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포커스] 지난해 남북대결 데자뷰… 북한 리용직, 핸드볼이 버릇?

입력 2015-01-15 17:23   수정 2015-01-28 03:32

▲ 북한의 리용직이 14일 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B조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핸드볼 반칙 이후 퇴장 당하고 있다.(사진 = 방송 캡처)


한 골을 따라붙어도 시원찮을 귀중한 시간에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중앙 미드필더가 퇴장당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실소를 감출 수 없는 장면이 또 나온 것이다. 북한은 글자 그대로 자멸하고 말았다.

K리그 수원 블루윙즈에서 수비수로 이름을 떨친 바 있는 코스민 올라로유(올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14일 오후 4시 호주 멜버른에 있는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B조 북한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4-1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첫 경기에서 중국에게 한 골을 얻어맞으며 석패한 사우디 아라비아는 경기 시작 11분만에 북한 공격형 미드필더 량용기에게 선취골을 내줬다. 북한의 체격 조건 좋은 골잡이 박광룡의 오른발 발리슛을 골키퍼 왈리드 압둘라가 쳐냈지만 정면으로 흐른 공을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사우디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한다면 아시아 축구에서 수비를 끈질기게 해내기로 이름난 북한의 질식 방어에 고전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 뜻이 통한 듯 37분에 나이프 하자지의 오른발 대각선 슛이 북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고 후반전 이른 시간에 역전 결승골까지 만들어냈다. 북한의 오른쪽 측면 수비 차정혁이 너무 덤비기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쪽을 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51분에 모함메드 알 살라위가 왼쪽 측면 연결을 받아 역전을 시켰고, 3분 뒤에 북한 수비수 장성혁의 어이없는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시 모함메드 알 살라위가 빈 골문에 추가골을 밀어넣었다.

승리를 꿈꾸던 북한 선수들은 세 골이나 연거푸 내주며 경기가 뒤집히자 이성을 잃은 듯 보였다. 78분에 이해할 수 없는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그 문제의 장면이 지난 해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장면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만들었다. 주인공은 북한의 살림꾼 미드필더 리용직이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미드필더 살렘의 유연한 드리블이 수비수를 모두 쓰러뜨리며 로빙 슛까지 이어졌을 때 북한 리용직은 골키퍼 리명국의 뒤로 달려가 커버 플레이를 펼쳤다. 살렘의 로빙 슛이 크로스바에 맞는 순간 리용직리 두 팔을 치켜올려 고의적인 핸드볼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내버려둬 다른 동료가 걷어내도록 할 수도 있었는데 판단력이 많이 모자랐다.

이 때문에 리용직은 곧바로 퇴장을 당했고 여기서 나온 페널티킥 기회를 나와프 알 아비드가 리명국 골키퍼의 1차 선방에도 불구하고 미끄러지며 밀어넣어 4-1 점수판을 만든 것이다.

다시 봐도 어이없는 이 핸드볼 반칙 순간은 기억의 시간표를 2014년 10월 2일 밤 10시 언저리의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으로 돌려놓았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결승전 남북대결 연장전도 거의 끝날 시간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하던 한국 대표팀의 이용재가 왼쪽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를 맞이하여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키를 넘기는 골을 시도했다. 그 순간 미드필더 리용직이 솟구치며 왼팔로 공을 건드렸다. 이어진 기회에서 임창우의 발리슛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짜릿한 금메달 골이 되고 말았다.

이 순간 북한의 윤정수 감독은 거세게 항의해 임창우의 골을 무효로 선언하고 리용직의 핸드 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주어야 한다고 엉뚱한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으니 우리 축구팬들에게는 더 황당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장면이다.

이쯤되면 리용직은 자신의 어리석은 습관이 팀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약 100일만에 참가한 주요 국제대회에서 똑같은 실수 이상의 행동을 거듭한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렇게 역전패당한 북한은 2패(1득점 5실점)의 성적으로 남아 있는 중국과의 맞대결(18일 오후 6시, 캔버라) 결과에 희망을 걸 수조차 없게 되었다.

※ 2015 AFC 아시안컵 B조 결과(14일 오후 4시, 렉탱귤러 스타디움-멜버른)

★ 북한 1-4 사우디 아라비아 [득점 : 량용기(11분) / 나이프 하자지(37분,도움-나와프 알 아비드) 모함메드 알 살라위(51분), 모함메드 알 살라위(54분), 나와프 알 아비드(79분)]

◎ 북한 선수들

FW : 박광룡

AMF : 량용기(90+1분↔최원/경고-90+3분), 리용직(퇴장-78분), 심현진(경고-72분)

DMF : 박성철(55분↔오혁철), 정일관(경고-1분)

DF : 전광익, 장성혁, 장국철, 차정혁(61분↔로학수)

GK : 리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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