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환석의 펀더멘탈 투자] "글로벌 경기침체에 원화강세 국면..전략은?”

입력 2012-11-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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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용환석의 펀더멘탈 투자>

페트라투자자문 용환석 >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무리 악재가 많더라도 항상 일부 긍정적인 뉴스가 있기 마련인데 지난 9월 우리나라 상품수지나 몇 가지 경제지표가 그동안의 하락세를 일부 멈추는 수치를 보여주면서 3분기가 경기의 바닥을 찍은 것인가, 아닌가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어제 미국이나 중국 등 여러 가지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였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장단기 금리 간 격차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훨씬 높아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격차가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경제전망을 좋지 않게 보아 장기금리가 낮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하나는 상대적인 비교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주요 선진국보다는 높은 수치이고 향후 전망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정부재정도 굉장히 건전하다 보니 외국인들의 관심이 많은데 실제 올해 우리나라 주가수익률은 굉장히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어제 기준 올해 3.98% 상승했는데 미국 12.29%나 10%에 육박하는 세계 평균보다 낮은 수치이다 보니 외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원화가치의 상승도 이런 외국인들의 관심에 일부 기인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원화 상승 여력이 빠른 속도는 아닐지라도 앞으로도 많이 있다고 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관심은 늘어날 것이다.

원화가 강세되면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의 경제이기 때문에 많은 우려가 있다. 하지만 경제나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기 보다 경제의 체질이 환율에 반영되는 측면이 많다. 통화가 강세된다는 것은 경제의 체질이 그만큼 강해지고 인식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실제 과거 주가의 흐름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와 달러원 환율 차트를 보면 2000년대 원화가 강세되었을 때 주가는 많이 올라왔고 반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가도 하락했지만 원화가 약세되었다. 2009년 이후는 또 반대다. 이와 같이 환율은 경제를 반영하고 환율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이러한 추세가 많이 진행되어 환율이 지나치게 고평가되거나 지나치게 저평가되는 현상이 되어야 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최근 원화 가치의 상승의 정확한 표현은 달러 가치의 하락이다. 그 이유는 미국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달러화 가치는 전세계 대부분의 통화 대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상승보다는 주요 경쟁국 대비 환율이 중요한데 실제로 대부분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다만 일본 엔화 가치가 하락 추세다. 엔화는 장기적으로 보면 2008년 전에는 700원대로 떨어졌다가 금융위기 이후 급등했다. 최근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아직도 굉장히 높은 상태라 이런 추세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또 유럽 등에서 세계경제의 악재가 또 한번 터져나오면 엔화는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업종별로 영향을 미치는 차이는 크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원화가 강세되면 수출 관련 업종은 부정적이고 수입 관련 업종은 그 반대다. 수출주라고 해도 가격 이외의 여러 가지 경쟁요소가 있고 반대로 수입을 하는 회사라고 해도 요즘 워낙 내수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입 원가가 다소 하락한다고 해도 실적에 얼마큼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환율이 주는 영향만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각 업종과 회사별로 다양하게 볼 필요가 있다.

엔화도 마찬가지다. 일본과 경쟁을 하는 기업은 당연히 수혜를 보고 엔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이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일부일 뿐이다. 따라서 업종, 회사별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며 환율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대차는 우리나라 모든 자동차업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최근 향후 실적과 성장에 대한 우려, 파업, 원화 강세 등 여러 요인으로 10월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어제는 특히 더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상대적인 비교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회사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영업이익률도 10%가 넘는데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실제로 프리미엄 자동차만 만드는 BMW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도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폭스바겐 등 유럽자동차들은 대부분이 좋지 않은 유럽시장의 비중이 크고 일본 자동차회사나 미국 자동차회사는 마찬가지로 경기가 좋지 않은 일본, 미국의 비중이 크다. 반면 현대차는 세계 지역별로 매출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긍정적이다.

그리고 유럽시장을 봐야 한다. 워낙 유럽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폭스바겐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차들은 아주 나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 기아차는 유럽에서도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프랑스 정부에서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중국이다.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으로 인해 중국에서는 반일 감정이 아주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에서 일본 자동차생산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 현대차는 9월에 중국에서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어느 정도냐면 중국에는 아시다시피 짝퉁 자동차회사들이 많다.

과거에는 일본의 넥서스 등을 따라 만든 짝퉁 자동차를 산 다음 마크를 떼어내고 넥서스 마크를 붙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실제 일본 넥서스 차를 산 사람들이 그 마크를 떼고 짝퉁 마크를 붙일 정도로 반일 감정이 심하다. 그래서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현대차는 상당히 좋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 자동차회사 대비 주가는 굉장히 지지부진한 수준이다. 또 예상이익 대비 PER 도 6으로 굉장히 낮은 수준인데 환율이나 저성장 등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가에는 우려가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주가에 이런 부분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가 중요하다.

현재 현대차의 주가는 이러한 우려가 많이 반영된 주가다. 따라서 큰 우려를 할 수준이 아니라 어느 정도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거 2009년 이후와 같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거나 주가가 상승하는 정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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