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확산에 외국인 매수 불투명‥-'실적·이익' 주목"

입력 2013-05-16 14:45   수정 2013-05-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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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집중분석

동양증권 조병현> 최근 한 달 정도의 시장을 보자. 4월 중 코스피가 PBR 1배 수준이었던 1900포인트대에서 저점을 확인하고 반등 과정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북한에 대한 리스크,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둔화세, 유럽 지역의 불확실성 등 여러 변수들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1900포인트대에서 PER 1배 저점을 확인하면서 반등했다.

저점에 대한 신뢰도를 상당히 높여준 상태다. 그러다 5월 1900포인트 중반까지 회복을 했는데 문제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엔달러환율이 100엔대를 붕괴하면서 지난주에 폭락이 나타났다.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변수는 엔달러환율에 대한 움직임이다. 또한 변동성을 확대시킨 이유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현재 거래대금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지금 증시의 특징적인 모습으로 꼽아볼 수 있다.

엔화환율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아이비들도 4월 초만 하더라도 올해 엔달러환율 기준으로 봤을 때 전망치의 상단이 달러당 106엔 정도에서 형성됐는데 지금은 115엔 수준이다. 한 달 만에 상단이 10엔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추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엔화의 약세 기조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정부가 워낙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제사회에서의 묵인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주에도 G7에서 엔화 약세를 유발한 정책들을 묵인해주는 모습이 나타났고 IMF 같은 국제단체에서도 선진국들의 정책적인 접근들을 상당히 종용하고 있는 상태다.

엔화는 정부의 의지와 국제사회의 용인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상당 기간 약세로 갈 수 있다. 연말 기준 엔화는 평균 105엔 수준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

엔화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면 실질적인 영향 이전에 센티멘트적으로 빠르게 반영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경험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제는 우리나라 GDP에서 수출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높은 데다가 일본과의 경합도도 높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엔화의 급변동이 나타나면 우리나라 증시도 상당히 빠르게 반영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지난주 금요일이 그와 관련한 전형적인 예다.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 수출 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익이 수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기업이익이 수출과 완전히 연동된다고 생각을 하고 가혹한 조건을 줘 환율이 작년 말 수준에서 110엔까지 올라간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 기업이익이 얼마나 축소될지를 생각해보자.

현대경제연구소에서 4월 초에 낸 자료를 보면 엔화가 달러당 110엔까지 갈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11% 이상 감소할 수 있다. 그 조건을 대입해 그 부분이 그대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 훼손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해도 올해 지금까지의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보면 106조 원에서 95조 원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작년이 85조 원 수준이었다. 가혹한 조건 하에서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기업이익은 전년 대비 15% 가량 증가하게 된다. 작년 말 종가가 2000에서 끝났기 때문에 기업이익이 아직까지는 플러스권에서 움직일 것이 기대된다. 이를 감안하면 2000선 아래의 영역은 분명히 싸다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PBR 1배 부분에서는 반등을 했었다. 그러나 당시 여러 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많았다. 유럽 문제도 상당히 크게 대두됐었고 북한 리스크도 있었다. 그리고 시퀘스터 영향으로 인한 미국의 경제지표 둔화, 엔저도 당시에 계속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책이 없었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런 부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PBR 1배 수준에서 반등했다. 지금 엔화는 더 좋지 않은 조건으로 바뀌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변수들이 개선됐다. PBR 1배 수준에 대해 여전히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지금 가격대라면 아래쪽에 대한 걱정은 아직 크지 않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코스피에 대한 단기적인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2000선 이하라면 저평가 영역에서 중장기적으로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다.


지금 당장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매수세를 적극적으로 유입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는 쉽지 않다. 국가별로 봤을 때 우리나라 증시보다 더 나은 투자 대안이 상당히 많다. 일본도 워낙 공격적으로 경기부양을 하고 있고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내수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지는 나라들이 상당히 많다. 지금 당장 우리나라의 저가 메리트만 가지고 들어올 것으로 보기 힘들다.

그러면 언제가 될 것인가. 시기적으로는 6월 말 정도로 예상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이익이나 경기 자체가 글로벌 경기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금 미국과 일본에 경기회복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그것이 글로벌 경기 전역에 온기가 확산되는 것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결국 그 문제는 유럽의 성장, 중국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이나 프랑스, 유로존 GDP가 상당히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유럽의 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해서 정치권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6월 말 정도에 유로존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 회담에서 성장에 대한 정책적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유로존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형성된다면 중국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이벤트는 6월 말 정도에 예정되어 있다. 6월 말 정도에는 적극적으로 외국인의 관점 전환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주도주를 찾기 힘들다. 손바뀜도 워낙 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는 저평가된 경기민감주로 갔다가 다시 내수주로 돌아오고 코스닥으로 돌아가는 등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다. 코스닥 랠리를 형성할 만큼 기대감을 바탕으로 갔던 주도주인 중소형주, 헬스케어, 내수 컨셉을 가진 중소형주도 상당히 크게 조정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대형 내수주도 상당히 장기간 랠리를 했지만 최근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자동차나 화학, 철강 등의 업종들은 하루하루 엔화의 변화에 따라 눈높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지수의 레벨 변화를 하기 전 여러 가지 심리가 혼조된 상황 하에서 종목이나 업종 간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라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실적 개선에 의한 막연한 기대감에 의해 움직인 종목들은 위험할 소지가 있다. 업황이나 실질적인 매크로 환경 기대치의 변화에 부응하는 종목군으로 관심을 압축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엔화의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 중 확실한 소재는 미국경기의 회복이다. 미국경기가 회복되면 기업들의 이윤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기업들의 투자로 연결될 수 있다. 그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품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첨단 전자부품이다. 미국 경기회복, 투자 증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의 연관성을 생각하면 전자 부품이나 반도체 부품 같은 IT, 하드웨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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