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이슈에 배당주 동향에 촉각"

입력 2012-12-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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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전문위원 > 산타 랠리라는 말만 있지 올해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산타 할아버지는 착한 어린이에게만 선물을 준다는데 글로벌증시에서 보면 한국증시처럼 착한 시장은 없다.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오늘 미 증시는 수치상으로는 일단 마이너스, 즉 하락 마감이지만 큰 방향성은 없었다. 굳이 오늘 개장에 있어 미국장을 마이너스 요소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로이터 마감브리핑에는 재정절벽이라는 단어가 완전히 고정을 꿰찼다. 재정절벽이라는 단어는 공통적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에 따른 시장의 반응이 매일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간다.

원론적으로 지금 미국 의회가 해결해야 할 세금인상폭은 6000억 달러다. 사실 미국의 경제규모나 예산규모에 비하면 6000억 달러가 큰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어디서 돈을 걷고 어디를 줄여 짜 맞추느냐, 그리고 올해를 마감하느냐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도 수위를 높였다. 공화당을 향해 부자증세가 아니면 대안이 없다, 공화당은 이제 분탕질을 그만하고 부자증세를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다 같이 죽는 것 중 선택을 하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공화당이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버티는 이유, 부자증세를 어떻게든 저지하려는 것은 모두 원론적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상황이 미 기업과 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살펴보자. 재정절벽을 앞두고 미국기업들이 어차피 내년 1월 1일이 되면 세금을 왕창 두드려 맞을 것이므로 주주들에게 인심을 얻을 겸 배당으로 돈질을 하자는 제목을 달아야 원문에 충실한 해석이다. 배당과 주가의 관계는 어떨까. 배당을 늘린다고 발표하면 매수세가 늘어나니 주가는 오르겠지만 문제는 배당이 끝난 후 기업 재무적으로나 빠져나가는 사람들까지 합해 단기적으로 주가에는 부정적이라는 것이 배당과 주가의 이론적인 설명이다.

여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무엇인지 들어보자. 금융업종에서 아주 혜안을 가지고 있는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의견을 보자. 최근 미국 배당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올리고 있다. 회계상으로 배당액이 늘면 주가는 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기업들이 배당을 많이 주겠다고 선언한 상태이고 여기에 따른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데 올해 어떻게든 배당을 노린 단기 매수의 경우 배당의 대가로 주가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올해는 조정의 폭이 클 수 있다. 그렇다고 일단 배당을 받고 주가가 일시적으로 내렸지만 회복되기를 기다리다가는 내년 1월 1일 당장 배당에 대한 과세가 43.5%까지 미국에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배당에 대한 과세율이 현행 15%이다. 이마저도 부시의 택스컷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비과세다. 그렇다고 배당을 노리고 지금 들어갔다가는 잘못하면 물릴 수 있고 내년까지 기다리면 세금 폭탄을 맞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의 최근 지지부진한 거래량과 투심이 많이 위축된 것이 설명된다.

월가의 투심을 KBW 은행업종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연동으로 생각해 보자.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KBW 은행업종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에도 조정 압력이 뒤따랐다. KBW 은행업종지수는 어느 정도 저점을 탈출한 상태이지만 이 KBW 은행업종지수가 본격적인 반등을 하기 전에는 우리나라 코스피지수와 한국시장에 외국인 매수세의 본격적 유입을 예상하기 힘들다.

재정절벽 협상은 이미 시장에 70~80%는 선반영되어 있다. 다시 말해 재정절벽 협상이 완전히 깨지더라도 주가는 20~30%만 내릴 것이다. 반대로 재정절벽 협상이 타결되면 상승으로 올라갈 포텐셜이 크다고 본다. 여기에 대한 현지 전문가 의견을 정리해보자. 월가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콜롬비아 대학의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뉴욕 연준 임원을 거쳐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수석 경제학자로 있는 에단 해리스의 의견이다. 지금 워싱턴은 전세계의 이목이 부담스러운 나머지 어떻게든 재정절벽 문제를 올해 안에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어차피 임시방편 격으로 재정절벽 해법을 마련할 경우 잠재적으로 미국경제와 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리스크로 남게 된다. 심지어는 심장마비라는 가족병력이 있는 사람이 번지점프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미국 지난 대선은 대통령만 부각되었지만 결국은 주지사와 상, 하원의원까지 같이 뽑은 종합선거였는데 이번에 공화당이 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그러다 보니 공화당 입장에서는 빨리 내년이 되어 자신들이 과반수를 차지한 새로운 국채 회기가 열린다면 여기서 재정절벽 문제를 처리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올해 말에 예정된 재정절벽은 어떻게든 적당히 응급치료로 때우고 시간을 번 후 내년에 새로운 회기가 열리면 자신들이 칼을 손에 쥐고 이때 재정절벽 문제를 수술하겠다고 보는 것이다. 에단 해리스 경제학자는 올해 재정절벽 협상이 임시로 타결되더라도 미국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임시방편으로 줄을 마련해 몸에 그것을 묶고 뛰어내리는 번지점프에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공화당은 내년까지 시간을 끌려고 한다.

다음으로 레벤덜 에셋 매니지먼트의 의견을 보자. 지금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TARP, 즉 은행 구제계획 협상이 워싱턴에서 벌어졌던 난항과 비슷하다. 당시에도 정치인들은 서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나오다가 세계증시가 4일 연속으로 급락하니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협상이 시급하게 완성됐던 사례가 있다. 결국 이번에도 어느 정도 시장의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상승 포텐셜이 크다.

마지막으로 오늘 33분여 앞둔 우리나라 개장상황에 대한 미리보기를 MSCI 한국지수를 통해 보자. KBW 은행업종지수와 비슷하게 미 대통령선거 이후 급락분은 어느 정도 회복되는 상황이지만 현재 59.6은 코스피지수 1900 중반대에 고정해놓고 그날 그날에 따라 약간씩 조정을 하면서 기다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은 지금 현재 지수에서 크게 위로 들어올릴 만한 투심은 아니며 그렇다고 밑으로 보는 것도 아닌 것으로 중립 정도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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