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혜진(33)의 행보가 참 재미있다. 결혼 전 마지막 작품으로 멜로 영화를 찍고, 결혼 후 드라마를 통해 이혼녀를 연기하고 있다. 자신도 신기할 노릇이다. 그런데 참으로 바람직하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어느 곳에서나 빛난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한동욱 감독, (주)사나이픽처스 제작)에서 한혜진은 은행원으로 출연한다. 같이 연기한 황정민이 그런 말을 했었다. 이렇게 예뻐서 괜찮을까 싶었다고. 무슨 소리냐고? 얼굴도, 마음도 아름답다는 소리.
한혜진은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거친 건달 태일(황정민)의 서툰 사랑에 마음을 여는 호정 역을 맡았다. 아버지의 병수발을 들며 살고 있던 호정은 신체포기각서를 받으러 온 태일과 처음 마주친다. 이후 태일은 호정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이상한 방식으로 만나보자고 자꾸만 보챈다. 처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호정은 태일의 진심에 서서히 마음을 연다. 황정민과 한혜진의 로맨스, 이들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인을 사랑스럽게 만들어냈다. 그래, 한혜진이 참 사랑스럽다.
◆ “멜로 영화, 계속 만들어졌으면...”
한혜진의 미모가 한층 물이 올랐다. 결혼 후 일도 사랑도 더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한혜진이다. 축구선수 기성용과 결혼을 한 후 일이 술술 더 잘 풀린다.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참 대단하다. 한혜진은 결혼 전 ‘남자가 사랑할 때’를 촬영했다. 영국으로 가야했기에, 그래서 언제 다시 연기를 하게 될 줄 몰랐기에 더욱 열심히였다. 주위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뜨겁게 불태웠다. 사랑과 절대적으로 맞닿아 있던 그 시절, 그래서 그녀는 스크린에서 더욱 반짝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만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현실에서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토의를 하고 계속해서 수정해나갔죠. 전혀 사랑할 거 같지 않은 남자를 사랑해야 되니까 마음을 여는 과정을 찍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태일과 호정 같은 사랑, 주위에 없을 것 같죠? 그런데 실제로 대부업체 직원과 채무자가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데요. 그 부분에서 사실성을 조금 얻었죠. (웃음) 멜로라는 장르가 정말 어렵잖아요. 사랑은 누구나 하고 있는 것이니까, 누구나 경험을 해봤으니까. 현실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흥행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초반부터 주의를 좀 했죠.”
계속해서 멜로 가뭄이 들었다. 그리고 가뭄에 콩 나듯 ‘남자가 사랑할 때’가 나타났다. 한창 로맨틱 코미디가 만들어졌지만 멜로는 또 다른 맛이 있지 않나. 전자가 가볍다면 후자는 약간은 묵직한 느낌. 그리웠다. 좀 진한 멜로를 보고 싶었다. 한혜진도 그랬다. 멜로 영화를 보고 싶은데 만들어지지 않자 직접 출연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좋은 생각이었다. 덕분에 볼 수 있는 멜로 영화가 하나 늘었다.
“상업 영화는 돈이 되어야 만들어지잖아요. ‘남자가 사랑할 때’가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멜로를 기다리는 관객층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영화들이 많았으면 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찍었죠. 하하. 멜로를 기다리고 있던 차에 시나리오를 접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이런 게 나왔어?’ 싶더라고요. 그리고 황정민 씨와 같이 작업한다는 점에 또 한 번 놀랐어요. 저한테는 정말 감지덕지한 작품이에요. 제가 복이 좀 많네요. 영화 ‘26년’ 때도 그랬었어요. ‘이걸 왜 안하지?’ 그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이번 역할도 어떻게 제게 왔는지 모르겠어요. 행운아가 아니라면 이런 기회 어떻게 잡았겠어요. 하하.”
◆ “드라마 제의, 오히려 내가 놀라”
한혜진은 매우 행복해 보였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 마디’ 촬영 때문에 제대로 잠도 못 잔다는 그녀의 피부는 그야말로 도자기였다. 영화 개봉이 드라마와 맞물리며 한혜진은 일명 ‘결혼 후 물 만난 스타’가 됐다. 결혼 후 잠잠할 줄 알았던 한혜진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모습이 반갑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한 작품, 올해 한 작품을 해나가고 있는 중인데 체감으로 느끼는 반응은 상당하다. “큰 마음먹고 온 보람이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계속해서 웃고 있었다.
“드라마 제의가 왔을 때 깜짝 놀랐어요. 다들 결혼 후에 영국으로 건너가 연기 활동을 쉴 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제 자신조차도요. 그런데 하명희 작가와 최영훈 PD가 제게 선뜻 대본을 주시더라고요. 그것도 제일 처음으로. 저는 그래서 오히려 작가와 감독에게 놀랐어요. 그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대본 낱장마다 제 이름이 프린트가 돼 있더라고요. 저 그런 거에 완전 감동 받거든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해서 마구 흔들렸죠. 고심했어요.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는데 애정을 주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얼떨떨해요. 신혼인데. 하하. 거의 끝날 무렵이 되니까 ‘어떻게 했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갓 결혼을 한 새댁이 불륜을 연기한다는 게 쉽지 많은 않았을 터. 그러나 한혜진에게는 작품이 소중했다. 아무도 자신에게 손을 건네지 않았던 순간, 자신에게 다가온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간절했기에. 자신조차 자신을 틀에 가두었던 그 때 ‘따뜻한 말 한 마디’는 그렇게 따뜻하게 다가왔다. 결혼하기 전, 한국에서 언제든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일 때와 결혼 후 유부녀가 된 이후는 상당히 달랐다.
“소중함의 크기가 좀 다르다고 해야 될까요? 선배들이 그러더라고요. 아이를 낳으면 이 절실함이 더해진다고요. (웃음) 절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도전할 수 있었어요. 작품이 좋으니까 선택했고요. 사실, 스스로에 대해 답답함을 많이 느꼈었거든요. 틀 안에 있는 제가 항상 갑갑했어요. 언젠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걸 깨고 싶다고, 다른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그런 면에서 ‘남자가 사랑할 때’와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과 많이 달라요.”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칭찬에도 `에이, 발 연기‘라며 그냥 넘겨버린다는 한혜진.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약한 인간이기에 그런 말들에 힘을 얻는다. 희망도 가지고. 그래서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마음, 무언가를 해보고 싶게 만드는 마음. 그렇기에 우리는 한혜진을 또 그리워하겠지.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한혜진은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거친 건달 태일(황정민)의 서툰 사랑에 마음을 여는 호정 역을 맡았다. 아버지의 병수발을 들며 살고 있던 호정은 신체포기각서를 받으러 온 태일과 처음 마주친다. 이후 태일은 호정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이상한 방식으로 만나보자고 자꾸만 보챈다. 처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호정은 태일의 진심에 서서히 마음을 연다. 황정민과 한혜진의 로맨스, 이들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인을 사랑스럽게 만들어냈다. 그래, 한혜진이 참 사랑스럽다.
◆ “멜로 영화, 계속 만들어졌으면...”
한혜진의 미모가 한층 물이 올랐다. 결혼 후 일도 사랑도 더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한혜진이다. 축구선수 기성용과 결혼을 한 후 일이 술술 더 잘 풀린다.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참 대단하다. 한혜진은 결혼 전 ‘남자가 사랑할 때’를 촬영했다. 영국으로 가야했기에, 그래서 언제 다시 연기를 하게 될 줄 몰랐기에 더욱 열심히였다. 주위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뜨겁게 불태웠다. 사랑과 절대적으로 맞닿아 있던 그 시절, 그래서 그녀는 스크린에서 더욱 반짝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만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현실에서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토의를 하고 계속해서 수정해나갔죠. 전혀 사랑할 거 같지 않은 남자를 사랑해야 되니까 마음을 여는 과정을 찍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태일과 호정 같은 사랑, 주위에 없을 것 같죠? 그런데 실제로 대부업체 직원과 채무자가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데요. 그 부분에서 사실성을 조금 얻었죠. (웃음) 멜로라는 장르가 정말 어렵잖아요. 사랑은 누구나 하고 있는 것이니까, 누구나 경험을 해봤으니까. 현실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흥행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초반부터 주의를 좀 했죠.”
계속해서 멜로 가뭄이 들었다. 그리고 가뭄에 콩 나듯 ‘남자가 사랑할 때’가 나타났다. 한창 로맨틱 코미디가 만들어졌지만 멜로는 또 다른 맛이 있지 않나. 전자가 가볍다면 후자는 약간은 묵직한 느낌. 그리웠다. 좀 진한 멜로를 보고 싶었다. 한혜진도 그랬다. 멜로 영화를 보고 싶은데 만들어지지 않자 직접 출연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좋은 생각이었다. 덕분에 볼 수 있는 멜로 영화가 하나 늘었다.
“상업 영화는 돈이 되어야 만들어지잖아요. ‘남자가 사랑할 때’가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멜로를 기다리는 관객층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영화들이 많았으면 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찍었죠. 하하. 멜로를 기다리고 있던 차에 시나리오를 접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이런 게 나왔어?’ 싶더라고요. 그리고 황정민 씨와 같이 작업한다는 점에 또 한 번 놀랐어요. 저한테는 정말 감지덕지한 작품이에요. 제가 복이 좀 많네요. 영화 ‘26년’ 때도 그랬었어요. ‘이걸 왜 안하지?’ 그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이번 역할도 어떻게 제게 왔는지 모르겠어요. 행운아가 아니라면 이런 기회 어떻게 잡았겠어요. 하하.”
◆ “드라마 제의, 오히려 내가 놀라”
한혜진은 매우 행복해 보였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 마디’ 촬영 때문에 제대로 잠도 못 잔다는 그녀의 피부는 그야말로 도자기였다. 영화 개봉이 드라마와 맞물리며 한혜진은 일명 ‘결혼 후 물 만난 스타’가 됐다. 결혼 후 잠잠할 줄 알았던 한혜진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모습이 반갑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한 작품, 올해 한 작품을 해나가고 있는 중인데 체감으로 느끼는 반응은 상당하다. “큰 마음먹고 온 보람이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계속해서 웃고 있었다.
“드라마 제의가 왔을 때 깜짝 놀랐어요. 다들 결혼 후에 영국으로 건너가 연기 활동을 쉴 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제 자신조차도요. 그런데 하명희 작가와 최영훈 PD가 제게 선뜻 대본을 주시더라고요. 그것도 제일 처음으로. 저는 그래서 오히려 작가와 감독에게 놀랐어요. 그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대본 낱장마다 제 이름이 프린트가 돼 있더라고요. 저 그런 거에 완전 감동 받거든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해서 마구 흔들렸죠. 고심했어요.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는데 애정을 주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얼떨떨해요. 신혼인데. 하하. 거의 끝날 무렵이 되니까 ‘어떻게 했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갓 결혼을 한 새댁이 불륜을 연기한다는 게 쉽지 많은 않았을 터. 그러나 한혜진에게는 작품이 소중했다. 아무도 자신에게 손을 건네지 않았던 순간, 자신에게 다가온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간절했기에. 자신조차 자신을 틀에 가두었던 그 때 ‘따뜻한 말 한 마디’는 그렇게 따뜻하게 다가왔다. 결혼하기 전, 한국에서 언제든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일 때와 결혼 후 유부녀가 된 이후는 상당히 달랐다.
“소중함의 크기가 좀 다르다고 해야 될까요? 선배들이 그러더라고요. 아이를 낳으면 이 절실함이 더해진다고요. (웃음) 절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도전할 수 있었어요. 작품이 좋으니까 선택했고요. 사실, 스스로에 대해 답답함을 많이 느꼈었거든요. 틀 안에 있는 제가 항상 갑갑했어요. 언젠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걸 깨고 싶다고, 다른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그런 면에서 ‘남자가 사랑할 때’와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과 많이 달라요.”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칭찬에도 `에이, 발 연기‘라며 그냥 넘겨버린다는 한혜진.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약한 인간이기에 그런 말들에 힘을 얻는다. 희망도 가지고. 그래서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마음, 무언가를 해보고 싶게 만드는 마음. 그렇기에 우리는 한혜진을 또 그리워하겠지.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