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셀러` 영화 속으로 들어온 문학의 재탄생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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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1 16:30   수정 2016-01-11 17:26

`스크린셀러` 영화 속으로 들어온 문학의 재탄생①

사진출처-영화 고백/ 핑거스미스 스틸/ 네이버 캡처




요즘 극장가에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눈에 띈다. 영화가 개봉하면 원작 소설도 함께 관심을 얻으며 판매율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영화와 소설의 결합에 따른 신조어도 생겼다. 영화를 뜻하는 스크린(screen)과 베스트셀러(bestseller)를 합친 스크린셀러가 그것이다. 스크린셀러는 영화로 제작돼 주목받는 원작 소설 또는 흥행한 영화를 소설화한 작품을 뜻한다.


스크린셀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와 201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한 `킹스 스피치`가 있다.


이처럼 잘 써진 이야기는 다양한 장르로 분화되어 관객들, 또는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소설과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사례가 되어 영화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스크린셀러 작품을 소개한다.


◆핑거스미스(2002)


사진출처-영화 핑거스미스 스틸/ 네이버 캡처
"너의 키스를 내 입술에 남기고, 너의 손길을 내 몸에 남겨줘"
에이슬링 월쉬 감독의 영화 `핑거스미스(2005)`는 2002년에 발표된 사라 워터스의 세 번째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핑거스미스`는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로 소매치기들의 품에서 자라난 아이와 뒤바뀐 출생, 유산 상속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모습을,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추리소설로는 드물게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으며 영국 추리작가 협회의 역사 소설 부문 상을 수상했고 그해의 `올해의 책`으로 최다 언급된 소설이었다. 영화뿐만 아니라 지난 2005년 3부작 드라마로 방영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영화 `핑거스미스`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관객들의 허를 찌른다. 손에 땀을 쥐는 장면과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명작이다.
박찬욱 감독 역시 이 매력적인 이야기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핑거스미스`를 바탕으로 영화 `아가씨`를 제작하고 있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의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으로 김민희, 하정우,조진웅을 비롯해 1500대 1위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신예 김태리가 열연했다.
특히 `아가씨`는 오디션 공고를 통해 "노출 연기가 가능한 배우, 노출 수위는 최고 수준이며 협의 불가"라는 조건을 걸었다. 관계자는 "노출 수위는 관객 입장에 따라 파격적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하다. 신예 김태리를 주목해도 좋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2016년 개봉 예정이다.


◆화차(1998)
사진출처-영화 화차 스틸컷/ 네이버 캡처


"나는 그냥 행복해지고 싶었던 것뿐인데"


변영주 감독의 `화차(2012)`는 일본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를 원작으로 했다. 소설은 일본 버블 경제의 붕괴 속 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과 자본주의의 허상이 만들어낸 비극을 통해 현대사회의 어둠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행복해지고 싶었던 두 여자의 욕망과 파국을 타인의 시선으로 쫓는다.


소설과 영화, 두 작품은 같은 스토리를 다르게 풀어냈다. 소설이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를 배경으로 한다면 변영주 감독은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한국 IMF 경제위기 시대로 시공간을 옮겼다.


또 소설의 여주인공 쇼코가 자신을 꽁꽁 숨기며 철저히 사연 뒤에 숨어 다른 사람들의 말과 기억으로만 구체화한다면, 변영주 감독의 여주인공 차경선(김민희 분)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능동적인 움직임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결말 부분에서도 소설과 영화는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 소설이 완전히 열린 결말이라면 변영주 감독은 추가 전개를 더해 친절하게 결말로 인도한다.


◆고백(2008)
사진출처-영화 고백 스틸컷/ 네이버 캡처


"이것이 제 복수입니다. 진짜 지옥. 이제부터 갱생의 첫걸음이 시작된 겁니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영화 `고백(2010)`은 일본 소설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소설은 실제로 2003년 일본에서 발생한 `12살짜리 소년이 갓난아기를 납치해 주차장에서밀어 살해한 사건`과 1997년에 발생한 `14살 소년의 토막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는 심리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작가는 범죄를 저지른 아이가 살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정당성을 강조했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가해자를 처절히 짓밟는다.


사고로 딸을 잃은 여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에 어린 딸 `마나미`를 죽인 범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경찰은 사고사로 결론을 내렸지만, 사실 마나미는 자신이 담임인 학급의 학생 2명에게 살해되었다. 형사적 처벌 대상이 아닌 열세 살 중학생들이 벌인 계획적인 살인사건에 그녀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가혹한 복수를 실행한다.


영화 내용은 원작 소설에 충실한 편이다. 원작이 탄탄해서 그대로 옮겼을 때도 완성도가 높다. 다소 잔인하고 황당한 복수 장면이 그려지는데, 복수의 과정을 보면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모를 정도다. 여교사의 나직하고도 상냥한 어조는 오히려 피해자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를 보여주며 긴장감을 더한다.


이 영화는 범죄 연령층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도 무시 못 할 사안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벌어진 `초등생 벽돌 사건` 등 나이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 가해자가 늘고 있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상황에서 대중은 분노를 느끼지만, 법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 영화에서 가해자가 스스로 파멸되어가는 과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느끼게 한다.


◆완득이(2008)


사진출처-영화 완득이 스틸컷/ 네이버 캡처


"칼 마르크스는 생각을 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졸라게 일해도 계속 가난하고, 부자들은 처먹고 빈둥빈둥 놀아도 계속 부자들인가"


이한 감독의 영화 `완득이(2011)`는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주인공 완득이(유아인 분)는 홀아버지 밑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하는 소년이다. 완득이의 가정은 장애인과 극빈자,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 마이너리티의 환경을 대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완득이와 그 주변인물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이자 약자인 사람들을 조망한다.


소설과 영화는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에서는 동주(김윤석 분)와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호정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한 것. 호정의 등장은 사건해결의 중재역할을 하며 극의 무게가쏠리는 것을 미연에 차단한다.


작가와 감독은 완득이의 담임인 동주를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을 건넨다.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몸뚱아리 멀쩡한데 집에서 놀고 있는 게 부끄러운 것이다"라는 동주의 대사를 통해서 자본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소외된 장애인, 극빈자, 외국인 노동자가 결국 자본주의의 폐해가 만든 피해자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의 어두운 점을 다루면서도 완득이는 밝고 즐거운 영화다. 암울한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면서 끊임없이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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