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VS쿠바 야구, 정대현의 회심의 한마디는?

입력 2015-11-17 07:48   수정 2015-11-17 11:07




7년 전으로 시곗바늘을 되돌린 듯했다.

정대현과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운명적인 만남이 마치 드라마처럼 성사됐다.

그리고 그 결과는 7년 전과 상당히 흡사했다.

정대현은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벌어진 쿠바와의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본선 8강전에서 7-2로 앞선 8회말 무사 2루에서 대표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구리엘 3형제 중에서 큰 형 유니에스키 구리엘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정대현은 둘째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만났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정대현이 명장면을 만들어냈을 때 비운의 조연이 됐던 바로 그 율리에스키 구리엘이다.

정대현은 당시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한국이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선발 류현진을 구원 등판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정대현은 율리에스키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정대현에게는 선수 인생에서 제일 빛났던 순간이었지만 율리에스키에게는 선수 인생에서 아마도 가장 지우고 싶은 장면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마치 운명의 장난과 같았다.

율리에스키는 정대현의 2구째 바깥쪽 낮은 직구(129㎞)를 무리하게 잡아당겼고, 이번에도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다.

정대현은 이어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정대현이 1⅓이닝 퍼펙트 투구로 징검다리 역할을 잘 해낸 한국은 쿠바를 7-2로 꺾고 일본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율리에스키는 지난 2일 한국 대표팀과 슈퍼시리즈(11월 4~5일)를 치르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잊겠나. 잠 못 이룬 날도 많았다.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대현도 슈퍼시리즈에 출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또 한 번 잠 못 이룰 것 같다. 경기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당시에는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프리미어 12에서는 한국과 쿠바가 서로 다른 조에 속해 만날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둘은 한국이 전날 미국과 경기에서 대만 출신 2루심의 오심으로 패한 탓에 돌고 돌아 이번 대회에서 7년 만에 재회했다.

모두가 기다렸던 둘의 맞대결 결과는 마치 당시 기록 필름을 되돌리듯 똑같았다.

당시 결승전에서 호투하던 선발 류현진이 주심의 다소 편파적인 스트라이크 판정에 고전하며 연속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

포수 강민호가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고, 투수와 포수가 정대현과 진갑용으로 바뀐 것이 달랐을 뿐이다.

그때 퇴장당하며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강민호는 이날 정대현과 호흡을 맞춰 율리에스키를 유격수 앞 땅볼로 돌려세웠다.

정대현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구리엘을 또 한 번 제압한 비결을 묻자 "내 공이 좋았다"고만 말하고는 빠르게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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