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SPOTALK #8. 프로 스케이터 이경민(2) "한 번 꽂히면 하루종일"
그의 몸은 크고 작은 상처로 가득했다. 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스케이터보더에게 상처는 `훈장`이에요"
* 본 인터뷰는 맥심(MAXIM) 2015년 8월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1, 2, 3편으로 나누어 공개됩니다. 아래 기사는 2편입니다.
위험하게 보드 타고 도로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종종 뉴스에 나오더라.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전체 스케이터들이 욕을 먹는 거다. 그분들에게 말씀드리는 건데, 제발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보드를 자기 손발처럼 다룰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안 되는 사람이 도로에 나서는 건 정말 자살행위다. 그리고 프로 스케이터들이라도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 뛰어드는 짓은 안 한다. 죽을 짓을 왜 하겠나!
스케이트보더들은 자신의 플레이를 담은 `비디오`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들었다.
맞다. 대회에 나가서 올린 수상 실적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비디오도 중요하다. 가수 지망생들이 데모 테이프에 공을 들이는 거랑 비슷하지. 그 영상으로 자신을 알리고, 스스로 가치를 높이는 거다.
그 영상을 누가 만들어 주는가도 중요하겠군.
전문으로 보드 영상을 만들어 주시는 분들을 `필르머(Filmer)`라고 부르는데, 역시 스케이트보드를 사랑하는 분들이지. 필르머 스타일에 따라서 영상이 달라진다. 속도감을 살려주는 영상을 찍는 분도 있고, 영상미를 추구하는 분도 있고. 자기 취향에 맞는 필르머랑 작업을 해서 자기 영상을 만드는 거다.
대회형 스케이터와 비디오형 스케이터, 당신은 어느 쪽인가?
난 대회 체질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대회 울렁증이 좀 있기도 하고.(웃음) 대회에 나가서 커리어를 쌓는 일보다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낀다. 길 가다가 다리 난간에 꽂히면 거기에서 보드 타는 걸 하루 종일 연습하고, 기술에 성공하는 순간의 쾌감을 즐기는 것, 이게 내 스타일이다.
낭만파 스케이터구먼? 스케이트보드를 잘 타기 위해 따로 하는 운동이 있다면?
꾸준하게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몸이 유연해야 넘어져도 덜 다치거든. 특히 겨울에는 몸이 굳어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 외에는 기초 체력 운동이나 과하지 않은 웨이트 트레이닝 정도?
몸에 상처가 정말 많다. 왜 보호대를 안 차고 하는 건가? 폼이 안 나서?
폼이 안 나기보다는 불편해서 그렇다. `파크(Park,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X게임 구조물)`에서 탈 때 말고 바닥에서 탈 때는 보호대를 차기보다 차라리 넘어지는 법을 잘 배우라고 말한다. 보호대 착용이 버릇이 되면 영영 보호대를 벗어나지 못하거든. 아, 물론 초보자에겐 보호대 착용을 권장한다.(웃음)
(3편에 이어서...)
by 이슬기 photograph by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