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⑫ 가시덤불에 장미꽃

입력 2013-06-26 09:30  

[조충현의 ‘펀드노트’] ⑫ 가시덤불에 장미꽃

전 세계 41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 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닭고기수프` 시리즈의 공저자인 ‘J.캔필드 몰리’는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그의 생각을 격언의 형식을 빌려 이렇게 얘기했다. “장미꽃 덤불에 가시가 있어 불평할 수도 있고, 가시덤불에 장미꽃이 있어 즐거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심리에 바탕을 두고 조언하는 많은 투자전문가들은 성공투자를 위한 첫째조건을 고도의 투자기법이나 확실한 종목 선정에 앞서 투자자의 마음에 비중을 둔다. 아무리 좋은 정보나 객관적 분석 자료로 조언을 해도 이를 실천할 투자자의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 조언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많은 국내투자자들의 기억 속에 헤지펀드는 ‘장미꽃 덤불에 가시’처럼 매우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펀드의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IMF 관리체제나 미국 발 금융위기와 같은 시장의 위기를 겪으며 그 배후에 헤지펀드 운용자들이 있다는 사실과 그들의 이기적 포식(飽食)성이 투자자들을 질리게 만들었다. 강한 민족주의 성향과 함께 실용 외교로 말레이시아를 크게 발전시킨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를 일컬어 자본주의의 ‘악마’라고 까지 혹평 했다.

그러나 글로벌헤지펀드는 건재하고 이와 같은 부정적 측면만이 헤지펀드의 전부가 아니다. 제도적 틀에 매어 투자가 어려운 곳을 발 빠르게 찾아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하거나, 모두가 망설일 때 펀드매니저의 순발력이 발휘되어 수급불균형에 의한 시장왜곡현상이 해소되는 등 원활한 시장 흐름을 위해 많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 헤지펀드의 `헤지(hedge)`는 `울타리를 치다, 손해를 막다`를 뜻한다. 일반인들이 인식하는 것처럼 시장을 위험에 빠트려 혼란 속에서 이익을 챙기는 것이 헤지펀드의 본질은 아니다. 오히려 헤지펀드는 위험을 분산시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투자기구`이다.

시장의 변동성과 무관하게 절대수익을 얻고자한다면 전통적 자산인 현금, 주식, 부동산, 채권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에 헤지펀드를 투자목적에 맞게 편입하는 것이 효율적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1년 6개월 전 ‘한국형헤지펀드’가 ‘한국형’이란 단서를 붙여 국내에 도입되었다. 그동안 글로벌 펀드시장의 변방에 머물던 한국펀드시장이 헤지펀드제도 도입으로 선진자본시장으로 진일보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정부주도로 도입되다보니 자유로운 헤지펀드의 고유한 특성(자유로운 설립, 자금모집, 운용)이 적고, 안전성만 지나치게 강조된 폐쇄적인 헤지펀드의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많은 우려의 시각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전을 거듭한 ‘한국형헤지펀드’는 발 빠른 기관 투자자와 거액투자자들의 투자에 힘입어 올 해 들어 설정액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고, 수익률도 크게 개선되었다. 게다가 그동안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성과기록)가 없어서 투자를 망설였던 투자자들도 하나둘 추가 참여를 검토 중이어서 한국형헤지펀드의 장래는 밝게 전망된다. 다만 아쉬운 것은 현행제도 하에서 소액투자자들의 직접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최소가입금액 5억 원 이상이라는 거액의 제한 규정 때문이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펀드 오브 헤지펀드(Fund of Hedge Funds. 예: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50’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 )’ 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면 투자가 가능하다.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자라면 헤지펀드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고위험ㆍ투기성향)을 버리고, ‘J.캔필드 몰리’가 얘기한 ‘가시덤불에 장미꽃’이 헤지펀드일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노력을 기울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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