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조선업계가 20개월 넘게 수주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이 가득합니다. 해양플랜트 등으로 부진을 일부 만회하고 있지만 일반 상선 쪽은 신통치 않은 상황입니다. 보도에 유기환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조선 산업이 불안한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부가 올 1월부터 9월까지 조선해양산업동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조선업은 세계 선박발주량의 36%를 차지해 지난해에 이어 세계 수주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업의 이 같은 성과는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바람에 빛이 바랬습니다.
세계 조선시장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올해의 경우 선박발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2000년대 중반에 한 동안 호황기를 누렸던 것이 오히려 부메랑이 된 것입니다.
<인터뷰> 지경부 관계자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발주된 게 워낙 많다 보니 선박 과잉이 됐다. 지금 현재 경기 상황에 비해 선박 인도량이 너무 많다.”
이에 따라 올 9월까지 국내 조선산업의 수출액은 30% 가까이 감소한 32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해양가스처리설비 등 규모가 큰 특수선 수주가 이어진 덕분에 매출 면에서는 선방했지만, 이익은 신통치 않습니다.
조선업계에서는 앞으로 업황이 살아나려면, 특수선 뿐 아니라 일반 상선 수요도 살아나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한국투자증권 관계자
“매출은 계속 성장을 하고 있는데 마진이 많이 깎이고 있다. 마진이 좀 더 회복되려면 상선 시장이 더 살아나야한다.”
자원개발 관련 특수선 등을 내세워 세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
하지만 바퀴가 하나뿐인 자전거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일반 상선이라는 다른 쪽 바퀴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유기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