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서울역 사고 막을 수 있었다? 스크린도어 경고등 무시한채 운행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승강장에서 80대 할머니가 스크린도어 벽과 전동차 사이에 끼는 사고로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분께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설모(81·여)씨가 청량리 방향으로 가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벽 사이에 끼여 7m가량 끌려간 뒤 선로에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설씨는 지하철에 올라타려다 손에 들고 있던 종이 쇼핑백이 출입문에 끼여 열차에 끌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초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설씨가 지하철에서 내리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유족 진술과 지하철 내부의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통해 설씨 동선을 추적한 결과 승차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지하철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설씨가 끼면서 스크린도어가 다시 열렸지만, 전동차 차장과 기관사는 이런 위험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전동차 조종석에는 스크린도어 40개 중 1개가 열린 상태라는 표시등이 들어왔다.
그러나 지하철 뒤편에 탄 차장이 육안으로 확인해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고 기관사에게 출발 신호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열차 출발 후 비상제동장치가 작동됐지만 기관사도 단순 오작동으로 여기고 열차를 그대로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씨는 열차에 끌려가다 선로 아래로 떨어졌고, 119구조대가 도착했을 때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 사고로 1호선 지하철 서울역에서 시청역 사이 상·하행선 운행이 5분간 중단됐다.
경찰은 전동차 차장과 기관사 등을 상대로 스크린도어가 열려 경고등이 들어왔지만 전동차를 출발시킨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코레일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며 장례와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찰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1호선 서울역 사고 막을 수 있었다? 스크린도어 경고등 무시한채 운행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