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실적 전망에 글로벌 증시 '충격'...코스피는"

입력 2012-10-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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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미국증시의 다우지수가 또 200포인트 넘게 빠졌다. 스페인 우려, 기업실적 전망 우려라고 한다. 다 새로운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증시가 많이 빠졌을까. 마감브리핑을 보고 이유를 알아보자.

로이터통신의 마감을 보면 문제는 기업실적이 아닌 실적 전망이었다는 제목이다. 오늘 같은 날은 사진만 봐도 충분히 월가 분위기와 마감브리핑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우지수는 또 한번 200포인트 급락했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시장이 너무 부화뇌동했다. 표면적인 이유에 대해 보자. 글로벌 대표 화학기업인 듀폰과 미국의 기술업종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의 지난 3분기 실적은 그런대로 이상이 없었지만 향후 실적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된 것에 투자자들은 전부 날카롭게 반응했다.

이 가운데 특히 페덱스나 알코아처럼 글로벌경기 민감주라고 할 수 있는 듀폰이 1500명 감원을 함께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부정적인 투심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장 후반 미국의 또 다른 화학업종 대장주 다우케미컬 역시 20개 공장을 가동 중단하고 생산인력의 5%에 해당하는 240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오늘 미 증시 화학업종은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와 사촌 격인 에너지와 정유업종도 급락했다. 오늘 우리증시의 화학업종, 정유업종에도 비슷한 영향이 있을 것 같아 우려된다. 이어서 아이패드미니를 신규 출시한 애플도 3%대 급락하면서 어제 기대감에 의한 매수세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야박한 투심으로 하루 만에 바뀌었다는 것이다.

3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중간 평가로 톰슨 로이터 통계자료를 보자. 현재 시점에서 이번 3분기 어닝 시즌 성적은 S&P500 구성기업 중 29%가 실적을 공개했고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 중에서 37% 만이 예상을 상회해 같은 시기 평소 62%에 비해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향후 실적 전망도 예상을 상회한 비율이 57.2%에 불과해 비교적 후하게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월가의 관행을 감안하면 이 역시 낮은 수준이다.

오늘 시장을 어떻게 봤는지 현지 전문가 시황을 보자. 델타 글로벌 에셋매니지먼트는 오늘 듀폰을 정점으로 실적 실망은 월가에 계속 누적되어 오다가 오늘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어닝 시즌은 기대치가 상당히 낮았는데 실제 결과는 더 낮았다. 투자자들은 이제 향후 실적까지 냉소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평소 마감브리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시장이 많이 빠진 이유에 대해 두 가지 이슈를 들어보겠다. AFP통신을 통해 유럽에서 찾아보자. 오늘 한발 앞서 미국보다 유럽증시가 먼저 대량 매도세를 맞았다. 이 뉴스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EU 회원국 내 11개 국가는 로빈훗, 우리 말로 비유하면 일지매 또는 홍길동으로 서민들의 편에서 고통을 경감해주는 차원에서 FTT, 금융거래세 도입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뉴스가 나왔다.

사실 금융거래세 논의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아직 완전 가결도 아닌데 유럽연합 17개 국가 중 11개 국이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연합은 이에 대해 의장성명을 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는 수십억 유로 규모로 조성될 금융거래세 기금은 유로존 내 시중은행 구조조정이나 각국 신용불량자 등 일반 시민들 금융구제에 쓰일 것이라는 명분을 역설했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온 영국은 결국 싸인을 하기는 했지만 유럽 최대 주식상품 외환거래소가 위치한 런던거래소는 금융거래세 때문에 자금들이 홍콩이나 뉴욕, 싱가포르 등으로 거래선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했다. 오늘 유럽은 하루 만에 다시 스페인 불확실성을 핑계로 대부분 팔자 우위로 나타난 날이기도 했지만 금융거래세 도입이라는 이슈가 불거져 나온 날 유럽계 기관들의 투심 위축에 한 몫을 했다.

그렇다면 이번 주는 버린 시장이라고 아예 포기를 해야 할까, 아니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할까. 한 가닥 희망을 주는 내용이 있다. 이것도 역시 오늘 미국증시 급락과 연결되는 것이다. 지금 연준 임원들의 구성을 보면 연준의장인 벤 버냉키를 비롯해 대체적으로 비둘기파적인, 즉 통화완화 옹호론자들이 영향력이나 수적으로 더 우세한 상황인데 어떻게든 시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이 사람들이 시장의 버릇을 잘못 들였다고 해야 할까.

이번 주처럼 올해 주 중반에 FOMC가 열릴 때는 항상 주 초반 증시가 적은 거래량 속에서 인위적으로 내려앉거나 오늘처럼 메이저들이 대량 매도세로 땡깡을 부리며 연준으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무엇인가를 얻어내려는 시도가 늘 나타나고 있다. 시장이 그토록 원하던 QE3도 내놓은 마당에 이번 FOMC에서 연준이 시장을 달래기 위한 묘책은 무엇이 있을까.

포브스지는 대선도 2주 남았으니 가시적인 통화정책 변경이나 수치로 된 결과물 대신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오고 갔는지, 그 논의만 가지고도 이런 기대감은 충분히 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컬럼 내용이다. 여기에 전문가 하우스뷰를 함께 보자. 두 가지 이슈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첫째는 연준이 2015년 중반까지 명시한 현행 제로금리 보증 기간에 대해 어떤 의견을 교환할지, 즉 길다고 생각할지 짧다고 생각할지 정하고 정확한 시기를 내놓을 것이라며 이를 확인해보자고 했다. 여기서 어떤 기조를 보여주느냐가 바로 연준 내 통화정책 기조의 강도를 체크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연준이 현재 시행 중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채권매입 규모가 월 450억 달러고 지난달에 발표한 QE3에서 모기지 담보부증권 매입규모가 월간 400억 달러인데 이를 만약 연말까지 병행할지, 혹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규모는 점차 줄이면서 QE3 MBS를 시행할지 지켜보자. 만약 그대로 두 가지를 다 병행할 경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종료될 연말까지 매월 총 850억 달러의 유동성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시장이 절대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조건 유동성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에 대해 약간의 기대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요즘 변동성이 상당히 큰 상황이고 외국인들의 투심은 최근 크게 좋은 적은 없었지만 장 초반 사주려고 하다가도 장중 수급에 따라 같이 지수가 내려앉으면 동참하고 올라타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오늘 또 큰 폭으로 외국인들은 한국주식 보유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배팅하고 있다.

객관적인 수치로 보면 190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늘 우리증시 개장에 유일한 긍정적인 요소는 환율 상승이다. 하지만 FOMC를 앞두고 금융거래세에 기인한 외국계 기관, 메이저들의 단기적 대응이었다면 눌림목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이를 추세의 하락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 뻔한 이슈에 따른 뻔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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