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원자재시세, 경기개선 기대감에 긍정적”

입력 2012-12-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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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동양증권 이석진 > 항상 같은 느낌이기는 하지만 올해 역시 다사다난했던 한 해다. 2012년 자산시장은 오뚜기처럼 계속되는 금융위기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린 한 해였다. 특히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채롭다.

유럽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큰 폭으로 올랐다. 한 해 전체로 보면 유럽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스페인을 제외하면 주요 증시 중 어느 증시도 마이너스권에 위치하지 않고 있다. 연중 내내 약세를 보였던 중국증시도 최근 플러스로 돌아섰고 일본도 연말 엔화 약세에 힘입어 급등하며 무려 20%가 넘는 초강세를 보였다.

대부분 증시들이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증시는 약 8.5%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보여줬다. 반면 같은 위험자산인 원자재시장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원유와 금은 각각 -8%, 5% 정도의 상승에 그쳐 주식시장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웠다.

원자재 전체를 놓고 보면 원자재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자산은 콩과 밀 등 주요 농산물이었고 천연가스 등 경기방어형 원자재였다. 금융시장의 강세와 달리 실물시장에서는 경기부양책이 실시되지 않은 점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고 판단한다.

핵심은 글로벌경기 사이클의 전환 여부다. 지난 2달 간 이른바 산타 랠리의 저변에서도 중국 경제지표의 흐름은 살아있었고 이에 힘입어 대표적인 경기동행 원자재인 산업금속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모든 산업금속이 연초 대비 플러스 성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대부분 11월 이후의 상승률에 기인하고 있다.

경기가 진정 바닥을 지나 개선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힌트는 은, 실버에서 찾을 수 있다. 왜 은일까. 은은 귀금속과 산업금속의 혼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귀금속과 산업금속의 용도를 절반씩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귀금속에서도 호재가 나오고 산업금속에서도 호재가 나온다면 은은 가장 좋다.

반대의 경우에는 은이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하게 된다. 그렇다면 11월 이후의 은과 금, 산업금속의 선전을 살펴보면 산업금속이 가장 좋았고 금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은은 귀금속과 산업금속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같은 기간 산업금속 지수가 5% 상승했고 금 가격이 4% 정도 하락한 반면 은 가격은 금보다 더 많이 빠진 것을 알 수 있다. 은의 부진을 보면 귀금속의 약재가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글로벌경기 개선에 대한 확신이 아직 크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은 가격이 산업금속보다 금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아직 경기둔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경기가 바닥을 지났는지 여부를 판단한다면 아직은 섣부른 기대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2013년 2분기 이후부터는 실질적인 경기개선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속적인 고유가 시대는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 탄력은 줄어들고 있다. 전반적으로 유가 수준은 높지만 올해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특히 현 시점에서 주목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수급 측면에서 공급이 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리비아, 이란 사태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다. 이러한 재료 요인의 필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더 이상 유가의 강세를 끌어가기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다. 또한 수급 측면에서도 미국의 원유 생산이 셰일혁명 이후 유례없이 증가하고 있어 글로벌 전체적으로 수요 우위에서 공급 우위로 전환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국제유가는 현 수준에서 변동성이 낮아진 채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에는 안정적 흐름이,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가 유가를 다시 밀어 올리면서 세 자릿수 유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본다.

금값이 올해에도 상승하면서 무려 12년 연속 상승이라는 대성공을 했다. 반면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그 이유는 매년 연고점을 경신하던 금값이 올해는 작년의 고점을 경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값의 연고점 차트를 보자. 매년 연고점을 높여오던 금값은 지난해 1900달러까지 도달했지만 올해에는 1800달러 정도의 연고점에 머물렀고 현재는 1650달러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금값이 이제는 하락 추세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 연준이 실업률을 강하게 낮추겠다는 정책을 공헌하면서 미국경제가 더 빨리 안정을 되찾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금값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업률이 연준의 목표대로 그렇게 빨리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미국의 재정절벽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재정절벽과 관련된 대표적인 세 가지 시나리오를 대입할 경우 2013년 미국 실업률은 8%에서 9% 초반 정도를 기록할 것이다. 현재 미국 실업률이 7.7%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현재보다 실업률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금값에는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더욱이 꾸준히 신흥국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목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 최근 금을 사랑하지 않는 중앙은행으로 유명했던 한국은행이나 브라질은행도 앞다퉈 금을 매입하고 있는 점도 금의 지지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변동성이 나아지면서 전형적인 안전자산의 특징을 보이는 금은 과거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안정적인 상승세는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 오히려 조정을 받으면서 온스당 1600달러 초반으로 온다면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는 가장 좋은 투자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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