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그것은 MICE성패를 결정짓는 중간자"

입력 2012-09-22 13:39  

[마이스人] 20. "통역, 그것은 MICE성패를 결정짓는 중간자"

-국제회의 통역 전문가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이 대표님 반갑습니다.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안녕하세요?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네, 잘 계셨지요? 국제통역사, 동시통역사라고 하면 굉장히 근사하게 보이기도 하고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통역사는 어떤 것인가요?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국제회의 통역사라고 말씀을 많이 표현하시는데요. 사실 통역이라는 범주는 다양합니다. 동시통역, 순차통역, 위스퍼링, 리에종, 수행통역 등 다양한데 그중 가장 국제회의의 꽃은 동시통역이라고 하지요. 중요하니까.

사실 국제회의 동시통역은 예민하고 아주 잠재력과 본인의 어떤 뛰어난 기질적인 감각을 가지고 모든 것을 토해도 모자라는 치열한 현장입니다. 동시통역이라는 이미지가 아직 해외에 비해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저희는 통역사와 주최측 간의 중간자 역할을 해야 될 업무입니다.

저는 너무 통역사의 입장을 알고 있고 국내실정을 너무 알고 있고 주최측의 입장을 또 제가 알고 있다 보니 중간에서 애로사항이 한 두 번이 아니지요. 불과 최근에도 ‘8시 반에 회의 시작인데 리허설이 새벽 6시부터 와 있어라’, 왜 가 있어야 될까요. 그런 부분의 요구사항이나 또 ‘내가 통역사를 뽑고 싶다, 전화통화로나 사전미팅에 여러 명을 보고 내가 원하는 통역사를 뽑고 싶다’.

사실 통역이라는 것은 개인의 언어능력뿐만 아니라 스킬이 필요합니다. 그 언어능력과 스킬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 분이 면접을 가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왜 면접을 보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부스 안에서 통역을 해야 하는데 ‘외모가 어떤가요?’, 그리고 ‘여자였으면 좋겠다’, 정말 나쁘게 말하면 도우미 수준의 차원에서 통역사를 바라보는 시각들도 한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통역사들이 여성,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 많고요. 또 나이가 묻어나는 통역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경우가 생겨요.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국제회의의 경우 동시통역을 하다 보면 부스 안에 2인이 1조가 되는 경우가 있고 3인이 1조가 되는 경우가 있고. 부스 안의 모습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 하거든요.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많이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해외는 3인 1조가 원칙입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국제회의가 유입된 지 얼마 안 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지도에 있어서는 해외와 다르지요. 그래서 대부분이 2인 1조로 구성되어서 통역을 하는데요.

2인 1조라는 것은 조그만 부스 안에 2사람, 또는 3사람이 팀원으로 들어가서 파트너십을 이루면서 통역을 하는 경우인데요. 보통 두 사람이 시간대별로. 영어로 예를 든다면 한국어에서 영어나 영어에서 한국어로 두 가지를 나누어서 그런 방식으로, 서로 편한 방식으로 나뉘어서 통역을 하는데요.

한 사람이 실시간으로 동시통역을 하고 있을 때 나머지 파트너는 옆에서 단어를 받아 적어 주거나, 그 다음에 노트 테이킹법이 있습니다. 노트 테이킹법으로 문장을 적어주기도 하고 서로 간에 아주 이해심과 배려, 그리고 같이 노력을 해야 되는 팀워크가 중요한. 그러다 보니 비교적 용이한 회의를 제외하고는 통역사들은 자기가 원하는 통역사의 범위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자기와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십 관계의 통역사를 선정해 놓고 회의 때마다 저희 쪽에 요구를 하기도 하지요.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어떤 경우는 서로 팀워크가 안 맞거나 호흡이 안 맞으면,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문제가 많습니다. 싸우는 것 보다 정말 회의 자체를 망쳐버리지요.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회의가 망쳐지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끝나고 나서라도 서로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이제 다시는 안 만나는 관계가 되겠지요. 그래서 저희는 사실 주제별로 통역사의 성향에 따라 회의를 선정해서 투입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파트너십 관계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어때요? 과거부터, 벌써 이 통번역 업무를 거의 20년 하셨으니까. 그 당시의 국제회의, 특히 우리나라에서 주관하는 국제회의와 최근 국제회의의 양상을 보면?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굉장히 발전했지요. 더듬어서 생각해 보면 사실은 최근의 핵안보정상회의나 G20 정상회의를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국제회의에 대해서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인식이 높아졌지요.

하지만 사실은 2000년도 전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ASEM정상회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그 회의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국제회의에 대한 이미지나 인지도가 생기기 시작했고요. 2000년도 이후로 그 전보다 국제회의가 국내에서 많이 개최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봤을 때 ASEM정상회의 이후로 정부부처별로 UN 관련된 기구의 행사들, APEC정상회의나 ADB총회라든지 UN ESCAP, ILO, UNWTO 같은 UN기구의 행사를 국내에서 많이 유치하게 되었지요. 그럴 때마다 해외 통역사들, 해외 수석 통역사들이 국내로 들어와 국내 통역사와 같이 회의를 했던 통역관이 있는데요. 그 회의 대부분이 UN기구에서 주도적으로 통역사를 선정해 데리고 와서 했던 부분이고 국내에서는 한인 통역 부분만 같이 엮어서 했던 회의인데요.

그리고 또 안타까운 면이 많았습니다. 사실 해외의 UN 소속 통역사이기 때문에 UN에서 ‘우리가 뽑겠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신 경우거든요. 하지만 UN 소속 통역사란 단 한 사람만 소속된 것이고 모든 통역사가 UN 소속은 아닙니다.

그 말씀은 그 한 사람이 해외에 포진되어 있는 동시통역사를 다 알아서 수급하고 선정해 국내로 데려오는 경우거든요. 우리나라 정부가 따라가는 입장이었지요. 하지만 그것은 바로 저희 ITIC와 같은 에이전시가 해외 통역사를 수급하는 형태와 동일한 형태입니다.

제 개인적인 안타까운 점은 UN, 해외기구 측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도 주도적으로 해외 통역사를 적극적으로 수급하고 선정해 진행하는 방법으로 전반적인 회의, 국제회의 전반적인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회의가 아니라 내실 있는 동시통역사, 국제회의의 꽃이라고 불릴 수 있는 동시통역 부문에서도 ‘우리나라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것이 2000년도 이후로는 해외 통역사들이 들어와서 통역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변화도 있지만 최근 그 이후 어느 분기점일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제는 UN기구에 의존해 통역사를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주도적으로 해외 통역사를 섭외해서 어떤 통역사가 나을지, 우리나라와 맞는 부분의 분야별로 통역사를 선정하는지, 직접적으로 어레인지 해서 데려오는 빈도수도 생겨나고 있고요. 이제 역으로 해외 통역사들이 한국에서의 회의에 대한 인식이 심어지다 보니 해외 통역사들이 저희 쪽으로 역문의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ITIC 같은 경우에도 문의가 들어오고.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예. 9월에 어떤 회의가 있는데 해외 통역사의 섭외가 필요 없느냐, 우리를 써 달라. 그리고 어떤 문의가 들어오고. 그런 것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국제회의 위상이 조금 더 높아진 것 같다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국제회의 통번역을 하시다 보면 굉장히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게 되잖아요. 가장 인상깊었던 국제회의 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국제회의 주제들이 계속해서 나오게 될 것인가. 그것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사실 요즘 글로벌한 사회가 되면서 나라 간 법률적인 부분에서 다뤄야 될 부분이 발생하다 보니 작년에는 법률 회의를 많이 했었어요. 대검찰 총회부터 시작해 법률 관련 회의를 많이 했었고 유럽의 금융위기가 오다 보니 금융 분야의 통역이 축소됐지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생명연장선에서 바이오 시밀러 같은 바이오 생명 공학 분야나 의학 분야 회의도 굉장히 많아졌어요. 그리고 사회복지 차원에서 노년학회 분야도 많아졌고요.

그리고 에너지 고갈 문제로 신재생 에너지 분야나 WEC 월드 에너지 총회 같은 것도 있고. 정부와 기업 간 연계선상에서 지속성장 관련, 기업 정책 관련 분야도 굉장히 많이 생긴 것 같고요.

그리고 자연보전과 관련된 자연보전총회, 람사르 총회 같은 경우. 이 모든 회의들이 많이 생겨났고 앞으로 주축이 되어야 할 회의 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느끼는 것은 이제는 그런 회의도 있지만 요즘에는 모든 분야가 글로벌해지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회의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바로 우리 옆에 있는 소재가 주제가 되어 회의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졌다고 볼 수 있어요.

작년에 기억나는 회의 몇 가지들은 경북 합천 해인사 관련 문화재 행사도 했었고요. 서원학술회의라고 문화재 관련 회의도 있었고 수학자 대회도 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회의도 있고요. 화장실 회의도 있습니다. 게임 관련된 회의들이 크고 작게 많이 개최되기도 했었습니다.

실제 우리 옆에서 같이 와닿는 주제들이 회의로 접목되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국제회의도 굉장히 많은 경험이 있으신데요.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국제회의가 있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2002년도 ADB 총회가 기억에 남습니다. ADB 총회는 제주도에서 열렸던 아시아 개발은행 총회인데요. 현재 기획재정부 행사이지요. 그 당시 시국이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과 여러 가지 예민한. 911테러 이후로 예민했던 시기인 만큼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었고 ITIC 입장에서는, 저로서는 100명에 가까운 통역사를 데리고 제주도에 내려간 회의였습니다. 예민한 시국인 만큼 통역에 있어서도 예민하게 듣고 있었지요.

하지만 통역이라는 것은 사실 사람 몸에서 나오는 인지언어이기 때문에 기계처럼 100% 동일하게 할 수 없는 부분, 이해도의 차이에서 문제가 있었던 회의였어요. 당시 IMF 총재 연설의 통역에 있어서 통역사가 오역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에 대해서 사실 해외에서 여는 회의의 통역을 했었더라면 그 부분은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제 개인적으로는. 오후 2시에 끝났던 회의였는데 오후 5시에 청와대에서 제주도로 연락이 왔습니다. ‘왜 통역을 거꾸로 했느냐?’ 그래서 기자회견도 열었고요.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그 오역이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었던 모양이지요? 보통 마이너한 것들은 수없이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안 했는데 ‘했다’라는 표현으로 봤으니까요. 그래서 사실은 잘못된 부분의 하나였지요.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해야 되는지. 그 4시간 동안, 저녁 늦게까지 해결될 때까지의 시간인 4시간 동안은 피가 말리는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그 어필이 어떻게 잘 받아들여졌는지 다음 날 아무 문제 없이 해결되고 무난히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이었는데. 하지만 솔직히 우리가 통역을 하다 보면 그 이상의 실수도 있을 수 있고요. 직함의 실수도 있을 수 있고 아주 많은. 사실 그것은 사전에 노력해야 될 부분 중의 하나이지만 회의를 하다 보면 제반자료를 주시는 고객도 있으시지만 없는 고객이 대부분이고요.

그러다 보면 실수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는 서로 간 이야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정말 그때 어려웠던 회의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모든 통역사들을 어레인지 하면서 그에 맞게끔 회의에 투입시키고. 사실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동시통역 하나만 하면 되는데 국제회의 통역의 모든 전반적인 부분을 그때는 다뤘던 회의이다 보니 해결할 수 있을까, 또 어떤 오역의 부분의 큰 화두가 되었던 부분의 문제가 같이 엮어지다 보니 정말 힘든 회의였습니다.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 국제회의 산업이 많이 커지고 있잖아요. 또 이 마이스 산업이 커지면서 국제 통역사, 번역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국제 통역사가 될 수 있을까요?

이경미 ITIC통번역센터 대표> 자격, 예. 사실은 말을 하기를 좋아하고 논리정연하게 말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언어능력은 정말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언어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동시통역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조리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되겠지요.

하지만 저는 사실 노력하면 그런 입문은 다 가능하다고 봅니다. 노력하는 자에게는 다 입문은 가능하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동시통역이란 오랫동안 공들여 숙성시킨 명품 타악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앰프만 연결했을 때 웬만한 퀄리티는 가능한 전자악기와는 다르게 많은 준비와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고. 끝없이 부단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고요. 그만큼 본인이 나이를 떠나서 계속해서 항상 갈고 닦는 노력의 모습이 필요하지요.

사실 현재의 동시통역사, 통역사들이 한시적인 통역사로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포지션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통역사의 입문이 아니라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명품 악기와 같은 마음가짐으로써 통역사의 입문을 꿈꿨으면 좋겠고요.

해외의 수석 통역사나 해외 통역사들은 오랜, 숙성된, 고품격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50~60대의 남자, 여자 통역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통역사들이 입문해서 노력하고 꿈을 꾼다면 해외 통역사만큼 앞으로 국내에서도 그런 통역사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마이스人 방송 내용은 한국경제TV 홈페이지(www.wowtv.co.kr) 방송에 들어간 뒤 기업인물-마이스광장에서 무료로 다시보기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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