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주 실적 호조에도 코스피 '먹구름'..왜?"

입력 2013-01-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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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우리 코스피지수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느 증시에 견주어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오후만 되면 이상하게 파생시장이 어지러워지는데 일단 오늘은 철학적으로 접근해보자.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 제목을 보자. 주식시장이란 내재의 가치, 미래에 창출될 기업수익을 다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 맞지만 과거 실적도 주가에 후반영해야 할 정황이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오늘 미 증시는 4분기 실적 호조, 즉 과거와 2013년 글로벌 경제전망 하향이라는 어두운 미래 사이에서 방황을 했었다.

오늘 보면 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증시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좌지우지하는 월가 대표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선보였다. 하지만 세계은행보고서에서 올해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하고 이것이 글로벌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근거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4%로 많이 내렸다.

이것이 매수세를 제한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애플은 마침내 반등에 성공해 하루 만에 4.2% 올랐고 500달러선을 재탈환했다. 오늘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금융주들이 선전했다는 것은 긍정적이었다.

오늘 시장에 대한 월가 현지 전문가 시황을 보자. 웨드부시 모간의 수석 운용팀장 마이클 제임스는 이번 주 후반 여러 기업들의 대대적인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실적은 앞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나올 경우 추격매수에 따른 안도 랠리가 나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었다. 예상보다 그렇게 나쁘지 않더라는 것이다. 실적이 좋게 나오면 지금이라도 실적을 보고 들어갈 수 있다는 투심이 비쳐졌다.

하지만 오늘 애플의 반등에 대해서만큼은 약간 의구심이 든다. 과연 기술적 반등인가, 혹은 과매도 이후의 일시적인 숏커버링, 즉 공매도물량 청산에 따른 매수전환인가. 여기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한때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전이 있을 때 애플과 삼성전자의 주가가 역동조화, 즉 반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있었지만 요즘 애플의 주가 하락은 우리나라 증시와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어쨌든 오늘은 반등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의 4분기 실적보고서를 보자. 기업실적 보고서를 잘 들여다보면 대충 알 수 있는데 금융사들의 실적 보고서는 파고 들어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일단 하이라이트만 전하면 골드만삭스의 4분기 순이익이 28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주당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배인 EPS 5.60달러를 기록했다. 요약 재무제표를 보면 자타공인 글로벌 아이비 1위인 골드만삭스 역시 아이비 업무에 특화된 장점을 살려 기업 채무인수에 두각을 나타냈다.

이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넘게 늘어났다. 결국 아이비 수입이 14억 5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8억 5700만 달러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또 기관 운용업무 수익으로 43억 42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리고 채권, 상품시장 대출자산 등을 이용한 자기계정 운용으로 총 19억 730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이것이 참 부러운 대목이다. 매번 예대마진과 수수료를 쥐어짜 어떻게든 수익을 내는 상황을 보면 골드만삭스의 실적보고서는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자. 이번 한 주 동안 코스피처럼 흘러내리다가 오늘 4%대 급등을 보이고 있다. 마감 후에는 약간 차익매물이 있지만 0.13% 마감 후 하락인데 장중 4% 넘게 올랐다. 골드만삭스 시가총액이 637억 달러, 우리 돈으로 67조 5000억 원 정도 되는데 그런 주식이 하루에 4% 올랐다는 것은 확실한 실적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연초에는 경제전망, 주가전망이 많이 나오는데 올해는 재정절벽 때문에 다 묻혀버렸다. 골드만삭스 수석 경제학자 얀 헤지우스의 2013년 경제이슈 10문 10답을 보자. 첫 번째, 올해 연준을 비롯해 전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출구전략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두 번째, 연준 양적완화가 올해 종료될 가능성이 있는가.

세 번째, 미 부채한도가 다가오는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 국채시장이 여기에 영향을 받을까. 네 번째, 식료품과 유류비를 제외한 핵심물가가 올해 갑작스럽게 인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가. 다섯 번째, 올해 기업 순이익이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인가. 여섯 번째, 실업률은 연준의 무기한 양적완화에 반응하면서 급격하게 하락할 것인가. 이 여섯 가지의 질문에 대해 모두 아니라고 답했다.

일곱 번째, 미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올해도 계속될까. 여덟 번째, 그동안 현금을 상당량 확보한 기업들이 올해 본격적인 기업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는가. 아홉 번째, 하반기 미 경제성장률이 급등할 것으로 보는가, 즉 상저하고가 맞다고 보느냐. 위의 세 가지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열 번째, 현재 수선 중인 재정절벽의 일부 세율 인상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는 우선 아니라고 답했다. 그런데 당연히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는 일부 고소득계층에, 그것도 길어야 한 두 분기 정도 영향을 미친 이후에 다시 소득이 늘어나면 이것이 커버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세율 인상보다 중요하며 개인 가처분 소득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본다.

오늘 소비자물가 결과를 봐도 그렇고 세계경제 전망치가 내려간다는 것은 당연히 중앙은행들은 양적완화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유동성을 보고 사는 증시에는 이런 것이 나쁠 것이 없다고 보지만 문제는 주가가 여기에 반응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불안한 점이다. 연준의 실업률을 목표로 한 양적완화도 6.5%까지 실업률을 내리는 것이 목표인데 6.8%에서 옆으로 횡보를 하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여러 의문이 있지만 어쨌든 유동성 환경은 나쁘지 않다.

우리나라 개장을 30분 앞두고 있는데 KBW 은행업종지수를 보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반응하면서 0.44% 올랐다. 코스피지수와 연동해 보면 미 대선이 끝나고 KBW 은행업종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지수와 대한민국증시 외국인 매도세를 불러왔지만 조금씩 회복되다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이번 어닝 시즌은 금융주가 주인공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KBW 은행업종지수는 반등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따라가지 못하고 갭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KBW 은행업종지수가 내려와서 맞출 가능성보다 코스피가 오르면서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자꾸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 현상이 해소되어야 한다.

MSCI 한국지수를 봐도 11월 미 대선 후 점점 외국인들은 매수 물량을 늘려왔지만 약간의 피로도와 왜 다른 한국기관들이 따라오지 못하는가에 대해 회의감이 들면서 비중을 줄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62.15라는 객관적 수치가 코스피 현재 수준보다는 7~8%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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