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채금리 급등, 아베노믹스 발목잡나?"

입력 2013-05-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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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늘부터 일본은행에서 중앙은행의 정책협의회가 이틀 간 열린다. 원래는 엔저 정책에 이어 아베노믹스를 성공하기 위한 재정정책 중심의 추가 보완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국채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이에 대한 안정책이 더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그만큼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금리가 낮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급으로 안건을 선택한 것은 구로다 하루히코의 첫 주재회의가 4월 초에 있었다. 그 직후 일본의 엔저 정책이 나오면서 일본의 국채금리가 많이 떨어졌다. 그때 0.46%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한달 반 만에 이것이 0.92%로 2배나 뛰었다. 오늘 새벽 끝난 뉴욕금융시장에서는 0.88%로 금융안정, 국채안정 의지를 반영해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엊그제는 0.92%에서 거의 2배나 뛴 상태다.
그래서 일본판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아베노믹스가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히려 추가적인 엔저에 대한 보완책 논의보다 이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부터 열리는 일본은행의 정책협의회에서 안건이 긴급으로 다뤄진다.
한마디로 일본 국채를 버린다는 것으로 일본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짐을 의미한다.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최근까지 일본의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경향이 상당히 높았다. 그런데 일본에서 증시가 3개월 만에 30% 정도 급등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울 것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의 성향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채권을 버리고 증시를 선택한다.
엔저가 일본경제에 도움이 되겠는가. 일본 국민은 바라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인해 일본의 수입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그러다 보니 엔저를 위해 일본의 수입물가가 상당히 급등하게 되고 여기에 따라 일본 국민들의 고통이 증대하는 과정에서 인플레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것도 국제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또 센카쿠 열도 등에서 영도 갈등이 심한 상태다. 엔저 때문에 가장 피해를 받는 국가가 한국과 중국인데 중국 입장에서 보면 왕씨 투자자들이 일본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으로 인해 투자 매력도와 관계 없이 일본의 국채를 던지고 있다. 안전하다고 평가를 받던 선진국 국채, 일본 국채가 2배 정도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가의 공공부채 중 일본의 국가채무는 상당히 많다. GDP 대비 200%가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의 국채금리가 이렇게 오른다면 국가채무에 따른 이자 부담이 상당히 증가하지 않겠는가.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채무가 GDP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고 금리가 한달 반 사이에 2배 정도 급등하게 되면 부채의 원금은 갚지 못하고 이자도 갚지 못하게 된다.
부채 증가가 이자부담 증가로 인해 악순환되는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엔저를 추가적으로 유지하더라도 반발이 많은 상태다.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엔저의 두 번째 화살에 해당되는 재정정책을 보완해야 한다. 그런데 국가채무와 이자부담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추가적인 재정보완책이 나오기 상당히 어렵다. 시장에서 아베노믹스 실패에 대한 기대감이 굉장히 커진다. 이것이 일본정부의 국채금리가 중요한 이유다.
거시경제에는 구인효과와 구축효과가 있다.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정부지출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총수요, 총지출이 증가해 경기부양 효과가 있는 것이다. 총수요는 공공수요와 민간수요를 합한 것이다. 정부가 정부지출을 증대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국채가 급등하면 민간수요는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기업은 설비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정부지출이 증대된다고 하더라도 민간지출은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지출을 민간지출이 구축시킨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사실상 총지출은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일본은 재정정책의 실패를 계속해서 맛본 국가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국가이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의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도는 70% 이상이었지만 자민당 정부나 민주당 정부에 대한 정책 신뢰도는 아직까지 오르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구축효과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을 우려해 재정정책의 주무부서는 아니지만 일본중앙은행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본의 경제재정상이 일본정부는 엔저를 바라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국도 엔저에 따른 원화환율이 문제되다 보니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본이 바라는 엔저 상황이란 적정환율 수준이지 일부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지금까지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엔저를 밀어붙일 것이다, 엔달러환율 120엔, 130엔 가는 것을 마치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공작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해설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엔저를 바탕으로 아베노믹스가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론적인 토대를 만든 하마다는 엔달러환율에 대해 무조건 돈을 풀라고 이야기하지만 적정 수준이 있다, 그것은 100엔 수준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100엔이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국제 금리가 급등한다거나 다른 국가에 반발이 있다거나 일본 내에서 수입물가 상승에 따라 일본 국민은 바라지 않는다거나 일본의 내수가 붕괴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환율이 오르니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단기금리와 장기금리가 있을 때 장기금리는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에 투자하려면 그 위험에 대해 보상을 해줘야 한다. 정상적인 일드커브는 대체로 단기금리가 낮고 장기금리가 높은 단저장고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장단기 간 일드커브를 형성할 때는 유동성, 리스크, 마켓 세그먼트 이론 등을 토대로 한다.
정상적일 때는 경기회복, 단고장저로 정상적이지 않을 때는 경기침체로 이해하지만 지금은 실물경제보다 자산부분이 많이 커졌기 때문에 과거처럼 금리가 정상화되어도 한국은행의 시각처럼 경기가 회복되는 징후로 파악하기는 상관관계가 많이 떨어진다. 최근 일본도 미국도 정상적인 일드커브가 형성되기는 하지만 이것을 실물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기에는 과거보다 설명력이 많이 떨어진다.
정상적인 일드커브가 형성되고 있어 경기파악이 상당히 어렵게 된다. 그것이 뉴 노멀 환경이다. 경기를 예측하는 방법이나 경기를 진단하는 방법도 종전의 방식으로 한다면 굉장히 예측력이 떨어지고 진단력이 떨어지는 것이 지금의 환경이다. 최근 환경에 맞춰 경기에 대한 예측방법도 많이 나오고 있다. OECD의 복합선행지표나 IMF의 기업취약지수, 에크리의 사이클 큐브법이 있다.
정책협의회에서는 장단기 간 금리차이로 보고 있지만 일본 아베 정부에서는 대차대조법을 가지고 경기를 판단한다. 기업의 대차를 보면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은 금융사보다 기업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채산성이 개선되면 기업의 설비투자로 연결되고 그러면 경기가 살아난다. 그러므로 대차대조법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에 의해 일본경기 등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장단기 간 금리 스프레드가 정상적이 됐고 경기가 회복됐으며 금리인하가 잘 됐다고 파악하기에는 상당히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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