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노동생산성, ‘칼퇴근’으로 높여라

이근형 기자

입력 2015-01-27 08:05  


<기자> 요즘 야근 때문에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직원이나 회사 모두에게 야근이 왕도가 아닌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소식 알아봤습니다.



<앵커> 아마 대한민국 직장인 중에 기뻐서 야근하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9일 경기 일산경찰서에서 근무하는 40대 박모 경위가 자택에서 자던 중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사망원인은 바로 과로였습니다. 박 경위는 최근 치안강화활동과 피의자 감시업무 때문에 매일같이 야간 근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저는 이런 소식 들을때마다 드는 생각이, 어차피 고용주 입장에서도 야근수당을 더 많이 줘야 하잖아요. 그럴 바에는 새로 한사람을 고용해서 야근시간대에 일을 시키는 편이 더 낫지 않나 싶어요. 직원의 생명은 누가 지켜주나요.

<기자> 야근에 대한 상사와 부하간의 인식부터가 차이가 났습니다.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이 일상 직장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사례를 모아 사례집을 발간했는데, 여기 나온 내용이 재밌습니다. 상사는 야근에 대해서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자연히 야근을 하게 된다.”그러니까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부하직원들은 “근무시간에 커피 마시고 전화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야근하는게 무슨 소용이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직원들은 야근을 안하려고 일을 오히려 더 열심히 한다라는 겁니다.


<앵커> 일하는 시간이 짧아도 얼마나 열심히 집중해서 일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죠.

<기자> 네. 야근을 하면 직장인의 건강에는 치명적이었습니다. 핀란드 직업건강연구소가 전세계 14개국 33만 근로자를 분석한 결과 주 48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들의 위험한 음주량이 35~40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12~13%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한 음주량이라는 것은 알콜 12도수 와인을 10잔반이상 마시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장기간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음주를 하는 것인데, 야근이 늘어날수록 정신과 육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앵커>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건강이다 라는 얘기 많이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기업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만 근로자들의 건강이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어요.

<앵커> 그렇지만 또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량이 많은데 일을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기자> 최근 이와 관련해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해말에 취임해 화제를 몰고 온 인물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입니다. 한동안 이 처장이 부임하고 6시 칼퇴근을 한다는 사실이 화제를 모았죠. 야근이 마치 미덕인 것처럼 여기는 일반적인 직장상사와는 차별화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처장의 칼퇴근은 단순하게 일을 적게하고 집에가서 쉬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퇴근시간을 6시로 정해서 이를 강제로 지키게 하면 직원들은 시간안에 자기 일을 끝마치기 위해서 업무효율을 자발적으로 높이게 됩니다.


<앵커> 상사가 일찍 퇴근하면 자연히 직원들도 일찍 퇴근하려고 노력하게 될테고,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게 오히려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방법이라는 의미겠죠?

<기자> 맞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이 OECD 34개 국가 가운데 28위로 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면 그 방법은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이는 데 있다라는 게 이 처장의 생각입니다.
만약 기업의 입장에서 직원들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싶다면, 정해진 시간안에 반드시 일을 마무리하도록 만들어서 직원 스스로가 업무 효율을 높이도록 만드는 과정이 우선 전제돼야 합니다. 그리고 직원이 시간안에 일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면 그 때 하나씩 일을 추가로 던져주면서 계속해서 생산성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앵커> 일을 잘하게 되면 점점 더 일거리를 준다는 게 다소 얄궂게 들리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됐을 때 기업은 굳이 시간외 수당을 지출하지 않고도 원하는 만큼 성과를 뽑아낼 수 있고, 직원도 일찍 퇴근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데다, 추가로 업무능력까지 높아지니까 그야말로 윈윈이네요. 기업 관계자분들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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