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리뷰] 투입 38초 만에… 리버풀 vs 맨유 승부 가른 어리석은 제라드 퇴장

입력 2015-03-23 13:02   수정 2015-03-25 03:40

▲ 리버풀FC가 22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38초 만에 나온 ‘캡틴’ 스티븐 제라드 퇴장으로 추격의지가 꺾이고 말았다.(사진 = 리버풀FC)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라이벌이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빅매치는 엉뚱한 곳에서 승부가 갈렸다.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서 22일(한국시각)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14-2015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리버풀의 브랜던 로저스 감독이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해 투입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38초 만에 퇴장당하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리버풀 선수들은 막판까지 원정팀을 몰아붙이는 투지를 발휘했지만, 수적 열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전반전 – 압박 vs 압박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했던 두 팀의 초반 컨셉은 동일했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해 상대가 안정적으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리버풀은 필리페 쿠티뉴가 크리스 스몰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 사이에서, 아담 랄라나가 필 존스와 데일리 블린트 사이에서, 다니엘 스터리지가 두 센터백과 마이클 캐릭 사이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맨유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고, 맨유는 상대 센터백을 직접 압박하기보다 마루앙 펠라이니와 안데르 에레라가 조 앨런과 조던 헨더슨을 압박해 안정적으로 패스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형태를 취했다.

압박 대 압박 승부에서 먼저 승리를 거둔 쪽은 맨유였다. 수비적으로는 펠라이니의 체격과 에레라의 민첩성을 활용한 중원 압박으로 헨더슨과 앨런을 철저히 봉쇄했고, 공격적으로는 좌우로 넓게 벌려선 뒤 원터치 패스를 통해 압박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공간을 창출했다. 반면 리버풀은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 조절 실패로 팀 단위의 압박을 가하지 못하면서 원정 팀에게 지속적으로 공간을 허용했다. 센터백과 윙백 사이로 침투하는 후안 마타를 보고 에레라가 정확한 패스를 찔러준 맨유의 선제골 장면은 리버풀의 압박 전술이 실패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리버풀은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적으로 나섰다. 수비 배후 공간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경기 흐름이 리버풀 쪽으로 넘어갔다. 홈 팀이 기동력과 과감한 전진 패스를 무기로 속도전을 펴면서 맨유 선수들은 볼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간격 조절과 위치 선정에 실패하면서 수비진도 크게 흔들렸다.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빠른 판단과 랄라나의 골 결정력 부족만 아니었다면 얼마든지 동점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이었다.

▲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이스 반 할 감독 (사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후반전 – 치명적이었던 제라드의 퇴장

전반전 막판 다시 맨유에게 주도권을 내준 로저스 감독은 스완지전과 마찬가지로 전술 변화를 통해 반전을 꾀했다. 제라드를 투입해 중원 숫자 싸움에서 균형을 맞추고 경기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로저스 감독의 계획은 38초 만에 물거품이 됐다. 에레라와 경합을 펼치던 제라드가 에레라의 발목을 밟아 퇴장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0-1로 뒤지던 리버풀 입장에서 제라드 퇴장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제라드의 퇴장은 경기 내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로저스 감독은 공격 시에는 4-2-3, 수비 시에는 4-4-1 형태로 경기를 운영하며 역전 기회를 엿봤지만, 펠라이니, 에레라, 캐릭을 배치해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한 맨유의 패싱 게임을 제어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리버풀은 59분 마타에게 다시 한 번 골을 내주며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마타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이후, 맨유 선수들의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리버풀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나면서 흐름이 다시 한 번 홈팀 쪽으로 넘어갔다. 7명의 맨유 수비를 상대로 4명의 리버풀 공격수가 뽑아낸 만회골은 추격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맨유 선수들은 침착한 패싱 게임으로 볼 소유권을 유지하며 남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흘려보냈다. 제라드의 퇴장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맨유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앤필드 원정에서 공격적인 압박과 침착한 탈압박으로 승점 3점을 따내는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제는 루이스 반 할 감독과 맨유가 서로의 접점을 찾았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반면 리버풀은 경기 초반 어정쩡한 압박 전술로 선제 실점을 내줬고, 전술 변화와 분위기 반전의 중책을 짊어졌던 제라드가 투입과 동시에 퇴장당하며 4위로 올라갈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시즌 종료까지 8경기 남겨둔 상황에서 4위와 승점 5점 차. 기적이 필요해진 리버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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