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한 두산, 외국인 타자 잔혹사 끊어낼 수 있을까?

입력 2015-12-29 19:30   수정 2015-12-30 15:51

▲ 데이비슨 로메로(사진=두산 베어스)

일부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 영입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올 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도 포함되어 있다. 시즌 종료 후 두산은 일찌감치 투수 보우덴을 영입했으나 니퍼트와 재계약과 외국인 타자 영입에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기 위해 신중한 것일까? 마땅한 자원이 없는 것일까?

사실 두산은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팀으로 분류할 수 있다.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올 시즌까지 상대적으로 실패 사례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인 타자는 실패의 연속이다.

KBO리그 역사에 강한 인상을 남겼던 타이론 우즈는 베어스에서 5시즌을 뛰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은 우즈를 기억하고 추억한다. 하지만 우즈는 역대 두산 외국인 타자로 유일한 성공 사례였다. 우즈와 동시대에 뛰었던 타자들은 물론 이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이들은 모두 실패 사례로 남아 있다.

우즈와 함께 1998년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던 에드가 캐세레스는 완전한 실패 사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성공 사례도 아니었다. 그나마 캐세레스는 한국 무대 첫 시즌 정수근-김민호 등과 테이블 세터를 이루며 강력한 내야를 구축하는데 주역으로 활약을 했다. 문제는 이후에는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인물들이 탄생했던 것이다.

폭행 사건만 기억되는 트로이 닐

2001년 두산은 오릭스에서 6시즌 동안 614경기를 뛰며 136홈런 435타점을 기록했던 트로이 닐을 영입했다. 닐은 1996시즌 홈런-타점 부문 타이틀 홀더로 일본 시리즈에서 MVP를 수상.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던 인물이었다.

우즈와 동일한 포지션의 선수로 입단 테스트 당시 우즈가 매우 경계하기도 했다. 두산 코칭스텝은 우즈에 버금가는 활약을 닐에게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상으로 단17경기에 출전. 타율 0.193 홈런1개 3타점을 남기고 일찌감치 한국을 떠나야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엉뚱한 사건으로 퇴출 시기가 앞당겨지기도 했다. 당시 함께 뛰어 투수 파머가 먼저 퇴출되자 둘 만의 송별회를 했다. 그런데 술집에서 닐과 한국인 여성과 시비가 붙었고 닐과 파머도 연루가 되면서 구치소를 경험하기도 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두산은 파머를 돌려보낸 후 바로 닐도 돌려보냈다.

미국 국가대표 출신의 마이크 쿨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시즌을 함께했던 우즈가 일본으로 떠나자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방이 있는 내야수 마이크 쿨바를 영입했다. 쿨바는 1998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약했던 스코트 쿨바의 동생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미국 국가대표로 활약을 했던 인물이었다.

쿨바의 주포지션은 3루였으나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선수였다. 문제는 시즌 초반부터 ‘모 아니면 도’식의 타격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2003년 5월 초, 홈런 8개로 리그 2위를 달리며 1위 이승엽(9개)을 맹추격했으나 삼진도 1위였던 것. 쿨바는 6월초까지 44경기에서 타율 0.215 홈런10개 24타점을 남기고 퇴출이 됐다. 한국을 떠난 후 지도자로 변신을 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1루 코치로 경기를 치르던 중 타구에 머리를 맞아 사망하며 한국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실패한 대체 카드 알칸트라-감독도 원치 않은 왓슨

2004년 키퍼를 퇴출한 두산은 전년도 LG에서 뛰었던 타자 이지 알칸트라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그러나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알칸트라는 2할대 초반에 그쳤고, 기대했던 장타력도 터지지 않았다. 또한 구멍에 가까운 1루 수비를 자랑했었다. 그나마 준PO 2경기 동안 4안타를 기록했고 그 가운데 3안타가 홈런이었다. 알칸트라는 장타율 2.167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으나 플레이오프에서 14타수 1안타의 빈타에 그치며 퇴출 됐다.

이후 두산은 외국인 타자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2008시즌 후 홍성흔이 FA로 팀을 떠나자 공격력 강화를 위해 5년 만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그가 바로 맷 왓슨이었다. 왓슨은 미국과 일본 무대를 두루 경험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출발 전부터 그는 퇴출 후보가 됐다.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잠시나마 반짝하는 듯 했지만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194 홈런2개에 그쳤다. 그리고 시즌 시작 후 10번째 경기에서 라인업에서 제외가 됐다. 1군 무대 10경기 타율 0.189 홈런2개 6타점을 남기고 2군에 있다가 5월말 퇴출 됐다.

ML 통산 104홈런의 칸투와 로메로까지…

호르헤 칸투는 두산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부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ML 통산 104홈런의 화려한 커리어를 기록했던 칸투는 두산의 새로운 4번 타자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칸투는 전반기에만 1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후반기 37경기 출전에 그친 칸투는 단 한 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했다. 기록상 0.309타율 18홈런 72타점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두산이었지만 올 시즌도 잔혹사를 끊어내지 못했다. 팀의 중심타자 겸 3루수로 영입한 잭 루츠는 시즌 시작과 함께 허리 통증을 호소하더니 단 8경기에 출전해 1홈런 6타점 타율 0.111을 기록하고 시즌 1호 퇴출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로메로 역시 76경기를 뛰며 12홈런 50타점 0.253의 타율로 잔혹사를 끊어주지 못했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라인업에서 빠질 정도로 신뢰를 잃었고, 결국 시즌 종료와 함께 한국을 떠나게 됐다.

역대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두산 유니폼을 입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타이론 우즈를 제외하면 성공한 사례는 없다. 내년 시즌 뛸 외국인 타자의 입단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 가운데 과연 내년에는 외국인 타자 잔혹사가 끊어질 수 있을지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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