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합니다' 창원대 대자보도 응답했다‥전국단위 일파만파

입력 2013-12-16 16:37  

락토핏 당케어 광고 이미지
난각막NEM 광고 이미지



고려대 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에 창원대 학생이 응답했다.

16일 오전 창원대 정문과 도서관 입구 쪽 게시판에는 10여개의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지난 15일부터 창원대 학생들이 붙이기 시작한 것으로 "안녕들 하십니까"라거나 "안녕들 하십니까에 응답합니다",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는 제목으로 이뤄져 있다.

학생들이 쓴 대자보는"안암에서 내려온 안부 인사에 답합니다. 저는 안녕치 못합니다.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 총학이 나서게 되면, 학교 전체의 의견이 되기에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자 작은 하나가 나섭니다. 안암에서 물어온 안부에 봉림에서 답합니다. 저는 안녕치 못합니다.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녕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안녕치 못한 것 같습니다. 아니 못합니다. …"라는 말로 시작한다.

창원대 세무학과 09학번 `Shady`라는 필명을 밝힌 학생은 대자보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써 놓았다.

"누구는 이 상황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들 합니다. 허나 선대의 그 `계란`이 있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자유로이 글을 쓸 수 없을 것입니다. 무엇인가 잘못되어 간다는 느낌이 없으십니까? 언제까지 좋은게 좋은거라며 사실 겁니까? 막상 자신에게 다가 왔을 때,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의`를 말하는 것이 정말 힘든 세상에서 살고 싶으십니까? 오늘도 `안녕`하면서 사실 겁니까? 그리고 정말 안녕하십니까?"

창원대 신문방송학과 06학번 `영진`이라는 필명을 쓴 학생은 "… 사회가 시키는대로 열심히 살고 공부해도 안녕하지 못하다면 이제 우리도 이 사회에, 국가에 그 부당함을 얘기해야 합니다. … 하려고 하면 너무 많습니다. 하물며 담벼락을 쳐다보고 이 부당함에 욕을 할 수도 있습니다. 별 탈 없이 살고들 계신가요?"라고 해놓았다.

앞서 지난 10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 씨가 대자보를 쓴 이후 광주 북구에서 한 고교생이,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 등에서도 대자보가 올라왔다.
<창원대 대자보>

안암에서 물어온 안부에 답합니다.
저는 안녕치 못합니다.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
총학이 나서게 되면 학교 전체의 의견이 되기에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자 이렇게 작은 하나가 나섭니다.
안암에서 물어온 안부에 창원에서 답합니다.
저는 안녕치 못합니다.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
전 안녕했습니다.
허나 이제 안녕치 못합니다.
수십여년을 책만 보고 살아왔습니다.
사회가 정의한 커리큘럼에 따라 `안녕`하게 살아왔습니다. 흔히 말하는 대학이 좋고 스펙을 열심히 쌓아놓으면 `안녕`하게 살 줄알았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안녕`하게 학점 잘 받고 `안녕` 하게 고시쯤은 그냥 합격할 줄 알았습니다. 귀에 음악을 들으며, 게임이나 하고, 드라마만 보면 꽤 `안녕` 하게 사는 줄 알았습니다.
이 때까지
마음으로만 말하고
생각으로만 정리하고 인터넷 속에서만 분개하고 친구들끼리만 소주마시면서 사회 비판 한 것이 현실에 `안녕`하지 않는 지성인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안녕치 못할 것 같습니다. 아니 못합니다.
지금 사회는 시사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선대들이 피와 맞바꾼 값진 민주주의가 이제 다시 퇴보하는 사회입니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넬슨만델라 타계에 대해 아무런 보도도 하지않고 장성택 사형에 관해서 북풍몰이만 하며, 그리고 넬슨만델라 장례식에 초대 조차 받지 못한 두 명중 한 명이 있는 나라, 나라 안 민초 사이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도조차 안하는 양심없는 언론을 보고도 안녕하십니까?
제가 24년동안 옳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부정되어 단 몇 년안에 전부 무너지고 있습니다. 제가 24년동안 옳다고 생각한 것들이 종북으로 되어버리고
북한이 싫어서 일찍 자원입대한 저는 자원 입대한 종북 빨갱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안중근 생가는 폐허가 되어 무너지고, 김구선생이 역사교과서에서 삭제되는 한편, 친일파를 옹호하며, 독재의 상징인 박정희 공원과 동상은 금 빛이 칠해지고 있습니다. 박정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퇴보에 대해 한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나라가 미쳐가는 상황에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
초등학교 반장선거 유권자라면 지금 선거 상황이 어떠한 상황인지 금방 아실 겁니다. 이 때까지 배워왔던 민주주의의 정의가, 선대들의 피로 지켜낸 민주주의가 우리 손안에서 사라지려 한다는 사실을.
정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국가정보원의 트위터 갯수는 2000만 건이 넘어가고 여러 국가기관들도 국가정보원과 함께 선거개입에 동참했다는 증거가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믿고 신뢰하던 국가기관에서 집단적으로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또한,
선거 전 했던 여러가지 반값등록금, 일자리 부족문제, 낮은 복지수준해결 등 기타의 공약은 이미 쓰레기통으로 들어간지 오래입니다.
국가부채는 1000조가 넘어가지만, 유럽 비밀계좌에는 1000명이 안되는 사람의 돈이 860조가 되어갑니다.
양심없는 개인의 탐욕으로 인해 사회공공자본을 민영화 시키려하고 있고 그에 반대하는 단지 우리 국민을 위해, 월급 인상과는 추호도 관련 없는 철도직원들을 직위해제 시켰습니다.
밀양 송전탑 주민은 음독 자살을 하고,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직원은 80만원 월급명세서를 남겨둔 채 `배고파서` 자살하였으며,
저희 아버지는 창조경제가 시작된 후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정부가 시킨 것이라며 월급이 100만원 가까이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교황님의 말씀대로 규제없는 자본주의가 또 다른 독재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위에도 적어놨지만 그 동안 안녕하게 살아왔습니다.
좋은게 좋은 거지, 난 지금 안녕하게 잘 살고 있다며 자위하며 살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를 통해 이 미쳐버린 상황이 나에게 피부로 와 닿지 않는 동안 말입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국정원에게 감사당할 까봐 노심 초사하며 쓰고 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귀에 음악을 꽂고, 게임방가서 롤을 하며, 응사를 보면서 `안녕`하고 계실겁니다. 학교 공부를 하면서 이번 시험만 끝나면 `안녕` 이라 생각하실 겁니다. 안되면 공무원이나 해야지 하면서 `안녕` 하고 계실겁니다. 사회가 정의한 `안녕` 이라는 문턱을 넘기위해 오늘도 전전긍긍하며 책가방에 책을 가득 매고 다니며 친구들과 정부 욕을 하며 이전의 저 처럼 `안녕` 하고 계실 겁니다.
저는 지금
여기 있는 대학생들에게 어느 하나의 가치관을 심으려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개인의 가치관을 바꾸려 드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진보와 보수의 싸움을 부추기려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정의`와 `불의`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대학생이라면 어떤게 정의인지, 불의인지 아실 겁니다.
대학생은 대학생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공부에 매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 시대에 깨어있는 지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때까지 전자만 해왔으나, 행동하는 깨어있는 지성인이 되려합니다. 훗날 제 자녀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기위해,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이렇게 했다, 역사 속의 한 인물이 되기 위해 이렇게 벽에다가 소릴 지릅니다.
누구는 이 상황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말립니다.
그 선대의 계란들이 이렇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때까지 제가 말한 것에 엄청나게 무엇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안드십니까?
언제까지 좋은게 좋은 거지라며 생각하고 계실 겁니까?
`정의` 를 말하는 것이 정말 힘든세상에서 살고 싶으십니까?
오늘도 `안녕` 하면서 사실 겁니까?
그리고, 정말 `안녕`하십니까?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안녕하십니까?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