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르르 이인의 러브 토크] 풍요 속의 빈곤한 사랑

입력 2012-10-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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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 이인의 러브 토크] 7화. 풍요 속의 빈곤한 사랑

외로움은 인간의 숙명인지 모릅니다. 그렇다 해도 오늘날의 외로움은 너무 심합니다. 옛날에는 ‘공동체’가 있어서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만큼 사람 사이가 가까웠습니다. 이웃사촌들이서로의 뭉친 어깨를 주물러주었습니다. 때론 지나치게 끼어들어 성가시더라도, 그 살가움만큼은 푸근했지요. 그러나 어쩔 도리 없이 저마다 뿔뿔이 쪼개져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요즈음입니다. 공동체는 먼 옛날이야기처럼 아련해졌죠.

시대가 달라지고 여건이 바뀌었으니 옛날 공동체를 되살려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난날을 팽개치거나 잊어버리는 대신, 옛 공동체를 꼼꼼히 살피고 곰곰이 생각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타인과의 끈적거림이 싫다며 공동체 밖으로 나온 사람들. 누구와도 엮이려하지않고자유롭게흩어진것까지는좋았지만, 홀로 싸늘해져갑니다. 서구화는 거추장스러운 인습을 벗어던지고 홀로 설 자유를 낳았지만 동시에 서로를 돌보지 않는 추위까지 낳았습니다. 사람들은 홀가분하기보다는 점점 시큰시큰함을 느낍니다.

두근거림은 자신의 바람이 세상에 실리면서 어떤 뜻이 생겨난다는 신호이자 삶을 살맛나게 하는 양념인데, 갈수록 두근거림이 줄어듭니다. 그저 죽지못해 살아가는 기분입니다. 일상에서 두근거림을 얻을 수 없기에 일탈을 해서라도 잠깐이나마 두근거리고자 몸부림을 칩니다. 삶의 의미가 물거품이 된 사람에게 남은 건 자기 삶을 잊게 해주는 물장난뿐입니다.

나이가 들어 ‘일탈’하고 ‘불륜’을 저지르는 까닭도 그만큼 삶에 즐거움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술을 많이 마실수록, 이리저리 한눈을 팔수록 우리 삶은 추레해집니다. 그럴싸하게 세련된 표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 표정은 모두에게 강요된 ‘가면’이 되고 사회는 ‘가면무도회’가 되어갑니다.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덕분에 애인후보들이 수두룩하지만, 얄궂게도 우리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가면을 쓴 채 고독해지고 있습니다. 외로움이 철썩철썩 파도쳐서 힘들고 괴롭지만, 나는 사람들 앞에서 강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야 합니다. 인류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람과 어울리며 복잡하게 살아가는 오늘날. 거리를 걷고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기다릴 때 수많은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쳐 가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는 그 어느 때보다 멀기만 합니다.

현대인의 도시생활은 화려한 듯 보이지만 외롭습니다. 전화기엔 수많은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지만 서로의 마음속엔 진심이 없거든요. 다들 속을 감춘 채 대외용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접촉하면서 그 사람을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 바로 현대인입니다.

외로움이 세상맛이고 사람살이 아니겠느냐며 청승을 역성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와 가슴과 가슴으로 만나는 방법을 까먹었기에 삶이 이토록 을씨년스러워진 건 아닐까요? 남이 울먹일 때 손수건을 내밀지 않았기에, 남 또한 내가 외로울 때 손 잡아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나’가 ‘남’에게 데면데면한 만큼 ‘남’들도 ‘나’에게 건성으로 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남들에게 남이니까요. 모두 각개전투 하듯 경쟁하고, 나 또한 정신없이 뜀박질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 더 간절합니다. 무엇 하나 의지할 것 없는, 지켜야 할 가치가 사라진, 앞으로 어떻게 살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안개 속처럼 희뿌연 시대입니다. 너라도 ‘내편’이 되어줘야 합니다.

정성과 관심을 듬뿍 퍼주며 하염없이 믿어주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멋진 까닭은 그런 사랑이 불가능해진 현실 때문입니다. 나만을 바라보고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며 끝없이 참아주고 사랑해주는 영화와 드라마 속 등장인물을 만나기가 힘든 세상 탓입니다.

외로운 시대의 사랑은,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산소 노릇을 합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사랑을 통해 외로움과 힘겹게 싸워나갑니다. 우리는 사랑을 찾아야 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새로 빚어내고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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