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 사퇴로 유로존 리스크 재부상"

입력 2012-12-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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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그리스에 숨통이 트이니 이번에는 이탈리아가 유로존 전체 증시와 유로화를 흔들고 있다. 어떤 상황인지 AFP 통신을 통해 정리해보자. 지난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유로존의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으며 총리가 된 이탈리아의 마리오 몬티 총리는 그동안 추진해오던 개혁안이 난항을 거듭하자 본인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오늘 발표했다. 여기에 따라 유럽증시와 유로화가 한때 급락을 했다가 회복됐지만 이탈리아 증시는 회복되지 않은 채 마이너스로 마감했다. 이는 전 총리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적 압박 때문이기도 하다.

마리오 몬티 총리는 퇴임하면서 포퓰리즘이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유행어처럼 이야기가 나왔던 것인데 여기서의 주장은 그것이다. 이 표현에 나온 대로 포퓰리즘, 즉 재정적자 감축과 긴축을 추진해야 되는 이탈리아의 현재 상황을 야당 측에서 이것은 이탈리아 국민들이 오히려 피해자다, 기득권이 잘못해서 이런 사태가 온 것이라며 인기영합주의로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공작 때문이라고 스스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한국 사람들은 양반이다. 우리 IMF 때 엄청난 혼란과 대규모 실업사태, 고통 속에서도 국민들이 누구 탓을 잘 하지 않았다 비로소 IMF 구제자금을 다 갚고 나서야 일부 경제학자들이나 언론, 정치인들이 문제제기를 했을 뿐이다. 이번 마리오 몬티 총리의 사임은 유로존 전체에 불안감을 안겨줬고 그동안 개혁과 긴축을 책임지고 이끌어오던 총리가 국민의 요구로 경질되면서 지금까지 이탈리아의 부채와 적자를 늘려놓았던 방만 경영자 스타일의 지도자 베를루스코니가 다시 정권을 잡게 된다면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유로존 전체의 위기감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차원에서 악재로 반영했다.

중국 경제지표가 요즘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어제는 수출량이 발표됐다. 신화통신을 통해 보자. 지난 11월을 돌이켜 보면 유럽도 경기침체가 한창이었고 침체가 2년 간다는 경제지표들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도 대선 끝나자마자 갑자기 재정절벽 위기가 불거졌다. 물론 공화당 지지자들과 월가의 작품이다, 유태인의 오바마 2차 길들이기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당연히 유럽과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위축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들 두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수출은 2.9%를 기록했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가 9%였는데 이것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리고 동시에 지난해 같은 기간 11.6% 증가율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에 크게 미달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중국 상해지수는 겨우 바닥 탈출이라고 할까. 지하 5층까지 갔다가 겨우 올라오는 상황인데 최근 중국 PMI 제조업지표나 소비지표의 턴어라운드와는 조금 분위기가 다른 이번 수출량 증가 부진 소식에 신경이 쓰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펀드 안 들어본 사람 없을 정도다. 중국증시와 경제의 민감도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중국이 선전하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이번 수출증가율이 부진했던 이유에 대한 색다른 분석을 보자. BOA의 한 경제학자는 이를 변동성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로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4일까지 미 서부 롱비치와 LA 항구의 파업상황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주로 아시아로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물량의 40%를 담당하는 이 지역 항구의 파업사태 때문에 중국 경제지표가 저런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미국 현지 경제상황을 체크해보자. S&P500지수는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500개의 주가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 구성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 10년래 자금조달 비용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의 서베이에 응답했다고 한다. 기업회계에서는 사실상 부채도 자산에 편입된다. 그런 만큼 이런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야 설비투자와 채용, 고정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연준은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을 2년째 끌어오고 있고 2014년 말까지 간다고 이미 보증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양적완화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혜택이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재정절벽 상황 때문에 미 기업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월가 금융사들은 돈을 쥐고 풀어놓지 않는 상황이다. 2009년 한때 유행했던 표현인 돈맥경화라는 말이 떠오른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연준이 지난 3, 4년 동안 그렇게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미 국민들의 실제 지갑사정은 좋아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을 볼 때 서브프라임에서 구멍이 얼마나 크게 났길래 밑 빠진 독에 불 붓는 격이 되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월가의 화해가 빨리 이루어져야 재정절벽의 여러 불확실성을 제거해준다는 차원에서 기대해볼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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