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W] 완성차 3사, 약진할까

입력 2013-02-27 18:23  

<앵커>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극심한 내수침체를 겪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의 독주체제는 여전했고, 수입차가 상당한 선전을 했습니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3사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자동차 내수시장 현황, 박현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VCR 리포트

<기자>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은 75%. 국내 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할 만큼 절대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입차업체들의 맹추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전체 승용차 130만6749대 가운데 13만858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것입니다.

국산차 판매가 4% 감소하며 주춤한 사이 수입차는 25%나 성장한 것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외국투자기업 3사는 현대기아차는 물론 수입차업체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르노삼성은 전년보다 4만9천300대나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르노삼성에서 빠진 물량은 일부는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보전해주고 일부는 수입차에 내줬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수입차 점유율이 20%를 돌파하는 것도 그리 먼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정은 올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18개 수입차업체들은 올해 40여 종의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반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신차 출시 계획은 고작 5종입니다.

수입차를 저지하기 위한 현대기아차의 고민도 만만치 않지만, 가운데 낀 처지인 완성차 3사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스탠딩> "극심한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독주, 수입차의 맹공 속에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의 약진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박 기자,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글로벌 판매량은 대체로 늘어난 걸로 알고 있는데, 내수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나요?

<기자> 지난해 국내완성차들의 글로벌 판매가 증가한 것은 해외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내수시장은 상당히 위축됐습니다.

승용차 전체 판매량이 전년대비 0.4% 감소했는데요. 업체별로 상황은 제각각입니다.

판매량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 현대차는 오히려 전년보다 7천20대 늘었고,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3천900대와 8천900대를 더 팔았으니 선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기아차는 3천990대 감소해서 해외판매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르노삼성차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무려 4만9천300대나 감소했습니다.

늘어난 수입차 판매량이 2만7천500대이니 르노삼성의 물량을 고스란히 가져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내수시장 위축과 상관없이 수입차업체들의 점유율은 늘어났단 말이죠. 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지난해 수입차 총 수입액은 4조8천억원입니다.

여기에 20%대로 추정되는 국내 판매마진을 더할 경우 지난해 판매액은 7조5천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전체 내수시장의 자동차 판매액인 33조원의 22%에 달하는 셈인데요.

이는 4천만원 이상 승용차 시장의 40% 이상을 수입차가 점유할 정도로 프리미엄급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이브리드·디젤 세단 등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은 수입차가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수입차업체들이 최근 가격을 낮춘 3천만원대 모델을 내놓으면서 20~30대층까지 공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미FTA, 한EU FTA 체결 이후 낮아진 관세 역시 한몫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입차의 공격이 상당히 위협적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래도 현대기아차는 내수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나마 괜찮은 편인데, 나머지 3개의 완성차업체들은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겠군요?

<기자> 그 동안 현대기아차에 치이며 서러움을 겪어왔는데, 수입차까지 가세하니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의 눈이 점점 높아지고 요구사항 역시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이죠.

이에 부응하는 것만도 힘든데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쌍용차는 지난해 내부적인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르노삼성은 `암흑기`였다고 할 만큼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결국 희망퇴직이라는 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고요.

한국GM도 군산공장에서 `크루즈` 생산 중단이 결정되면서 근로자들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쌍용차는 정리해고와 관련해 정치적 이슈가 될 만큼 아직 정상화가 이뤄지지 못해 내부적으로 복잡합니다.

<앵커> 박 기자, 사정이 그렇다면 올해도 이들 3개 업체들의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은 적은 것 아닌가요?

<기자> 올해도 현대기아차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수입차업체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3개 업체의 점유율 확대가 당장 올해는 힘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한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인터뷰> 안세환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

"내수시장은 전년보다 1% 감소한 153만대 정도로 예상한다. 한국 내수시장은 이미 성숙해 성장여력 크지 않고, 가계부채 문제에다 신차 출시가 많지 않아..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3사는 현대기아차의 내수수성 노력, 수입차의 확대 전략이 거세기 때문에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앵커> 하지만 이들 3개 업체들도 저력이 있는 회사인 만큼 그저 손놓고 바라보지만은 않을 텐데요.

어떻습니까? 대응전략들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네, 물론입니다. 이들 업체들은 현대기아차와 수입차를 추격하기 위한 전략을 만드느라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달에만 2곳에서 신차를 발표했는데요. 쌍용차의 다목적 레저용 차량 `코란도 투리스모`, 한국지엠의 소형SUV `트랙스`입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로디우스` 후속모델인데도 SUV 디자인을 택했고요, 브랜드 네임을 `코란도`로 쓴 것이 특징입니다.

기아차 `카니발`을 겨냥해 내놓은 차량인데요.

신차 발표 현장에서 만난 이유일 쌍용차 대표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

"내수 1만대, 수출 1만대 모두 2만 대 판매계획입니다. 쌍용차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14만9300대를 목표로 합니다."

한국지엠의 `트랙스`는 1.4리터급 터보엔진을 장착하면서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했다는 평가입니다.

시승 현장에서 가수 겸 레이싱 선수인 김진표 씨를 만났는데요, 시승 소감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진표 쉐보레 레이싱팀 선수

"1.4 터보 엔진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건데 딱 차체에 알맞는, 체급에 어울리는 출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발란스가 잘 잡힌 차량이라고 느껴졌다."

<앵커> 한국지엠은 신차 출시뿐 아니라 중장기 프로젝트도 발표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프로젝트명 `GMK20XX`인데요, 글로벌 GM이 한국GM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리포트 함께 보시죠.

# VCR 리포트

<기자> `GMK20XX`를 통해 한국지엠에 투입되는 자본은 향후 5년간 모두 8조원.

지난 10년간 투자한 자금이 1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평균 60% 이상을 더 쏟아붇겠다는 것입니다.

GM은 이를 통해 내수점유율을 중기 15%, 장기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또, 디자인센터를 2배 확장해 글로벌 GM 내 3번째 규모로 키우고 스파크 전기차를 비롯한 6종의 신제품과 차세대 트레인을 개발·생산하기로 했습니다.

한국GM은 팀 리 해외사업부문(GMIO) 사장과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중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2가지이다.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경쟁력이 강화될 수록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

<스탠딩> "GM 경영진은 `GMK20XX`를 통해 이곳 부평 공장을 비롯한 한국GM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만큼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지 않을 것이라며 항간의 우려에 대해 일축했습니다."

<인터뷰> 팀 리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GM는 한국에 남을 것이고 열매를 수확할 것이다. 우리는 8조원을 결코 가볍게 투자하지 않는다."

<앵커>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가장 부진했다는데, 회생 계획이 발표된 것은 있나요?

<기자> 르노삼성차가 어려움에 빠지자 지난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어먼트 회장이 직접 방한해 회사 정상화를 약속했습니다.

르노가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액션으로 풀이됩니다.

곤 회장은 1억 6천만 달러를 긴급수혈해 내년부터 닛산의 크로스오버차량 `로그`를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곤 회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로그의 라이프사이클이 6년임을 감안했을 때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부산공장에서 매년 로그 8만대가 생산된다고 보면 됩니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며 1차적 북미시장, 2차적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게 됩니다."

또, 질 노만 르노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부회장도 지난 달 방한해 르노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노만 부회장은 르노삼성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할 차세대 SM5와 QM5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부품 국산화율도 80%까지 높이고, 내수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쌍용차의 경우 마힌드라의 투자 발표와 관련해 말들이 무성하다면서요?

<기자> 네, 쌍용차가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을 대상으로 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마힌드라의 이번 쌍용차 유상증자 참여 결정이 투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마힌드라의 `먹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청문회에서도 밝혀진 상하이차의 먹튀 행각 경험이 있는 만큼 마힌드라가 상하이차와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힌드라가 4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표해왔지만, 이번에는 800억원 외에 추가 투자가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앞으로 8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 재원 9천억원 가량을 금융기관 차입과 회사채 발행 등 외부에서 조달하거나, 차를 팔아 벌어들이는 이익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인터뷰> 안세환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 이후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는데.. 마힌드라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앵커> 끝으로, 이들 3개 회사의 향후 생존전략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기회요소는 내수쪽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찾아야 될 듯합니다.

이들 3사는 각각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아시아 생산기지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글로벌지엠의 중소형차 생산기지로 활용되고 있고,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중국 진출을 위한 생산기지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르노삼성은 닛산의 북미 유럽 수출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그룹 전체의 전략적 차원에서 해외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해외와 내수의 포션을 같이 키워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인 R&D기술이 부족한 편이고, 공장생산효율성이 낮은 편인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박현각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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