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 90톤 손실 ‘눈덩이’

김정필 부장

입력 2013-04-16 11:23   수정 2013-04-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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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 금가격이 33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급락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습니다. 금 매입 손실 확대와 금리 동결 판단 미스 등이 맞물리며 김중수 총재가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국제 금값 폭락이 한국은행 평가손실로 이어지며 김중수 총재를 옥죄고 있습니다.

국제 금값이 16일 하루 만에 9.3%나 급락하며 온스당 1,300달러 선까지 하락한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김중수 총재의 주도하에 2011년부터 금 매입을 늘린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한은은 2011년 7월 금 25톤 매입 후 지금까지 5번에 걸쳐 총 90톤의 금을 사들였습니다.

한은의 금 매입 단가는 온스당 1600달러선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현재 시세가 1300달러선인점을 감안하면 온스당 260달러 대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산술적으로만 놓고 봐도 이미 우리 돈으로 8천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세계 경제동향 파악은 물론 금 가격 예측 등에서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김중수 총재 주도로 한은이 다량의 금을 사들였는 데 결과론 적이기는 하지만 투자손실이 적지 않은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동향 파악 부문에서도 판단 미스가 아니냐는 쓴 소리 마저 나올 정도입니다.

금리 동결과 관련해 경기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본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은은 하방리스크는 있지만, 미국은 완만한 회복, 중국은 지표 개선추세가 지속돼,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언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금값 폭락을 촉발한 최대 금 수요국 중국의 성장률은 악화됐고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제조업과 주택 지수 등 미국의 경제 상황 역시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각종 악재가 맞물리며 때 아닌 총재 교체설이 고개를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4년 임기가 법에 규정돼 있어 정권이 바뀌어도 총재가 물러난 전례가 없음에도 교체설이 도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까지 합니다.

취임 한 지 3년이 지난 현재 김중수 총재가 금융시장의 신뢰를 별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잘못된 통화정책으로 가계부채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교체설도 계속 이어지는 것 아니겠냐”

경기변동, 가계부채 등에 선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 속에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금 손실, 경기판단 미스까지 더해지며 김중수 총재는 취임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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