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장편소설 <소금>으로 돌아오다

입력 2013-05-0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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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아버지들, 예전에 비해 그 권세는 다 날아갔는데 그 의문믄 하나도 덜어지지 않았거든. 어느 날 애비가 부당한 걸 견디지 못하고 직장을 박차고 나와 낚시질이나 하고 있어봐. 이해하고 사랑할 자식들이 얼마나 있겠어?"

소설가 박범신이 2년만에 <소금>으로 돌아왔다. <은교>이후 논산으로 내려가 쓴 첫 번째 소설이다.

<소금>은 `붙박이 유랑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그래서 `가출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가 살고있는 거대한 자본의 세계 속에서 우리들의 아버지는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얻고 잃으며 부랑하면서 살고 있는지를 되묻는다.

과연 나의 아버지는 가출하고 싶은 아버지인가? 가족들이 가출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인가?

아버지가 되는 그 순간부터 자식들을 위해 `빨대`가 되어줄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 선명우의 삶을 통해, 늙어가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과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치사해, 치사해....."중얼거리며 부둣가에서 일하는 아버지, 베트남전에서 다리가 잘린 채 안개 사이로 절름절름 걸어오는 아버지, "이게 다 너 때문이야"라고 소리치는 아버지, 소금을 안고 엎어지는 아버지, 가족을 등지고 도망치는 아버지까지 세상의 아버지들은 자식을 위해 당신들의 꿈을 버리고 상처받고 고생하지만, 자식들은 아버지의 무능을 비판하고 아버지가 해준 게 없다고 말한다.

소설가 박범신은 묻는다.

"이 이야기는 특정한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온 아버지1, 아버지2, 혹은 아버지10의 이야기다.(중략) 우리 모두, 늙어가는 아버지들의 돌아누운 굽은 등을 한번이라도 웅숭깊게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시우를 만나는 주인공 선명우. 시우가 찾는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주인공과 아버지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 그렇게 아버지가 된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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