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개
가끔 문의전화를 받으면 특이한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다. 이를테면 “호랑이 똥 좀 얻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흔히 `똥`이라하면 더럽고 냄내 나는 배설물이라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이 이런 호랑이 똥을 구하는 데는 각각의 사연이 있다.
왜 구하세요?
그들이 호랑이 똥을 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는 약에 쓴다는 이유이다. 가족이 오늘, 내일하며 죽어 가는데 호랑이 똥을 먹으면 낫는다더라. 말려서 환으로 만들어 먹으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더라. 물론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은 어느 정도는 이해된다. 그럴 경우 차분히 설명을 드린다. 동물의 분변에는 정상적으로도 상당한 세균이 들어있으며 사람이 섭취할 경우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가축 분뇨 처리법에 의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배출되며 개인에게 어떠한 목적으로도 반출이 불가하다는 점을 설명한다. 그래도 그런 말들은 대부분 그들에게 아무런 설득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맷돼지 퇴치 목적으로 논이나 밭 또는 가족을 모신 산소에 호랑이 똥을 뿌려 놓으면 효과가 있다는 설이다. 야생동물의 경우 후각이 매우 발달해 상위 포식자 동물의 분변이나 오줌 냄새가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실제 큰 도움은 되지 않으며 역시 가축 분뇨 처리법에 따라 반출은 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분뇨가 발생하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한 후 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며 설령 가축 분뇨가 몸에 좋은 약이 되거나 하더라도 법적으로 반출되는 일은 발생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좋은 약이 된다면 왜 상품화돼 판매되거나 하지 않겠는가.
또 다른 사실
☆사자에게 코끼리 똥은 좋은 장난감?
사자에게 코끼리 똥은 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한마디로 좋아 미친다. 사자는 코끼리 똥을 온 몸에 무치며 놀고, 딩굴고 심지어는 먹기도 한다. 그 이유에 대한 설은 많은데, 야생에서 사자가 자신의 채취를 숨기기 위해서 일거라는 설이 있다. 자신의 채취를 숨기면 아무래도 사냥하기가 더욱 수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정말 그 냄새가 너무 좋아서 일 수도 있겠다. 보통 고양이과 동물은 특정 나뭇잎을 좋아하는데 초식 동물인 코끼리의 똥도 그래서 좋아한다는 설도 있다. 고양이가 캣닙(cat nip)을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이다. 캣닙(cat nip)은 박하류에 속하는 허브의 일종으로 약간의 최면작용이 있어 고양이에게 스트레스 해소나 식욕 향상을 위해 쓰이기도 한다.
수의사 엄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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