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엘리엇 합병 갈등···이재용 부회장, 시장 및 주주관리 '시험대'

입력 2015-06-05 17:00   수정 2015-06-05 17:09

<앵커>

제일모직삼성물산을 합병하려는 삼성의 계획이 외국계 펀드의 반대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합병이라 그룹 전체적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이 문제 진단해보겠습니다.

산업팀 유은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1> 삼성이 복병을 만났는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기자>

복병으로 등장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쉽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은데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복명을 만나 현재 삼성이 위기상황이지만 합병성사 가능성은 아직 높구요,

경영권 방어도 일단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삼성물산 지분 4.95% 갖고 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최근 2.17% 지분을 추가 매입, 삼성물산 3대 주주로 등장.

삼성물산 1,2대 주주는 삼성SDI(7.39%), 이건희 회장(1.41%)을 포함한 그룹 관계인(13.99%)과 국민연금(9.79%).

문제는 엘리엇이 지분 매입 목적을 `경영참여`라 밝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공식 반대’하며 삼성을 직접 겨냥한 것.

자산가치가 삼성물산의 1/3인 제일목직이 합병시 더 유리한 합병비율에 주요 주주로서 문제제기를 한 것.

주주가치 제고에 문제가 있다는 점 부각시킴.

그런데 이런 시각에 동조하는 외국계 펀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심각.

최악의 시나리오는 엘리엇이 추가로 지분을 더 매입하고 뜻을 같이하는 주주들을 모아 삼성을 압박할 경우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거나(반대로 삼성은 지분매입 경쟁으로 큰 비용 지불) 삼성물산 경영권까지 실제로 가져갈 수도 있다는 점.(불가능한 얘기가 아님)

실제로 4일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외국인 전용 주식 거래 계좌를 통해 삼성물산 주식 지분율 약 1%를 매입해 불안감 확산. 5일 주가상승 매매 속 외국인 매수세 지속.

삼성이 당장 엘리엇이 요구하는 조치, 즉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어떤 액션이 없을 경우 또는 막후 접촉을 통해 삼성이 설득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엘리엇이 추가 지분 매입이나 우호세력 규합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태.

두 회사가 합병하려면 다음달(7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제일모직은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오너 및 우호세력 지분이 모두 52.24%여서 문제가 없지만 삼성물산은 삼성측 지분이 13.99%에 불과.

지분율 32.1%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연대할 경우 합병을 안심할 수 없고 더 나아가서는 진짜 경영권 위협도 받을 수 있음.

그러나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에 경영권 경쟁이 시작되면 삼성이 자체적으로 지분을 더 매입하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도움을 줘, 결과적으로 경영권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임.

그러나 합병성사 가능성은 높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

삼성이 서둘러 외국계펀드들을 중심으로 설득에 나서고 막후 협상을 해야하는 상황.

이 과정에서 당초 예상한 것 보다 합병과 그룹 승계를 위한 비용이 훨씬 더 소요될 전망.


<질문2> 그런데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건가요?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요. 엘리엇은 단순히 지분 매입을 통해 시세차익만을 노리고 있는 걸까요? 삼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시세차익을 얻고 빠지려는 헤지펀드의 속성을 쉽게 얘기할 수 있지만 그것만 봐서는 우리 자본시장과 산업계 구조를 발전시킬 수가 없습니다.

근본적인 원인들을 이번에 다시 짚어봐야 합니다.

취약한 국내 대기업 지배 구조(오너의 낮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와 삼성 승계를 위한 조급함 그리고 승계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지나친 욕심.

엘리엇은 미국계 헤지펀드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을 추구.

먹튀만을 조명하면 국내 자본투자시장은 한 걸음도 더 발전해 나갈 수 없음.

IMF이후 계속 반복되는 문제.

펀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본시장법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수익확대 목적으로 충실히 움직일 것.

그런데 이번에 엘리엇이 딱 움직이기 좋은 환경을 우리 자본시장과 삼성이 제공한 셈.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삼성물산이 중요한데 이 회사에 상대적으로 오너 지분이 적음.

여기에 자산가치가 3배가 더 많은 삼성물산을 현재 주가만을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1/3 수준으로 합병하는 것에서 삼성물산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에는 국내 소액주주들도 찬성하는 분위기여서 대의명분도 있음.

엘리엇은 이 부분을 파고 들고 있음.

그러나 여전히 삼성그룹은 ‘외국계 헤지펀드가 국내 대표 기업을 흔들어 먹튀하려한다’는 논리 그리고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논리만 충실히 전파.

그러면 엘리엇 역시 법적으로 문제 없는 전략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으로 삼성의 약점을 계속 파고들 가능성 높아짐.

당연히 우리 대표기업을 외국자본에 내주는 것은 막아야 하는 일이지만 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생기고 어떻게 방지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

주목할 점은 실제로 엘리엇 이외 다른 외국계펀드들도 이번 합병에 불만이 많은 것이 확인이 되고 있다는 점.

제 주위의 삼성물산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개인주주들도 ‘최근 주가가 오르는 것은 좋지만 합병비율과 결정시기 등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의 그룹 지배력 강화와 승계를 위해 너무 손쉬운 합병의 방법을, 그것도 너무 서둘러 하다보니 엘리엇과 같은 외국계펀드의 공격명분을 준 점은 분명히 짚어 봐야할 대목.

그래야 이후 대비책이 나오고 국내외에서 그룹 승계에 대한 대의명분싸움에서도 승산이 생기는 셈.

지금 당장 방안을 짜내야 하지만 긴 호흡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

따라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승계를 앞두고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도 중요하지만 시장관리 그리고 주주관리 능력에 있어 시험대에 오른 셈.

<앵커>
네, 지금까지 산업팀 유은길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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