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인간중독' 송승헌에게 주는 김대우 감독의 선물

입력 2014-05-26 09:05  

격정 멜로를 잘 만드는 남자와 멜로와 잘 어울리는 남자가 만났다. 김대우(52) 감독과 배우 송승헌(38)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영화 ‘인간중독’(김대우 감독, 아이언팩키지 제작)을 통해 호흡을 맞추었다. 송승헌은 데뷔 이후 가장 뜨거운 영화에 출연하게 됐으며, 이로써 송승헌은 김대우의 영화 인생에서 몇 안 되는(?) 비주얼 강한 남자 배우가 됐다. 김대우와 송승헌, 두 사람의 만남. 여기에 신예 임지연의 가세로 ‘인간중독’은 순항중이다.



김대우가 메가폰을 잡은 ‘인간중독’은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던 1969년, 군(軍) 관사 안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의 신임을 받고 있는 교육대장 김진평(송승헌)은 부하 경우진(온주완)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에게 첫 눈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김진평과 종가흔은 남들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을 시작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어쩌면 누구나 꿈꾸지만 실행할 수 없는 사랑, 그래서 더욱 궁금했던 사랑이 바로 김대우의 드라마 ‘인간중독’이다.

◆ “송승헌 완벽해... 군복 입은 모습 심장 뛰어”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방자전’의 김대우와 송승헌이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인간중독’은 포스터와 예고편 공개로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14일 개봉된 이 작품은 10일 만인 24일 2014년 19금 영화 최초로 관객 100만 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했다. 김대우의 전작들과 시나리오를 보고 ‘인간중독’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송승헌. 이 작품이 자신의 대표작으로 남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관객들에게 통했나보다.

“멜로지만 그 전에 했던 것과 색깔이 다르고, 어떤 식으로 표현하실까 궁금했어요. 시나리오 상의 노출은 두 번째 문제였죠. 부인이 있는 상태에서 부하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설정, 고민하고 갈등을 하는 김진평의 모습을 얼마나 잘 그려낼까 고민을 했어요.”(송승헌) “제 영화 인생에서 몇 안 되는 미남이잖아요. (웃음) 스타로서 가지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를 파괴하기보다 어떤 면을 추가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송승헌 씨는 마카롱이에요. 달지 않게, 질리지 않게 잘 나온 것 같아요.”(김대우)

김대우가 송승헌에게 갖는 마음은 그랬다. 마카롱. 예쁘면서도 달달한 그런 이미지였다. 송승헌의 외모를 극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 하나. 누가 봐도 잘생긴 미남 아니겠는가. 이미지 때문에 국한됐던 캐릭터, 김대우는 이를 이용해 송승헌을 밖으로 빼냈다. 그리고 그렇게 쾌감 넘치는 작업이 이어졌다. 내성적이지만 군인으로서 강직함이 있고, 사랑 때문에 속을 끓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사랑한다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김진평. 김대우는 송승헌에게서 김진평을 읽었다.

“송승헌 씨만큼 더 좋은 재료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본인이 제 의지를 이해해주고, 정말 진실되게 동의를 해주었죠. 그래서 쾌감이 있었어요. 처음 군복을 입고 등장한 송승헌 씨를 보며 가슴이 뛰더라고요. 물론, 비주얼은 남다르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기대를 하지 않았었거든요. 미남이 딱 튀어나오는데 정말 좋았어요. ‘내가 만약 여자라면, 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김대우) “감독님이 김진평이고, 제가 김진평이에요. 성격이 참 비슷해요. 하하.”(송승헌)



◆ “20대였다면 ‘인간중독’ 못했을 것 같아”

사실 송승헌은 정말 다양한 장르를 연기했다. 대부분이 기억하는 KBS2 드라마 ‘가을 동화’의 이미지도 있지만, 서른 살이 넘어가서는 수컷 냄새가 진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도 많았다. 최근의 행보로 이야기 했을 때 송승헌에게 들어오는 작품은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보게 되니까 그런 이미지들이 훨씬 많았다. 어느덧 기준선이 정해지고, 그 안에서만 놀다보니 울타리가 됐다. 자신을 가둔다는 느낌이 싫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인간중독’이었다.

“아마 20대였다면 ‘인간중독’을 못했을 거예요. 영화의 장르상 표현될 수밖에 없었던 아름다운 행위, 노출 신에 대한 부담도 있었죠. 그러나 좋은 시나리오, 좋은 스태프와 언제 만나볼 수 있겠냐 싶어 하게 됐어요. 인생에 있어서 잘 한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흥행, 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송승헌에게서 스타가 아닌 배우의 냄새가 난다, 송승헌에게서 연기자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그렇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하하”(송승헌)

김대우와 송승헌은 인터뷰 내내 사랑이라는 단어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갔다. 사랑이 어떤 것이냐에서부터 예전의 사랑까지 모두 꺼냈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저 순수하기만 했다. 김대우는 송승헌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승헌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는 게 당연한 건데,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이 남자의 최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더라. 그런 걸 남기는 것도 감독으로서 의미가 있는 작업이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이 말을 듣고 어떤 배우의 마음이 동하지 않겠는가.

“송승헌 씨의 지금 나이는 정말 아름다운 나이에요. 정신의 원숙함이 시작되고 육체적으로 아름다운, 두 가지가 모두 공존하는 때에요. 젊은 사람들이 보면 나이가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가 많은 이들이 봤을 때는 젊은이죠. 그래서 교차점이 생겨요. 이 사람이 70~80대가 돼서 ‘그 때 내가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느끼는 그런 것을 주고 싶었어요. 송승헌 씨에게 줄 선물로는 잘 찍은 것 같아요. 제 능력 안에서는요. (웃음)”(김대우)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10분을 잊을 수가 없었다는 송승헌. 그런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다던 송승헌. 김대우와 함께 작업한 ‘인간중독’이 그런 작품이 됐으면 한다는 송승헌의 바람이 이루어지기를.(사진=호호호비치)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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