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8일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계 주민들이 이례적으로 `폭동`을 일으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엄격한 질서유지로 유명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폭동이 일어난 것은 44년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휴일인 이날 밤 남아시아계 주민 400여명은 시내 `리틀 인디아` 거리에서 인도계 남성을 치여 숨지게 한 버스와 사고 수습에 나선 구조대를 향해 몽둥이와 쓰레기통 등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소득수준이 높고 엄격한 사회통제로 치안 상태가 좋은 싱가포르에서 폭동이 발생한 것은 지난 1969년 이후 두번째이다. 지난번 폭동은 종족간 갈등으로 촉발돼 1주일간 계속됐다.
이날 시위는 한 인도계 남성(33)이 사고 버스에 치여 사망한 데 대한 항의로 시작된 후 확산됐다.
당국은 구조대가 현장에서 사고 피해자 구조에 나서는 순간에 시위가 발생, 현장을 수습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3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시위를 즉각 진압하고 주동자 등 27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10명과 구조대원 4명이 부상했고 경찰 차량 5대, 민방위 차량 9대, 현장 주변에 멈춰 있던 차량들도 파손됐다.
시위가 난 리틀 인디아는 싱가포르에 이민 온 인도계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며,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계 이민 노동자들이 공휴일에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알려졌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폭동 발생 다음날인 이날 9일 40여년 만에 발생한 폭동 사태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싱가포르에 있는 절대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는 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