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는 쇼핑의 비법은?

입력 2012-11-01 07:39   수정 2012-11-0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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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예쁜 청바지를 사기 위해 온갖 매장과 백화점을 일주일 동안 누빈 A씨, 반면 늘 가던 매장에서 하루 만에 청바지를 고른 B씨. 둘 중 누구의 만족도가 클까? 상품을 구매할 때에는 반드시 가격과 가치를 비교하고 신중히 골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실제로 A씨의 만족도보다 B씨의 만족도가 훨씬 크다. 왜 그럴까?



독일의 심리학자 바스 카스트는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본 A씨는 결국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다고 단언한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선택지들이 월등하고 매력적일수록 ‘포기해야 하는 대가’가 커지기 때문이다. 다른 옷들에 대한 기회비용이 커질수록 A씨는 자신의 옷이 보잘 것 없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A씨는 결국 사지 않은 청바지를 사기 위해 매장으로 향하게 된다. 충동구매의 원인은 ‘선택하지 않은 옷에 대한 미련’에서 나온다.

‘쇼핑의 궁극은 아이 쇼핑’이라는 세간의 말도 실은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업자를 위한 말이다. 아이 쇼핑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은 점점 초라해 보인다. 소비자들은 9등신의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과 자신의 옷을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감정을 공략하는 것이 마케터들의 핵심 전략이다. 또한 모든 매장은 ‘자신이 가진 것보다 우월한 것’을 보게 만드는 형태로 고안되어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열린 창구가 하나뿐인 은행에서 한 줄로 길게 서있다면 당신은 답답하지만 후회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개의 창구 앞에 사람들이 두 줄로 길게 서있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라는 예리한 질문을 남겼다. 이 논리는 쇼핑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A씨는 첫 번째 홈쇼핑에서 마음에 드는 청바지를 보고 구매했다. 그런데, 두 번째 홈쇼핑에서 비슷한 청바지가 1/3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본다면? A씨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비교할 대상이 많을수록 쇼핑에 대한 만족도는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쇼핑에서 좌절하지 않기 위한 비법은 없을까? 바스 카스트의 저서《선택의 조건》은 “우리의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은 과잉상태 속에서 얼마나 절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단념하고 포기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한다. 곧 선택한 청바지를 다른 것과 비교하지 않는 B씨야말로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다른 상품보다 예쁜 청바지’가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청바지’를 구매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만족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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