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한 시동을 걸고 나섰다.
당초 계획했던 자회사 KB투자증권 유상증자도 뒤로 미루고 현대증권 인수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증권에 밀려 고배를 마신 뒤 증권업 강화를 위한 `플랜B`를 본격 가동하는 모습이다.
◆이사 소집해 현대증권 인수 검토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날 사외이사 간담회를 열고 현대증권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이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고강도 자구안` 일환으로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을 통해 현대증권 매각 공고를 낸 데 따른 것이다.
KB금융지주는 당초 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100% 자회사인 KB투자증권에 대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안을 결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증권이 전격 매물로 나오자증자 안건을 유보했다.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들면 KB금융투자 유상증자에 쓰기로 했던 자금을 인수대금으로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가 대우증권 본입찰에서 탈락하자 곧바로 임원진을 소집해 증권업 강화를 위한 대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방안으로 나온 것이 KB투자증권 유상증자였다.
KB금융지주는 4천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자본 6,257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인 KB투자증권의 몸집을 1조원 이상으로 불린다는 계획이었다.
KB투자증권이 4천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하면 증권업계 자기자본 순위는 현재 18위에서 12위로 뛰어오른다.
하지만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오면서 KB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 추진은 뒤로 밀렸다.
◆ 윤종규 회장 "증권업 강화 필수"
윤 회장은 KB금융그룹 성장을 위해서는 증권업 강화를 필수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KB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은행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9,638억원)인 데 비해 증권업은 3.5%(476억원)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했지만 윤 회장의 증권업 육성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날 공시에서 지난해 매출 4조2,669억원, 영업이익 2,971억원, 당기순이익 2,79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매출은 61%, 영업이익은 648.5%, 당기순이익은 646.3% 늘었다.
위탁수익과 금융수익 등 리테일 부문과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는 아직 검토 단계일 뿐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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