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분석] 선택의 여지 없었던 뮌헨, 바르셀로나 MSN에 당했다

입력 2015-05-13 12:30   수정 2015-05-15 01:11


▲ 트레블의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는 바르셀로나 (사진 = FC 바르셀로나)


경기 시작 7분 만에 메흐디 베나티아의 골이 터지자, 알리안츠 아레나에 운집한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역전 드라마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골을 넣은 후에도 여전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바이에른 뮌헨은 배후 공간을 열어두고 모험적으로 전진할 수밖에 없었고, 모두가 예상했던 방식으로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에게 응징을 당했다. 네이마르의 두 번째 골이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옆을 통과하던 순간, 바이에른에게는 더 이상의 희망이 남아 있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서 두 팀은 1차전과 완전히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아르옌 로벤과 프랑크 리베리, 다비드 알라바 등 핵심선수들이 복귀하지 못한 바이에른은 라인업을 바꿔 승부수를 던질 만한 여력이 없었고, 바르셀로나는 베스트11을 바꿀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양상은 1차전과 달랐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잦은 패스 미스와 볼 컨트롤 실수로 리듬을 살리지 못한 반면, 바이에른 선수들은 활발한 움직임과 집중력 높은 플레이로 경기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베나티아의 득점은 전반 초반 두 팀의 집중력 차이가 상징적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문제는 결승전으로 가기 위해 바이에른이 추가해야 했던 세 골의 무게였다. 한 골의 리드를 잡았음에도 바이에른은 수비라인을 내리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펼칠 여유가 없었다. 바이에른이 상대하고 있는 팀이 메시와 수아레즈, 네이마르를 전방에 두고 있는 바르셀로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90분 동안 하프라인 근처에 최종 수비라인을 형성하고 경기를 운영하는 것은 시한폭탄을 짊어지고 플레이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1차전 0-3 패배로 말미암아 바이에른에게는 MSN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플레이할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딜레마가 바이에른을 패배로 몰아넣었다. 한 골을 넣은 후에도 높은 수비라인과 강한 전방 압박 기조를 유지해야 했던 바이에른은 메시의 스루패스와 수아레즈의 침투, 네이마르의 마무리에 무너지고 말았다. 바이에른의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생긴 미드필드 라인과 수비 라인 사이 공간에서 메시가 볼을 잡아 순간적으로 배후 공간으로 침투하는 수아레즈에게 스루 패스를 넣었고, 수아레즈가 네이마르에게 완벽한 도움을 제공하며 동점골을 만든 것이다.

전술적으로 메시와 수아레즈, 네이마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면 촘촘하게 수비벽을 구축하고 위험 지역에서 메시, 수아레즈, 네이마르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아야 했지만, 세 골이 더 필요했던 바이에른은 상식적인 수비를 펼칠 여유가 없었다.


▲ MSN을 막는 최선의 방책은 드리블할 공간도, 패스할 공간도 내주지 않는 것이지만, 바이에른에게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사진 = 중계화면 캡쳐)


바르셀로나의 두 번째 골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한 전방 압박을 위해 밀고 올라온 바이에른은 마크 안드레 테르 슈테겐 골키퍼에서 메시에게로, 메시에게서 수아레즈에게로 이어지는 직선적인 패스 연결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170cm에 불과한 메시의 헤더를 막지 못한 집중력 부재를 지적할 수 있지만, 그 전에 메시와 수아레즈, 네이마르를 등 뒤에 두고 전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자체가 원인이었다. 세 골 차를 뒤집기 위해 모험을 걸 바이에른의 배후 공간을 MSN이 어렵지 않게 공략할 것이라던 예상이 고스란히 맞아떨어졌던 셈이다.


▲ 등 뒤에 MSN을 두고 플레이하는 `간 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바이에른 뮌헨(사진 = 중계화면 캡쳐)


바이에른은 59분 로베르토 레반도스프키, 74분 토마스 뮐러가 한 골씩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이미 승부는 바르셀로나 쪽으로 완전히 기운 뒤였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마지막 15분을 버티지 못하고 연달아 세 골을 허용했던 1차전 막판의 ‘멘붕’이 아쉬웠을 것이다. 한 골 차로만 패했더라도 유연하게 전술을 운용하며 역전을 바라볼 수 있었을 테지만, MSN을 감당하면서 세 골 차를 뒤집기는 너무 어려웠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다시 한 번 자신들이 ‘볼 점유율에서 지고도 경기는 이길 줄 아는’ 팀이 됐음을 증명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단에 전술적 유연함을 더한 바르셀로나는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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