화에서 "탐욕이란 좋은거야. 이젠 그것도 합법적이지"라며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알려줬다. `마진 콜`에서는 해고된 최고위험책임자(CRO)로 출연한 스탠리 투치가 마지막 장면에서 "10년이 넘게 회사에서 한 일 보다 예전에 다리 공사에 참여한 것이 훨씬 보람된 일이었어.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으니까"라며 생산적인 일에 대한 가치를 일깨웠다. 과연 리처드 기어는 어떤 말로 금융위기와 탐욕에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정의할 것인가? 영화의 부제처럼 `권력이 최고의 알리바이(Power is the best Alibi)`가 될 것인가? 영화의 재미와 함께 던지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뜻하는 Arbitrage에 대한 감독의 시각이 미국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로버트 밀러(리처드 기어 분)는 자신의 펀드를 월가의 대형은행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펀드에는 감춰진 부실이 숨겨져 있지만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한 신화와 가정적인 가장이라는 밀러의 이미지 때문에 거래 상대방은 밀러를 신뢰하고 펀드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밀러는 숨겨놓은 애인과 밀회를 즐기다 교통사고로 함께 타고 있던 애인은 사망하고 차량은 화재로 불타게 된다. 간신히 몸만 피한 밀러는 그동안 일궈온 성공을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처한다. 낭비벽에 빠진 아내와 부하 직원으로 일하는 똑똑한 딸은 밀러의 펀드 운용방식에 사사건건 반대하면서 `마이다스의 손`은 벼랑으로 내몰린다. 밀러는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영화는 관객들에게 두 가지 궁금증을 낳게 한다. 하나는 밀러가 자신을 정상으로 이끌어준 `아비트라지`를 위기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또 다른 하나는 2008년 큰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는 월스트리트의 탐욕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첫번째 궁금증이야 영화를 보면 감독의 숨겨놓은 반전 코드가 공개되면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문제는 두번째로 모아지는데 이것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영화가 여기에 어떤 답이나 물음을 던졌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탐욕`은 다루기 매우 힘들다는 점이다.
작년 가을 월스트리트 탐욕에 반발한 시위대가 맨하튼 섬을 점령하자 유럽과 아시아, 그 관련성이 거의 없어보였던 국내에서도 비슷한 항의가 잇따랐다. 전 세계 금융권의 해결책은 `고객보호 강화`로 동일했다. 직원들에게 펑펑 뿌리던 보너스도 낮췄고 고객전담부서를 CEO 직속으로 설치하는 호들갑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숨기지 못한 탐욕은 그 얼굴을 다시 내밀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승자로 평가받던 JP모건은 지난 5월 `런던 고래`로 알려진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리서치와 자산운용 부문에서 회사 고객들에게 조언한 것과 정반대로 회사채 CDS에 베팅했다가 58억달러(원화 약 6.3조원)의 막대한 손실을 입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어 의회의 조사까지 받는 대형 사고가 터져나왔다. 뒤이어 영국 3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바클레이즈가 리보(Libor)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CEO와 회장이 사퇴하고 유니버셜 뱅킹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미국에서는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원인을 분석하고 처방을 내놓는 작업이 한동안 바람을 일으켰다. 영화계에서도 이같은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더글러스의 복귀로 화제를 불러모았던 2010년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Wall Street : Money Never Sleeps)`, 2011년 대형 투자은행의 파산 위기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을 묘사한 `마진 콜(Margin Call)`, 같은 해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의 막전막후를 사실에 근거해 스크린에 옮겨 놓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가 개봉됐다. 영화 아비트라지는 스릴러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격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금융위기를 떠오르게 한다는 큰 맥락에서는 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마이클 더글러스는 영화에서 "탐욕이란 좋은거야. 이젠 그것도 합법적이지"라며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알려줬다. `마진 콜`에서는 해고된 최고위험책임자(CRO)로 출연한 스탠리 투치가 마지막 장면에서 "10년이 넘게 회사에서 한 일 보다 예전에 다리 공사에 참여한 것이 훨씬 보람된 일이었어.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으니까"라며 생산적인 일에 대한 가치를 일깨웠다. 과연 리처드 기어는 어떤 말로 금융위기와 탐욕에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정의할 것인가? 영화의 부제처럼 `권력이 최고의 알리바이(Power is the best Alibi)`가 될 것인가? 영화의 재미와 함께 던지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뜻하는 Arbitrage에 대한 감독의 시각이 미국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