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이슈 본격 논의..기회인가 악재인가”

입력 2012-11-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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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C투자증권 이영원 > 예측이 쉽지 않은 영역이다. 경제적인 판단보다 정치적인 프로세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결과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왔던 폴 라이언이 하원의원으로도 입후보했다. 계속 당선되던 지역에 출마해서 또 당선이 된 것이다. 만약 부통령에 당선됐으면 상원의장을 해야 했지만 떨어지고 나니 하원의원을 계속하게 된 것이다.

하원에서 계속 맡았던 직책은 공화당 예산위원장이다. 그러면서 오바마의 정책을 잘 견제했다는 의미에서 공화당에서 주목을 받고 부통령 후보까지 된 사람이다. 선거가 공화당의 패배로 끝나고 공화당 내에서 롬니의 차기 주자로 떠오르는 사람 중 하나가 라이언 부통령 후보다. 이번 회기가 끝나고 다음 번 회기에도 공화당 예산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번 회기 안에는 관련된 타협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내년 초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는 상황이다. 하원 의장도 마찬가지이지만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폴 라이언도 굉장히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재정절벽과 관련한 이슈가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해야 한다.

민주당과 공화당, 혹은 의회와 백악관이 구체적인 타협안을 실제로 발표하거나 적어도 그런 것이 가시화되는 프로세스가 예상되는 순간까지는 재정절벽 문제가 어제, 오늘처럼 시장을 추가적으로 큰 폭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며 장을 망가뜨리지는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 되겠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을 억누르는 이슈로는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큰 부담이다. 물론 달러화가 미국의 정책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최근에는 유럽 견제에 대한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면서 달러화 상단이 반등하는 모습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오바마와 연준의 정책기조 자체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원화강세에 대한 상대적인 부담이 우리시장에 조금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 가지 더 덧붙여 생각해보면 달러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경우도 지금까지 장기간 지속되어 왔던 엔고의 부담을 이제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며 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우리의 경우 원달러환율뿐만 아니라 원엔환율까지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환율 기준으로 어디까지 떨어지면 본격적으로 문제인지 정확한 숫자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작년 저점을 생각해보면 원달러환율은 1049원, 원엔환율은 100엔 기준 1270엔 정도 수준이다. 현재 이 수준에 상당히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원엔은 변동성이 조금만 더 커지면 그 수준을 터치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부분에 대한 부담도 함께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소비시즌만 특화해서 보면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 소매판매 협회에서 소비시즌 관련 서베이를 해 보면 숫자가 생각보다 크게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 대비 1.2% 정도 소비규모가 늘어날 것 같다는 정도다. 기대치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는 결과다.

다만 주변의 다른 지표들, 특히 고용지표가 미국에서는 두 달 째 실업률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고용형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주택시장은 벌써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회복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볼 때 이번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 않다고 해도 이 부분은 기저효과가 크다.

두 해 동안 연말 소비시즌이 예상 외로 뜨겁게 달아올랐기 때문에 그 규모를 기준으로 기저효과를 계산해보면 소비규모가 늘어난 것은 크지 않지만 전체적인 경제지표의 방향은 상당히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정책 측면에서 이야기된 부분이지만 중국이나 미국이나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이 지속될 수 있다는 측면은 시장에 방어적인 역할을 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내년을 보자. 연말보다는 내년 초, 지금 주택시장이 조금 더 진행된다면 관련해 자산시장의 전반적인 반등을 초래하는 큰 시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지금 재정절벽 이슈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한까지는 시장을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년을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자. 그리고 시장이 폭락할 가능성이 큰 것은 아니다. 여유 있게 생각을 하고 자산가격 인플레이션, 위험자산 선호 등을 감안해 소재, 산업재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천천히 구축하는 전략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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