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엔저 면죄부.. 장기화 우려"

입력 2013-02-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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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삼성선물 정미영 > 시장에서 일정 부분 예상됐던 것처럼 경쟁적 통화절하는 자제하자고 했지만 일본을 특별히 겨냥하지는 않았다. 일본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엔저 정책에 일정 부분 글로벌 정상들이 면죄부를 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G20 회담 이전에 일본에 대한 타깃팅이 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일부 나오면서 달러엔환율이 92엔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G20 회담 이후 94.202까지 상승하는 등 다시 엔화 약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꾸준히 자기의 엔화 약세 드라이브 발언을 하면서도 대외적인 압력에 대해서는 순전히 디플레 타개 일환이다, 엔화 약세는 그러한 정책의 부산물일 뿐이고 오히려 디플레 타개가 되는 것 자체가 일본과의 교역상대국에게도 좋은 것이 아니냐, 현재 상황은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엔화 강세에 대한 조정 과정일 뿐이라며 지속적으로 강조했었다. 일단 그런 부분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95엔 정도는 만만치 않은 저항선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분위기가 중장기적인 엔화 약세의 방향을 이끌어주는 것은 맞다. 일본 아베 정권도 7월 참의원선거 전까지 엔화 약세 드라이브를 계속 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끝났다고 언급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추세는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 편이 맞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95엔은 만만치 않은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G20 회담의 내용 자체가 새로운 재료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아베의 엔화 약세 전략이 상당 부분 시장의 환율에는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차트에서 보듯 기술적으로도 달러엔환율이 지난 2010년 초 95엔 저항대에 거의 맞닿아 있다. 이러한 95엔이라는 부분이 기술적으로도 저항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일본은 세계 최대 해외자산 보유국이다. 최근 지난 연말부터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에 투자한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위 환차익 실현을 하는 것이다. 환율로 대부분의 통화에서 10~20% 정도의 환차익이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히 환차익을 실현하면서 오히려 본국으로 엔화를 가지고 들어오는 흐름도 있다. 이런 부분들이 맞물린다면 당분간은 95엔을 강한 저항선으로 하며 90~95엔 사이에서 폭 넓게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이 추세가 장기화 되느냐다. 엔원환율은 지난 5년 동안 1200원에서 1600원의 밴드권이 완전히 상향 조정된 범위 내에 머물러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굉장히 엔화의 강세에 상대적인 반사 이익을 얻으면서 그런 부분이 기업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긍정적인 포인트는 그 기간 동안 단순히 가격 경쟁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 경쟁력도 높이면서 마켓 쉐어를 늘리는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그러므로 이전보다 환율과 기업에 대한 영향력은 축소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엔화환율이 계속해서 약세 추세에 머물면서 엔원환율이 다시 이전 박스권으로 회귀되면서 엔원환율 하락이 고착화되는 상황이 된다면 기업에는 타격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기술력 측면에서 중국이 바짝 추격을 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 많이 처져 있었던 일본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리를 압박한다면 우리가 그동안 4~5년 동안 누려온 이익은 상당 부분 축소될 것이다. 기업들도 굉장히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그동안 늘려온 포지션을 많이 잠식당할 수 있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 자체는 달러에 긍정적인 재료다. 시퀘스터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지난번 부채한도 유예 등은 이런 재정안을 만들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합의를 해준 것이다. 실제 중요한 부분은 재정의 세수를 어떻게 확충하고 어디서 줄이고 세금을 늘릴 것이냐에 대해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난 2011년 이후 하나도 개선된 부분 없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양당 간 합의가 상당히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고 그렇다면 달러엔은 오히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강세 압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총선은 중도좌파, 중도우파 간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기존 재정감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하지만 최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가 인기를 상당히 많이 끌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경계감이 크다. 기존 정당이 우세를 점한다면 오히려 유로화는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유로화도 최근 1.37달러를 고점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인데 그동안 유로존의 신용리스크가 완화됐다는 부분에 시장이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유로존 경기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유로화의 반등은 여전히 1.37달러에 막히면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다.

요즘 제일 어려운 것이 달러원환율이다. 엔화와의 영향력도 일방적이지 않고 대외적인 변수에 따라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많은 재료가 혼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규제 리스크나 북핵 리스크가 환율의 하단을 지지하는 반면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들이 한국채권이나 주식을 사는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달러원환율도 1100원이라는 부분을 강력한 저항선으로 한 채 당분간 1070~1100원 사이에서 대내외적인 변수에 따라 높은 변동성이 있는 장세를 나타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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