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출·연기, 다재다능한 충무로 기대주 ‘신주환’

입력 2014-11-12 11:44  


“노래를 듣고 길을 가다가도 모든 배경이 하나가 되면서 스토리가 상상이 돼요. 영화를 찍은 이유도 그 때문이죠” 신인배우 신주환의 말이다. 건국대학교 영화과 재학 시절, 메가폰을 잡은 33분짜리 단편 영화 ‘섹스킹’은 제12회 미장센 단편영화제 국내경쟁작 후보에 올랐고, 제8회 파리한국영화제 ‘플라이아시아나’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했다.

6일 개봉한 영화 ‘패션왕’(감독 오기환, 제공/배급 NEW)을 통해 상업영화에 처음 도전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패션왕’에서 신주환은 개성 강한 창주를 연기, 출연 배우들 모두 만장일치 신주환을 ‘싱크로율 100%’라고 말했다. ‘패션왕’을 통해 대중에게, 그리고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배우 신주환을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상업영화 출연, ‘예!’ 소리 지를 줄 알았죠”

86년. 만 28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첫 상업영화에 출연했다. 연기가 좋아 연출을 배웠고 최우수 단편상까지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건국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했어요. 언젠가 상업영화에 출연하게 되면 ‘예!’하고 소리칠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니까 믿기지 않더라고요. 찍기 전까지 모르는 게 영화잖아요. 개봉을 해봐야 아는 건데 설레발치지 말자고 다짐 했죠”

“막상 출연을 한 ‘패션왕’ 현장은 믿기지 않을 만큼 재미있었어요. 정말 말 그대로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싶었죠. 주원이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말을 했더라고요. 촬영을 하러 가는 길이 놀러가는 것처럼 즐거웠다고. 저 역시 그랬어요. 신인이라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에 떨기도 했는데 성오 형님, 감독님이 정말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죠. 서로 믿음이 대단했어요. 이런 현장을 만난 건 정말 행복한 일인데 다음 작품 현장이 걱정되기도 했죠”

신주환는 ‘패션왕’에서 우기명(주원 분)의 단짝 친구 창주로 출연한다. 그만큼 주원과 오랜 시간 촬영장에서 호흡을 맞췄을 터. 신주환은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주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주원의 응원, 용기를 얻었죠”

“촬영장에서 아무리 선배님, 감독님들이 잘해줘도 스스로 얼어있었어요. 정말 감사하지만 긴장이 안 풀린 적도 있었죠. 하지만 주원이 ‘형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라고 다독거려주고 용기를 줬죠. 그 덕분에 감독님도 ‘네가 한 연기 중 제일 잘 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주원이랑은 소속사 식구잖아요. 평소 친하게 지내요. 얼굴을 못 보면 단체 채팅방에서 이야기를 누기도 하고요. 만나서 볼링도 치고 커피도 마시고, 딱히 할 게 없어요. 주원이는 술을 잘 못 마시고, 얼굴이 알려진 친구라 사람 많은 곳은 불편할 수가 있잖아요. 카페에 가서 3시간을 넘도록 수다를 떨어요. 연기, 일상적인 이야기 다 해요. 주원이는 늘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을 해요. 그렇게 말하는 거처럼 좋은 사람이죠. 전 정말 인복이 많아 감사할 따름이에요”


“‘패션왕’의 흥행, 잘 됐으면 좋겠어요”


‘패션왕’은 ‘다크나이트’, ‘인셉션’을 탄생시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와 지난 6일 개봉했다. 개봉 6일 만에 ‘인터스텔라’가 23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패션왕’은 韓 영화 중 1위,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신주환은 “‘패션왕’ 출연 배우로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물론 있어요. 한국 관객 분들의 시선과 수준은 높아졌고 제가 생각했을 때 ‘패션왕’은 재미는 있지만 원작이라는 위험을 안고 갔다고 생각해요. ‘인터스텔라’에 밀려서 서운하고 안타까운 생각은 전혀 없죠. 명감독, 명배우,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우주 철학 영화잖아요. 어떤 영화가 상대저으로 질이 높고 낮다는 게 아니라 호기심을 자아내는 ‘인터스텔라’의 힘은 막강하다고 생각해요. 흥행은 관객과 신만이 아는 거라고 하잖아요.(웃음) 열심히 했으니 보시는 분들이 즐겁게 봤으면 좋겠어요”


“연출에서 연기, 배우 꿈 버린 적 없어요”

신주환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직접 영화를 연출했고, 출연까지 했다. 연출에도 능하고, 배우로서의 활약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던 것일까.

“배우가 꿈이 아닌 적이 없어요. 어릴 때 물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연예인이 꿈이었다면 영화과에 입학하면서 연기라는 게 인기를 얻자고 하는 게 아니라 남들한테 평가받는 힘든 직업이라는 걸 알게 됐죠. 희열이 있는 직업 같았고 이걸 꼭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연예인이 아닌 배우가 되자고 다짐했어요”

“연기, 연출 다 좋아요. 연출을 통해 먼저 상을 받았고 그 다음에 연기를 하게 됐어요. 배우들이 스토리텔러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영화를 찍는다면, 전 반대로 배우가 하고 싶어 연출을 선택한 거죠. 인지도가 올라간 후 연출을 하게 되면 ‘인기가 좀 있다고 이것저것 건드리는 구나’ 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요. 연출에 원래 관심이 많고, 상도 받았었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죠”

“녹아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신주환은 욕심 많은 배우였다. 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직접 연출을 경험했고, 대학교 시절부터 1년에 한 작품 이상은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소속사 계약 당시, 배우와 연출가로서 계약을 마쳤다고 했다. 연기로서 입지를 굳히고, 연출 공부를 깊게 한 후에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고 싶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연출가’ 그리고 배우로서 신주환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다양한 영화에 녹아들고 싶어요.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연기를 하고 싶죠. ‘패션왕’ 창주를 연기할 때 고민한 게 ‘만화적으로 꾸미고 있네, 연기하네’라고 생각하실까봐 걱정했죠. 하지만 창주 역시 어딘가 살아 숨 쉬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사실적인 걸 기반으로 가지고 가면서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고,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 모르지만 ‘쟤가 창주였어?’이러 말을 들으면 참 감사할 거 같아요”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면 오버하게 되는 거 같아요. 스킬도 갖추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 그게 배우로서 제가 꿈꾸는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진=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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