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산 제파로프가 13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종료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무승부를 이끌었다.(사진 = 울산 현대)
보고도 믿기 어려운 장면들이 한 경기에 쏟아져나왔다. 마무리도 극적이었으니 팬들은 도무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정규리그 33라운드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는 초가을의 녹색 그라운드가 매 경기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윤정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가 13일 오후 4시 30분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터진 제파로프의 왼발 프리킥 동점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장면은 키다리 골잡이 김신욱의 파넨카킥 실축이다. 경기 시작 후 12분만에 울산 안현범의 드리블을 막으려던 제주 수비수 오반석이 잡기 반칙을 저질러 페널티킥을 내줬는데 키커 김신욱이 어설픈 파넨카킥을 흉내내는 바람에 고개를 떨구었다.
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을 경우 황의조(성남 FC), 아드리아노(FC 서울)를 따돌리고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침착하게 대응한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호준의 듬직한 선방에 막혔다.
김신욱을 좌절시킨 김호준은 후반전에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며 울산에게 선취골을 내줬다. 60분, 코바의 왼쪽 코너킥을 울산 수비수 유준수가 내려찍는 헤더로 연결했는데 정면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공을 너무 빨리 달려나오려다가 놓치고 말았다.
제주 골키퍼 김호준의 실수에 이어 반대쪽 골문을 지킨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실수도 눈에 띄었다. 딱 10분 뒤에 국가대표 김승규도 결정적인 킥 실수를 저지르며 동점골을 헌납했다. 손에 들고 차 올리는 킥을 동료 수비수 김태환의 등에 찬 것이다. 이 덕분에 공은 윤빛가람 발 앞에 떨어졌고 곧바로 까랑가의 발리슛 동점골로 이어졌다.
그리고 2분 뒤에 까랑가는 다시 한 번 미소지었다. 반 박자 빠르게 왼발로 찬 슛이 울산 수비수 김태환의 머리에 맞고 방향이 살짝 바뀌어 역전골이 된 것이다. 울산 수비수 김태환으로서는 2분 사이에 자신의 몸에 맞는 공으로 두 골을 내주고 말았으니 페널티킥을 실축한 김신욱보다 표정이 더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는 이대로 제주의 역전승으로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중반에 단행한 양팀의 선수 교체가 마지막 대반전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2-1로 경기를 뒤집은 제주의 조성환 감독은 수비수 알렉스를 들여보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1골차 승리를 지키고 싶었다. 반면에 울산 현대의 윤정환 감독은 왼발잡이 특급 미드필더 제파로프를 들여보내 동점골이라도 뽑아내기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쓴 것이다.
후반전 추가시간 4분도 거의 끝날 무렵 김희곤 주심의 휘슬이 제주 유나이티드 골문 가까운 곳에서 울렸다. 울산에게 마지막 프리킥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묘하게도 교체선수 알렉스가 김신욱과의 높은 공 다툼 과정에서 잡기 반칙을 저지른 것이었다.
이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선수는 울산의 교체선수 제파로프였다. 그의 왼발 끝을 떠난 공은 매우 느렸지만 제주 선수들이 쌓은 스크럼을 넘어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제파로프의 킥 순간을 못 본 제주 골키퍼 김호준이 급하게 오른쪽으로 날아올랐지만 손에 닿을 수 없는 공이었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극장 골이었다.
이로써 제주 유나이티드는 전남 드래곤즈와 순위표를 맞바꿀 수 있었지만 승점 2점차로 8위에 머물고 말았다. 앞으로 남아있는 정규리그 3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상위 스플릿으로 올라가는 6위 싸움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묘하게도 6~8위에 몰려 있는 세 팀의 감독이 모두 197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남은 일정상 현재 6위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훈 감독이 가장 유리해 보이지만 같은 승점으로 7위에 머물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의 노상래 감독이 결코 포기할 인물이 아니다. 이들 두 팀에 비해 승점 2점이 모자라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도 미드필더 윤빛가람과 송진형을 중심으로 마지막 대반전 드라마를 노리고 있다.
가을 축구장의 중위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10월 첫 번째 일요일에 정규리그 33라운드가 마무리되며 그 이후에는 상 하위 스플릿 리그가 팀당 5경기씩 더 펼쳐진다.
※ 2015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결과(13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
★ 제주 유나이티드 2-2 울산 현대 [득점 : 까랑가(70분,도움-윤빛가람), 까랑가(72분) / 유준수(60분,도움-코바), 제파로프(90+5분)]
◇ 다른 경기 결과
★ 전남 드래곤즈 1-1 대전 시티즌
★ 광주 FC 0-0 부산 아이파크
◇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순위표
1 전북 현대 30경기 62점 19승 5무 6패 47득점 30실점 +17
2 수원 블루윙즈 30경기 54점 15승 9무 6패 47득점 31실점 +16
3 포항 스틸러스 30경기 47점 12승 11무 7패 39득점 28실점 +11
4 성남 FC 30경기 45점 11승 12무 7패 33득점 28실점 +5
5 FC 서울 29경기 45점 12승 9무 8패 35득점 33실점 +2
6 인천 유나이티드 30경기 42점 11승 9무 10패 28득점 25실점 +3
7 전남 드래곤즈 30경기 42점 10승 12무 8패 36득점 35실점 +1
8 제주 유나이티드 30경기 40점 11승 7무 12패 46득점 47실점 -1
9 광주 FC 29경기 35점 8승 11무 10패 26득점 29실점 -3
10 울산 현대 30경기 33점 7승 12무 11패 37득점 36실점 +1
11 부산 아이파크 30경기 24점 5승 9무 16패 26득점 43실점 -17
12 대전 시티즌 30경기 12점 2승 6무 22패 26득점 61실점 -35
◇ 상위 스플릿 경쟁 팀들의 남은 경기 일정
◎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 일정
vs 부산 아이파크(홈, 9월 19일 토 14시)
vs 울산 현대(홈, 9월 23일 수 19시 30분)
vs 성남 FC(원정, 10월 4일 일 14시)
◎ 전남 드래곤즈 경기 일정
vs 울산 현대(원정, 9월 19일 토 17시)
vs 수원 블루윙즈(홈, 9월 23일 수 19시)
vs FC 서울(원정, 10월 4일 일 14시)
◎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 일정
vs 포항 스틸러스(홈, 9월 19일 토 16시)
vs 부산 아이파크(원정, 9월 23일 수 19시)
vs 전북 현대(홈, 10월 4일 일 1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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