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LIFE]-38 장기는 '위장', 특기는 '낚시' … 다재다능 물고기 '씬벵이'

입력 2016-02-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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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 고요한 해면. 위장의 귀재가 조용히 낚시대를 드리운다. 검은색부터 흰색, 붉은색, 주황색, 회색, 노랑색, 초록색까지 주변 색에 그대로 녹아드는 탓에 색깔로는 선뜻 존재를 구분하기 힘든 `씬벵이(학명: Sargassum fish)`다. 주로 열대와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씬벵이는 색깔뿐 아니라 피부와 몸의 형태까지 주변 환경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어 `위장의 귀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씬벵이의 뛰어난 위장 능력은 느린 움직임을 보완하는 생존능력이다. 씬벵이의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사람 손 모양처럼 변형돼 있는데, 이 탓에 헤엄을 치는 대신 바다 속 돌이나 모래 위를 기어다니며 움직인다. 개구리 앞다리를 닮은 지느러미 탓에 프로그 피쉬(Frog fish)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남아 있는 꼬리 지느러미를 움직이며 아가미에서 물을 내뿜을 때 생기는 추진력으로 조금 헤엄을 칠 수는 있지만, 별로 효율적이진 않다. 결국, 민첩하지 못한 씬벵이는 살아남기 위해 주변환경의 색과 질감을 표현해 몸을 숨기는 화려한 위장술을 발달시켰다.

동작이 느린 특성상 씬벵이는 `낚시`와 같은 독특한 사냥법으로 먹잇감을 사냥한다. 낚싯대 역할을 하는 씬벵이의 등지느러미는 길고 가늘게 솟아 있다. 이들은 등 지느러미를 낚싯대처럼 앞으로 내밀어 먹잇감이 근처에 올 때까지 기다린다. 먹이가 가까이 접근하면 낚시꾼들이 챔질을 하듯 입을 벌려 먹이를 순식간에 빨아들이는데, 주로 물고기와 갑각류가 사냥대상이 된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소속 국송이 아쿠아리스트는 "씬벵이는 입을 워낙 크게 벌릴 수 있어 자기 몸보다 두 배나 큰 먹이까지도 삼킬 수가 있다"며 "특이한 낚시법이나 위장술 등은 모두 생존과 직결돼 해양 생태계의 치열한 생존환경을 잘 표현해주는 다재다능한 물고기"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출현하는 씬벵이는 빨간씬벵이와 노랑씬벵이다. 주로 남해와 제주도 연안 암초 지대에 살고있는 이들은 빨간씬벵이의 경우 10cm, 노란씬벵이는 25cm 전후로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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