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속 원화강세 해결 의지 '확고'"

입력 2013-02-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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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경제연구소 곽동철 >
일본의 엔저 유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나라다. 그 밖에 주요국 가운데 유로화 강세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독일을 중심으로 일본의 엔화 약세 유도를 비판하고 있으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엔화 약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융위기 이후 엔화가 높게 평가되었다는 인식에 대한 공감대가 있고 엔화 약세가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저성장 탈출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지 시장이 개입한 것이 아니라는 명분도 있다. 게다가 최근 경상수지도 적자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 중요한 점은 미국이 엔저를 묵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전체 달러화 가치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고 3번에 걸친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돈을 푸는 것을 막을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환율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것은 여행업계다. 우리나라는 엔화의 상대 가치가 가장 크게 상승한 나라이기 때문에 일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그 밖의 산업에도 원고엔저로 인해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대차는 환율 영향으로 4분기 순이익이 11.7%나 감소했다. 이렇게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조선, 전자기계와 같은 주요 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다만 1월 금통위원회 이후 한국은행의 김중수 총재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우리 기업들이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화를 많이 이루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충격이 작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유럽 재정위기가 해소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지난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드라기 총재도 이러한 점을 천명했다. 다만 추가적인 강세에 대해서는 개입을 싫어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다. 이번 주말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유로국가들은 일본의 엔화 약세 유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로화의 추가적인 강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 유럽경제가 여전히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지나 점차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ECB는 은행권 대출자금을 회수하면서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반면 미국과 일본은 여전히 돈을 풀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유로화 강세를 꺾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가 돈풀기를 중단해야 하는데 일본은 내년부터 무제한의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해야 한다.

결국 유로화의 추세적 강세에 변화가 오는 시점은 미국의 QE 종료 논의가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가 될 것이다. 물론 유럽이 아직도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안이나 시기에 따라 변동성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의 흐름과 관련해 가장 주목할 점은 우리정부의 규제다. 정부는 외환시장의 변동성 축소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여러 규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장기 과제이기는 하지만 한국형 토빈세로 불리는 외환거래세와 채권거래세 도입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 밖에도 각종 규제책이 있는데 정부가 가진 카드를 모두 보여주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만큼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원화 강세를 일시적으로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일단 정부가 환율의 방향성을 통제하기보다 변동성을 관리하고자 하고 펀더멘탈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과 미국이 돈을 풀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유로화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QE3 종료 논의가 원달러 트렌드를 바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시점은 역시 올해 하반기가 될 것이다. 그 일정과 관련해 미국 경제지표 결과를 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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