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만나는 어린이 그리고 문화] 2편. 과학과 상상의 경계는…
과학과 상상은 서로 상반된 단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둘은 매우 친근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과학을 업으로 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사고만 할 것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는 직업군에 속한다. 뉴튼이 눈에 보이지 않는 중력의 존재를 감지해낸 에피소드를 떠올려 보자. 나무에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에 대한 뉴튼의 통찰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위나 옆이 아닌 일정하게 땅이라는 곳을 향하게 하는 것에는 어떤 힘이 존재한다고 가설을 세운 것이다. 가설이란 ‘혹시 그런 것은 아닐까? ‘라고 하는 과학자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내재되어 있는 용어이다. 이제 과학자가 해야하는 일은 자신의 가설을 실험과 관찰 등을 통해 검증하는 일이다.
▷ 교실 : 과학과 상상의 우호적인 만남
그림자가 종이처럼 바람으로 인해 뒤집힐 수 있다는 이론. 내가 기록과 연구를 위해 나가는 방배동의 A유치원의 여섯 살 된 영훈이가(가명) 한 말이다. 이영훈이는 고기압과 저기압에 대한 개념과 태풍의 형성 과정까지 거론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뒷 받침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OHP는 한때 PPT 발표를 위해 고안된 사무용품이었지만, 교실에 들어 와선 아이들이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놀이와 탐색에 유용한 매체로 사용되고 있다. 이 날 4명의 아이들이 반사판 위에 손을 올려 놓고 벽에 비춰진 그림자 모양을 보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손바닥의 위치와 벽에 비친 그림자의 위치가 일치하지 않고, 심지어 반대 쪽에 생긴다는 걸 발견한다. 손을 오른쪽에 올려두면 그림자는 왼쪽에 생기고 왼쪽에 올려둔 손은 오른쪽 그림자로 비추는 이 현상과 놀라운 발견에 대해 아이들은 흥분해 있었다. 놀이가 끝난 후, 다른 놀이를 하던 아이들에게도 이 사건에 대해 소개하였다.
▷ 과학적 태도 :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그림자의 좌우가 바뀌는 현상에 대해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과학 수업을 하러 오는 선생님에게 볼록 렌즈라는 변인에 대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그림자의 좌우가 바뀌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적 지식과 상상을 기반으로한 약 6가지의 가설들이 등장하였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우린 OHP라는 기계의 구조와 작동 원리에 대해서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결국 우리가 직접 OHP를 만들어 보자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아이들이 이 작업에 필요한 재료로 동그란 것(볼록렌즈를 지칭하는 어린이들의 단어), 프레쉬(손전등), 거울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약 3개월의 걸친 이 그림자 이야기는 따로 수업 시간이 없이 점심시간이나 이동을 위해서 줄을 서고 있는 시간 등을 이용해 비 형식적으로 일어났다. 다만, 아이들은 자신들이 궁금한 것을 이해하기 위해 집에서도 생각해 오고 다른 놀이를 하면서도 가설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난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과학자가 연구를 하는 모습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건축가에겐 온 세상이 공간으로 보이고 수학자에겐 수열로 보인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이 3개월은 그림자 이야기로 가득했으니 말이다. 이런 에피소드들이 쌓일수록 난 스스로 반성해 본다. 아이들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창의력, 인지발달 등을 이유로, 초등학교 입학과 장차 이 아이가 무엇을 할 것 인지에 대한 걱정으로 2012년 내 생각의 잣대로 세워둔 틀 안에 아이들의 생각을 가두는 건 아닌지 말이다.
나를 항상 깨어있게 하는 이태리의 교육 철학자 로리스 말라구찌가 쓴 ‘백가지가 있어요’라는 시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로리스 말라구찌의 ‘백가지 언어가 있어요’ 전문 보기(http://cafe.naver.com/hellokcct/93)>
오늘도 교실에서 블록으로, 점토로, 연필과 지우개로… 자신에게 가치있는 놀이를 꼬물꼬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열심히 잘 놀고 있구나. 휴~ 다행이다.’라고 한시름 놓는다.
과학과 상상은 서로 상반된 단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둘은 매우 친근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과학을 업으로 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사고만 할 것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는 직업군에 속한다. 뉴튼이 눈에 보이지 않는 중력의 존재를 감지해낸 에피소드를 떠올려 보자. 나무에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에 대한 뉴튼의 통찰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위나 옆이 아닌 일정하게 땅이라는 곳을 향하게 하는 것에는 어떤 힘이 존재한다고 가설을 세운 것이다. 가설이란 ‘혹시 그런 것은 아닐까? ‘라고 하는 과학자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내재되어 있는 용어이다. 이제 과학자가 해야하는 일은 자신의 가설을 실험과 관찰 등을 통해 검증하는 일이다.
▷ 교실 : 과학과 상상의 우호적인 만남
그림자가 종이처럼 바람으로 인해 뒤집힐 수 있다는 이론. 내가 기록과 연구를 위해 나가는 방배동의 A유치원의 여섯 살 된 영훈이가(가명) 한 말이다. 이영훈이는 고기압과 저기압에 대한 개념과 태풍의 형성 과정까지 거론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뒷 받침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OHP는 한때 PPT 발표를 위해 고안된 사무용품이었지만, 교실에 들어 와선 아이들이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놀이와 탐색에 유용한 매체로 사용되고 있다. 이 날 4명의 아이들이 반사판 위에 손을 올려 놓고 벽에 비춰진 그림자 모양을 보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손바닥의 위치와 벽에 비친 그림자의 위치가 일치하지 않고, 심지어 반대 쪽에 생긴다는 걸 발견한다. 손을 오른쪽에 올려두면 그림자는 왼쪽에 생기고 왼쪽에 올려둔 손은 오른쪽 그림자로 비추는 이 현상과 놀라운 발견에 대해 아이들은 흥분해 있었다. 놀이가 끝난 후, 다른 놀이를 하던 아이들에게도 이 사건에 대해 소개하였다.
▷ 과학적 태도 :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그림자의 좌우가 바뀌는 현상에 대해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과학 수업을 하러 오는 선생님에게 볼록 렌즈라는 변인에 대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그림자의 좌우가 바뀌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적 지식과 상상을 기반으로한 약 6가지의 가설들이 등장하였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우린 OHP라는 기계의 구조와 작동 원리에 대해서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결국 우리가 직접 OHP를 만들어 보자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아이들이 이 작업에 필요한 재료로 동그란 것(볼록렌즈를 지칭하는 어린이들의 단어), 프레쉬(손전등), 거울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약 3개월의 걸친 이 그림자 이야기는 따로 수업 시간이 없이 점심시간이나 이동을 위해서 줄을 서고 있는 시간 등을 이용해 비 형식적으로 일어났다. 다만, 아이들은 자신들이 궁금한 것을 이해하기 위해 집에서도 생각해 오고 다른 놀이를 하면서도 가설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난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과학자가 연구를 하는 모습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건축가에겐 온 세상이 공간으로 보이고 수학자에겐 수열로 보인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이 3개월은 그림자 이야기로 가득했으니 말이다. 이런 에피소드들이 쌓일수록 난 스스로 반성해 본다. 아이들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창의력, 인지발달 등을 이유로, 초등학교 입학과 장차 이 아이가 무엇을 할 것 인지에 대한 걱정으로 2012년 내 생각의 잣대로 세워둔 틀 안에 아이들의 생각을 가두는 건 아닌지 말이다.
나를 항상 깨어있게 하는 이태리의 교육 철학자 로리스 말라구찌가 쓴 ‘백가지가 있어요’라는 시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로리스 말라구찌의 ‘백가지 언어가 있어요’ 전문 보기(http://cafe.naver.com/hellokcct/93)>
오늘도 교실에서 블록으로, 점토로, 연필과 지우개로… 자신에게 가치있는 놀이를 꼬물꼬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열심히 잘 놀고 있구나. 휴~ 다행이다.’라고 한시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