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관람객의 큰 사랑을 받던 새끼 기린 `엘사`가 26일 숨을 거뒀다고 서울대공원 측이 밝혔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7월 9일 태어난 수컷 기린 `엘사`가 이날 새벽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엘사 탄생은 서울대공원에서 8년 만에 기린이 태어난 큰 경사였다. 사육사들이 각별한 공을 들여 무사히 세상에 나온 `아기`이기도 하다.
어미 `환희`가 출산할 당시 엘사의 한쪽 발이 걸리는 응급 상황이 벌어졌고, 수의사와 사육사 8명이 달려들어 간신히 꺼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9월24일 처음 공개된 이래 엘사는 귀여운 외모뿐 아니라 호기심 많고 활달한 성격으로 관람객들의 관심과 애정을 듬뿍 받았다.
하지만 18일 오후 2시26분께 야외 방사장에서 사고가 났다. 엘사는 이날 앞서 가는 다른 기린 3마리를 급히 따라가다 미끄러져 왼쪽 앞다리 발목 부근이 골절됐다. 신체구조상 무게 중심이 앞쪽에 몰린 기린에게 앞다리 골절은 치명적이다.
깁스를 한다고 해도 가만히 누워 있지 않고 일어나 움직이기 때문에 치료가 잘 되지도 않는다. 대형 초식동물들은 가만히 누워 있으면 위 안의 내용물이 역류되거나 몸무게 때문에 장기가 눌려 배에 가스가 차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엘사의 부러진 왼쪽 앞다리를 절단하고 임시 의족을 붙이는 수술을 했다. 그러나 26일 오전 1시30분, 엘사는 결국 숨을 거뒀다.
서울대공원이 26일 오전 9시30분부터 부검을 한 결과 위장 내 음식물이 역류해 기도를 막은 것이 직접적인 폐사 원인이었다. 새끼 기린이 수술로 인한 통증과 스트레스, 외상 후 장애로 인한 탈진을 이겨내고 서 있기는 힘에 겨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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