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애 기자] 이들의 무대에 절로 고개가 끄덕였다. 아메바 컬쳐 10년의 내공이란 결코 얕볼 수 없는 경지였다.
2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2015 아메바후드 콘서트-애니버스(Aniverse)`가 개최됐다. 이날 공연은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6회의 공연 중 4번째 공연으로, 총 1만2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3년 이후 3년 만의 아메바컬쳐 콘서트인 ‘애니버스(Aniverse)’에는 다이나믹듀오, 프라이머리, 얀키, 플래닛쉬버, 리듬파워, 자이언티, 크러쉬까지 쟁쟁한 소속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 만큼 이들과 함께 연말을 보내려는 팬들의 열기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특히 이날 공연은 ‘아메바 컬쳐 만의 우주’라는 콘셉트로 진행된 만큼, 시작과 동시에 관객들을 특별한 우주로 안내했다. 오프닝 무대에 입장한 플래닛쉬버는 EDM 사운드의 음악으로 포문을 열어 공연장을 신비로운 우주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이어 등장한 크러쉬는 ‘유앤아이(YOU AND I)’, ‘몸매’, ‘눈이 마주친 순간’, ‘가끔’, ‘오아시스’로 관객들과 호흡했다. 그는 “내가 흥이 많아서 신나면 물을 뿌리는 습관이 있다. 양해해 달라”고 말한 뒤 ‘허그미(Hug Me)’를 열창했다. 예고대로 그는 객석을 향해 물을 뿌려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얀키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시작부터 무대를 압도했다. 그는 `똑바로써 내 이름`, `프로메테우스`, `이놈`, ` 1225`, `솔드아웃`까지의 무대를 선보이며 말 그대로 ‘한 방’이 있는 무대를 꾸몄다. 특히 ‘퍼플 나잇(Purple Night)’은 그의 말대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무대였다. 여성 뮤지션 수란이 지원 사격에 나섰고, 한껏 달콤해진 무대를 선사했다.
얀키에 이어 무대에 오른 자이언티는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래를 불러드릴까 한다. 따뜻하게 노래 불러드리겠다"라며 `꺼내먹어요`로 감미로운 무대를 소화하는가 하면, "생각해보니까 발표한 노래 중에 캐럴이 하나도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서 비슷한 게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까 캐럴 비슷한 노래가 하나 있더라"며 `노 메이크업`을 열창했다. 이어 그는 올 한 해 큰 사랑을 받은 ‘양화대교’까지 이어 열창해, 짙은 감동으로 무대를 채웠다.
이어 무대에 오른 것은 리듬파워였다. 이날 멤버 행주는 “‘쇼미더머니4’에 우리 둘 다 나갔는데, 나만 1차에서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저희 둘이 고등학교 친군데, 지구인이 내 몫까지 멋있게 해 주는 걸 보면서 난 ‘더 멋있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솔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밝혀 환호성을 자아냈다. 또 행주는 “당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그 이야기가 담긴 곡이라 앨범이 발매된 후에도 들어보질 못했다. 이 공연에서 처음으로 불러드리는 거다”라고 고백했다. 팬들이 숨죽인 가운데 행주는 “필터 형이 오혁의 ‘소녀’를 만들기 전 제 ‘베스트 드라이버(Best Driver)’를 만들었다”는 농담과 함께 필터의 연주를 배경으로 무대를 꾸몄다.
행주에 이어 등장한 지구인은 ‘쇼미더머니4’의 ‘온 잇(On It)’ 솔로 무대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가 하면, 두 사람은 함께 ‘리스펙트(Respect)’ 무대로 끈끈한 호흡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리듬파워 셋이 고등학교 동창인데, 두 가지 꿈 중 하나는 이뤘다. 하나는 서른까지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음악하고 있는 거, 하나는 슈퍼스타가 되는 거다. 내년 아메바후드 공연에서는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멤버 보이비가 2주 뒤에 전역하니 진정한 리듬파워의 귀환을 기대해 달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날 리듬파워는 `산타` 그리고 `리듬파워`까지 개성 넘치는 무대로 분위기를 달궜다.

이때 객석에서는 가장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 바로 다이나믹듀오였다. 이들은 등장하자마자 ‘주민신고’, ‘길을 막지마’, ‘쌔끈해’, ‘J.O.T.S’, ‘다시 쓰는 이력서‘까지 쉴 틈 없이 이어가며 분위기를 송두리째 압도했다. 다이나믹듀오는 “우리가 요즘 분노가 쌓여서 어두운 곡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는데, 연말 분위기가 이렇게 훈훈한지 몰랐다”라며 특유의 너스레로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이어 마지막 곡은 ‘불꽃놀이’로, 다이나믹듀오가 뿜어내는 에너지에 장내 모든 관객들이 뛰어 오르며 그 열기를 더했다. 열광적인 환호로 채워졌던 이들의 무대 이후, 마지막 주자로 등장한 프라이머리. 그는 관객들과 함께 `물음표`, `입장정리`, `마네퀸`, `그녀는`, `조만간 봐요`, `씨스루`를 비롯한 히트곡들을 `떼창`하며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공연은 끝날 듯 끝나지 않았다. ‘씨스루’ 이후 객석에서 점점 커진 앵콜 요청에 아티스트들은 다시 무대 위에 올라 앵콜 곡으로 ‘출첵’, ‘될 대로 대라고 해’, ‘불타는 금요일’을 소화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헤어질 때 좋은 노래”라며 프라이머리의 ‘자니’를 열창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2015 아메바후드 콘서트-애니버스`는 아티스트 각자가 그들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가진 행성이라는 의미를 담은 ‘우주’를 콘셉트로 한 만큼 공연 전반의 압도적인 스케일은 물론, 각 팀의 무대 하나하나 익숙하면서도 참신했다. 무엇보다 자칫 산만할 수 있는 패밀리쉽 콘서트의 무질서함 대신 이들이 10년을 쌓아온 내공의 저력만이 가득했다. 같은 듯 다른 개성으로 똘똘 뭉친 음악과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아티스트들의 재치 있는 입담까지, 이 보다 완벽한 연말 콘서트가 또 있을까.
(사진=(주)인터파크, 아메바컬쳐)
eu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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