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환율보고서, 환율전쟁 발발 가능성은"

입력 2013-11-04 09:01   수정 2013-11-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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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지난 달 말 발표했던 10월 우리나라의 수출이 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단위로 보면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10월의 수출 증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올해 상반기에 다소 부진했지만 5,500억 달러가 될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630억 달러 정도 예상된다. 사실상 경상수지 흑자 하면 대부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을 꼽지만 올해 일본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가 600억 달러 정도 되기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경상수지 흑자국의 상징인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최대의 흑자국이 될 것이다.

내년 4월, 10월에 미 재무부가 의회에 환율조작보고서를 발표한다. 국제경제와 환율보고서라고 명칭을 수정했는데 신흥국의 환율조작보고서라고 본다. 여기에서 포함된 내용 중 가장 큰 것이 최근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국가가 네 국가가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 일본, 독일이 수출이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들 국가의 전체 수출이 증가하면 미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 독일, 일본에 대한 적자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4대 무역수출 흑자국에 대해서 이번 보고서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사실 양국 간 통상 현안이 없다고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특징이다. 지금 상태에서 보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일단 원화가 2~8%로 저평가돼있다. 그러면 평가절상 압력을 하라는 이야기다. 그 다음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3,300억 달러를 넘었는데 이것이 너무 많다 보니까 통화가 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리하게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외환 규제할 때 3종 세트인 선물환포지션 한도, 외국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 문제, 거시경제 부담금으로 외환시장을 조절해왔는데 이것도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외환 관련된 내용은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문제를 삼았다. 외환보유고까지 건드리는 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내정간섭 수준으로 볼만큼 이번 보고서의 파장이 상당히 크다.

오바마 정부 출범 초부터는 수출 증대 차원에서 달러 약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 중국에 대해서는 당연히 통화절상 압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통상 압력을 병행해서 미국의 전통적인 수출을 증대하는 차원에서 제조업의 리프레시 정책, 리쇼어링 정책을 하고 있다. 조금 변질되긴 하지만수출 증대 차원에서 달러 약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환율조작보고서에서 수출 국가에 대해 굉장히 압력을 가한 것은 출구전략을 앞두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금리 인상, 달러 강세가 되기 때문에 사전적인 차원에서 큰 가격 환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출구전략이 되면 충분히 확보해서 달러 강세가 되더라도 많이 완충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또 미국의 재정적자, 국가채무가 내년 1월 19일, 2월 7일까지인데 이 시점과 맞물려있다. 미국에 쌍둥이적자 이론이 있는데 무역적자가 확대되면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것인데 외국 적자가 확대돼서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예산안이나 연방부채한도 처리도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각도에서 보면 무역적자를 축소시켜놓아야 재정적자, 국가채무가 줄어들고 예산안, 연방부채 한도도 순조롭게 처리된다는 차원에서 보면 최근의 시기적인 특성을 감안해 주요 수출국에 대해서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쌍방의 금융사와 가입한 중소기업들도 문제가 있지만 금융권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은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이렇게 중소기업에 부담이 있는 상태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60원까지 떨어졌는데 우리나라의 적정 환율 수준이 1,070원대다. 전체 수출에서 보면 월간 규모가 500억 달러를 넘었으니까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차를 빼면 나머지 기업들은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원화 절상 압력을 가하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타격을 받는다. 이런 문제는 한국의 양극화 문제, 기업간 차별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무역규모가 세계 경제 성장의 2배를 유지했다. 지금은 2배이내로 축소되고 있는 양상이다. 각국이 이익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먼로주의 또는 보호주의가 되기 때문에 세계 무역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최근 공조, 협조 차원보다는 자기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당국도 과거에는 이런 압력을 받으면 눈치를 봤지만 이번에는 소신있게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것이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말만 하고 실행에 옮겨지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외환당국에 대해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외환당국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보면 종전에 볼 수 없었던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중국과 독일도 우리 이상으로 못지 않게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에 환율보고서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브라질을 비롯한 나머지 브릭스 국가들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1차 양적 완화 전쟁 때 글로벌 환율전쟁, 2차 양적 완화 전쟁 때 글로벌 환율전쟁, 이번에도 다시 한 번 글로벌 환율전쟁이 불거질 것이라는 차원에서 내년의 여러 가지 리스크를 잘 읽되, 세계 경제의 불균형으로 환율전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이 양대 그룹에 의해 경제가 좋아지다 보니까 이와 같은 환경에서 대부분은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우리가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 두 그룹은 견딜 수 있지만 나머지 그룹은 더 목이 조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대목에 있어서는 정책당국자들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물론 그동안 동반자 관계, 협동조합 형태를 취했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대체로 삼성과 현대에 의한 착시현상은 이번 환율조작보고서에서 국내 대다수의 외환사정, 환율 수준과 관계없이 압력을 과대하게 받는다는 측면이 강하다. 성장률도 삼성과 현대가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서 우리 경제 성장률이 1% 정도 차이가 난다.

시가총액에서도 보면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현대차 30% 이상 육박하는 상황이다. 코스피가 2,050까지 가고 있는데 삼성과 현대차를 보면 체감적인 수준은 1,500밖에 안 될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지표와 체감 경기 간 괴뢰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경제정책도 다시 쓰기 어렵다. 이렇게 성장률은 대표성 지수가 나오면 대표성의 함정 때문에 그 잣대로 해서 경제정책을 추진하면 국민들, 대다수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와 관련이 없는 경제정책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 주가가 좋아서 내년도 경제에 대해 굉장히 좋게 이야기하고 있다. 증시에 짧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순간 순간 분위기에 따라서 굉장히 낙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시각이 있다. 내년에는 상향 조정 가능성보다 하방리스크에 대해 더 많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의 내년도 예측을 보면 세계 경제 성장의 하방리스크를 많이 나오고 있다. 내년 성장률 보면 시간이 갈수록 하향 수정 해왔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조정할 때마다 하향조정 해왔다.

그런데 주가가 조금 좋다 낙관적으로만 보는 시각은 잘못돼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경영 전략을 짤 때 내년도에 성장위주로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성장 쪽으로도 가더라도 반드시 상시적인 외환관리체제가 필요하고 그런 시점에서 그동안 이야기해왔던 성장 쪽으로 가는 것보다는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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