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캐리자금, 금리-환차익 거래자금

입력 2012-10-3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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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최근 우리나라에 일본계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투자한 달러계 자금이 우리나라로 많이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왜 이런 인과관계가 나타나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한국경제TV의 자막을 보면 그때그때의 이슈에 대해 알 수 있다. 오늘 자막을 보니 한국은행과 금감위에서 시중은행의 선물환 포지션으로 공동 외환감독에 착수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만큼 환율이 비상이다. 그런 각도에서 강도 있게 정책당국의 대응을 촉구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캐리자금의 향방도 공동 감독을 착수할 때 외환당국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캐리자금이란 금리차나 환차익을 겨냥한 자금이다.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높은 국가로 자금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그 나라의 자국통화가 절상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금리 차이를 활용한 캐리자금은 최근 선진국이 자금을 많이 풀기 때문에 활발해지고 있다. 그 중 일본의 자금을 막대하게 보고 있다. 어제 열렸던 일본은행 회의에서 11조 원의 추가 자산매입 정책, 미국판 양적완화 정책을 확정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올해 일본은 2월에 10조 엔, 4월에 5조 엔, 지난 달에도 10조 엔, 이번에도 11조 엔을 풀었다. 이는 우리 돈으로 보면 굉장히 큰 규모다. 이렇게 일본에 자금이 많이 풀이면 일본 내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일본경제가 굉장히 안 좋고 투자수익이 나지 않다 보니 이 자금이 다른 곳으로 이탈한다.

그래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어디로 가느냐가 최근 주목되었고 일본이 매력적으로 한국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이 자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엔 캐리자금의 주체인 와타나베 부인에 대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앵커 > 와타나베 부인이나 스미스, 소피아 부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와타나베 부인은 일본의 엔 캐리자금을 주도하는 사람들을 통칭하게 말한다. 일본의 가장 흔한 성을 딴 것이다. 또 스미스 부인은 달러 캐리자금을 주도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통칭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소피아 부인은 유로 캐리자금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다. 최근에는 우스갯소리로 중국계 자금이 국제 간 자금에서 굉장히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흔한 성은 왕씨이기 때문에 왕씨 부인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김씨 부인이라는 용어도 있다. 이는 실제로 쓰이는 용어들이다.

일본의 자산매입 정책 이전까지만 해도 와타나베 부인은 전형적으로 금리의 차이를 겨냥한 자금들이었다. 일본의 금리가 낮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호주나 뉴질랜드, 한국에 직접 거래하는, 소위 금리차나 환차익을 겨냥한 직접적인 거래를 중시하는 것이 과거의 모습이었다. 시기적으로 보면 금융위기 이전에 이와 같은 형태가 직접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간접적인 캐리자금 형태가 있다. 일본에서 자금이 차입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다. 일본은 금리가 낮고 자금을 많이 풀다 보니 자금이 풍족한 상태다. 그래서 국내에서 자금을 많이 풀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최근 우리 금융사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사들이 달러계 표시 채권을 발행해 일본에 매각한다. 이를 엔 캐리자금을 주도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선호하는 상태에서 자금이 유입된다.

일종의 간접적인 캐리자금 형태다. 이런 와중에 국내 금융사나 기업들이 일본 내에서 저금리와 풍족한 자금을 이용해 와타나베 부인 등의 개인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용어인 우리다시본드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경제여건과 달리 원화 강세를 일으키는 왜곡 현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앵커 >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굉장히 안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런 와중에 원화 강세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원화 강세는 이유는 와타나베 부인의 자금 흐름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경제여건이 나쁘면 원화 약세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강세가 되고 있다. 주식시장을 보면 주식을 외국인이 매도하고 있다. 그러면 원화 약세가 되어야 하는데 원화는 강세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안 좋은데 원화가 강세되고 주식은 매도되는데 약세가 아닌 강세되고 있다.

그러면 채권시장에 자금이 많이 들어올 것이다. 본드의 발행을 통해 채권시장에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고 우리보다 밑에 있는 신흥국들이 자금을 상당히 많이 사는 상태다. 그래서 미국의 국채보다 한국의 국채를 선호하는 과정에서 국채에 외국계 자금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경제여건이 안 좋고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는데도 불구하고 원화가 강세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도 이 대목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공동감사에 착수하는 것은 좋지만 왜 경제여건과 달리 주식은 매도하는데 원화가 강세가 될까. 그 요인을 찾아서 정책의 효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앵커 > 일부에서는 국내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와타나베 부인의 자금 흐름을 부추긴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그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지금 국내 기업들, 금융사들은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구조조정을 많이 하고 있다. 아주 강도 있게 구조조정을 많이 하는 금융사가 많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경제의 앞날이 불투명하면 금융사들은 불의의 사건에 대비해 자본을 많이 충당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이유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어디가 가장 좋을까. 현재 일본은 자금이 많이 풀리고 세계에서 가장 금리가 싸다 보니 국내의 금융시장이 일본 내에서 달러표시 발행을 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유입해 확보하는 측면이 있다. 또 국내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하다 보니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매각 가격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싼 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효율적일 수 있다. 우리다시펀드 등의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원화의 강세 요인이 주식을 매도하는 원화 약세보다 크다 보니 경제여건과 주식에서 매도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원화가 강세되는 모습을 보인다.

앵커 > 이번 와타나베 부인들의 활동에서 드러났듯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에는 경제여건 이상으로 각광받는 코메리카의 경향이 생겼다. 이는 긍정적인 부분이 아닐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긍정적이라도 우리 경제여건이 받쳐주지 못할 때는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기초체력이 나쁜 상태에서 밖에서 좋게 보면 우리는 그만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가격변수란 항상 우리 여건대로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 그래서 적정 가격이 중요하다. 어떤 것이든 고평가를 받으면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한국의 경제여건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재정의 외화 유동성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강하게 보유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이 상당히 부각되고 있다. 신흥국에서는 한국, 선진국에서는 미국을 꼽아 코리아와 아메리카를 합친 자금시장에서는 코메리카 용어가 생겼다.

아무리 국내 금융사들이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한다고 해도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이 우리의 펀드를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아 사주지 않으면 우리 국내 금융사와 기업들이 일본에서 발행을 하고 싶어도 소화할 수 없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한국의 국채를 상당히 매력적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떨어지다 보니 일본에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초래된다.

앵커 >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 가치마저 절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정책 당국에서 뒤늦게나마 대응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상황에서 어제 나온 대책을 보면 너무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뒤늦게나마 강도 있는 대책에 착수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다. 원화가 절상되는 요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현실을 제대로 진단해야 그에 대한 대책이 나오는 것이다.

3종 세트가 무엇인지 알 것이다. 대표적으로 선물환 규제다. 선물환을 규제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원화를 강세시키는 요인은 그 외에 다른 요인이 많다. 캐리 자금 등을 주도하면 우리 국민의 금리를 낮춰서 금리의 차이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9월에 금리 인하를 제때 하지 않고 뒤늦게 하는 상태에서 다른 정책 수단을 가져가면 정책을 아무리 추진한다고 해도 효과가 나지 않는다.

정책당국의 대응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원인에 맞게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어제도 환율이 더 떨어졌고 수출업체는 정말 비상이다. 정책 대응을 하더라도 빨리 가져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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