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디지털 기술과 만나 새로운 경쟁무기 장착

입력 2015-11-23 13:14  



최근 1~2년 사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사업군으로 떠오른 화장품이 디지털 기술과 만나 새로운 경쟁무기를 장착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디지털이 뷰티산업의 혁신 이끈다`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뷰티 산업은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면서 제품개발, 생산, 마케팅 및 유통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 OEM과 ODM 같은 전문 제조업체들이 부상하면서 제품력이 비슷해지면서 차별화된 경쟁무기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제품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유통까지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그 중심에 디지털 기술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먼저 온라인, 특히 모바일 유통이 화장품 시장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는 소비자들에게 뷰티정보를 공유하고 제품, 서비스 공급업자들의 마케팅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의 온라인 소비 인구 증가는 화장 인구를 늘리고 시장을 확대 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중국에서는 모바일 SNS 메신저(위챗, 웨이보)와 유통업이 결합하여 새로운 사업모델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웨이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내 웨이상의 숫자는 현재 약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어, 유통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웨이상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 바로 화장품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기존의 유통업체나 제조업체가 중심이 된 쇼핑 플랫폼 이외에도,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 사업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Subscription(구독) 서비스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일종의 `Try before you buy`라는 컨셉인데, 가입자에게 월정액을 받고 4~5개의 신제품 샘플 등을 박스에 넣어 서비스하는 형태이다. 미국의 Ipsy,GlossyBox, Birchbox, 한국의 미미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구독서비스는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할 때는 직접 질감을 확인하고 향을 맡아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테스트한 후 구매하고자 하는 속성이 있다는 점에 기반했다.

이들 기업은 설립 초기 사업모델에 대해 유명 화장품 업체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제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자 제조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최근 구독서비스 업체들도 PB 제품 출시로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하는 등 사업모델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Uber, Airbnb 등과 같은 On-demand(온디맨드) 형태의 사업모델도 미국과 유럽의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일종의 출장 미용 서비스와 부킹(예약) 플랫폼 등으로 나눠지는데, 서비스 플랫폼 업체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헤어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와 계약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자에 연결 시키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중개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GlamSquad는 100달러 수준의 비용을 내면 자신의 집에서(혹은 사무실에서) 헤어, 네일,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다수 등장했다. 종합적인 뷰티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마사지(Zeel, Soothe), 헤어 염색서비스(Madison Reed), 네일서비스(Manicube) 등 특정 분야에 특화하는 업체도 있다.

영국의 Wahanda와 같은 뷰티서비스 부킹 플랫폼은 8000여개의 스파, 헤어살롱 등과 계약이 되어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지원하고 온라인 예약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온디맨드 서비스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쉽게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전문가 프로필을 제공받음으로써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리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증강현실과 같은 IT 기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증강현실 앱은 소비자가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해보지 않고도 스마트기기의 카메라를 통해 가상으로 메이크업, 헤어, 네일 등을 시연해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미 로레알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증강현실 앱은 안면인식 기술이 기반이 되는데, 개개인의 얼굴 표정, 눈매·입술 등 얼굴 윤곽을 구별하고, 얼굴의 다양한 움직임과 빛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발색력 변화 등을 반영하여 실제 화장한 얼굴을 미리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의 종류와 색상, 화장 방법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IoT(사물인터넷) 개념의 융합 제품들도 등장하는 추세이다. 가구에 센서나 카메라를 부착 하여 피부미용 관련 팁을 제공하는 형태로, 예를 들면 화장대 거울에 고해상도 카메라를 설치하고 거울 앞에 앉은 사용자의 얼굴을 촬영하여 피부 상태를 알려주는 일종의 진단기술이 결합된 컨셉이다.

약간 차원이 다르지만 개개인의 유전 정보 특성을 이용한 맞춤화 솔루션도 등장 하고 있다. 영국의 GeneU라는 업체는 타액을 이용한 DNA 테스트기기와 분석결과에 근거한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GeneU의 진단기기는 콜라겐 감소, 항산화 보호에 관련된 2가지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매장에서 30분 안에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피부과학자들은 이러한 제품의 효능에 대해 과학적으로 신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LG경제연구원은 차후 관련 기술이 정교화 되면 광학기술 기반의 영상진단 프로세스에 추가하여 새로운 마케팅, 판매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3D 프린팅 기술 또한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지원하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2014년 Mink라는 스타트업이 립스틱, 아이섀도 등 메이크업 제품을 만들어내는 3D 프린터를 선보인 바 있다.

일종의 DIY 솔루션으로, 기존의 제품 중에 자신이 원하는색이 없거나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제품 밖에 없는 경우에 소비자가 원하는 색을 PC, 혹은 모바일 상에서 골라 선택하면 3D 프린터가 이미 준비된 염료와 각종 화장품 재료를 믹스해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컨셉이다.

3D 메이크업 프린터는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원하기 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고안되었으며, 프린터의 가격은 200~3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DNA testing이나 3D 프린터 등의 맞춤형 솔루션이 상업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매스마켓 위주의 뷰티 비즈니스를 서서히 변화 시키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적인 체험과 감성이 중요한 뷰티 분야에서 온라인의 가상 체험만으로 구매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대신 이러한 디지털 기술들이 활발히 활용되면서 이전에는 뷰티의 체험이 기존 공급자 중심의 일방향적인 단순한 흐름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좀더 사용자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쌍방향적인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뷰티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요즘, 참신한 아이디어와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제품과 사업모델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좀더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분야는 전세계 시장 규모가 약 2,140억 달러(2014년, 유로모니터 기준)로 2000년대 이후 연간 5%대 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2020년까지의 성장률 또한 5% 선에서 무난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시장 성장을 주도하던 미국과 유럽, 일본 시장의 성장세는 2~3%대로 낮은 반면 아시아, 남미 등 신흥 시장의 성장률은 10%에 육박하는 등 지역별로 발전 양상은 매우 다르게 나타 날 것으로 예측된다.

패션·뷰티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WWD의 통계에 의하면, 2014년 기준 Top100 뷰티 기업들의 총 매출은 2,074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를 2009년 매출자료와 비교하면 연평균 약 8%씩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치는 전체 뷰티 시장의 성장률인 5%를 웃도는 것이다.

이처럼 대형 기업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은 시장이긴 하지만, 뷰티 분야의 성장 잠재력을 인식하고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가깝게는 패션, 유통업계부터 대형 병원, 요식업체, 건설업체까지 다양하며 국내의 경우 2015년 9월 기준 화장품 제조판매업으로 등록한 업체만 8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