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당수 기업들이 설상가상으로 기존 채무의 조기상환 부담에 직면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두산건설, 현대상선이 과거 발행한 주식관련사채의 풋옵션 행사일이 잇달아 도래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주가가 바닥으로 떨어진데다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으로 추락해 풋옵션 행사 비율이 1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은 상반기에만 상환해야 하는 일반 회사채(사모·외화표시채 포함)가 5천억원이 넘고,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풋옵션 행사에 나설 경우 추가로 6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실제로 다음달 10일 풋옵션 행사일이 도래하는 한진해운 CB(125억원·2014년 발행 )의 풋옵션 행사비율은 100%를 기록했다.
한진해운의 주가는 2년 전 6천원대에서 현재 2천원대 후반으로 1/3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여서 CB 투자자들로서는 주식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풋옵션 행사일을 맞은 분리형 BW(원금 3천억원)도 행사비율이 84%(2,519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부산 신항만과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등 자산을 서둘러 매각해야 했다.
한진해운은 5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잔액 358억원), 6월 CB(32억원), 9월 CB(96억원)의 풋옵션 행사일을 앞두고 있어 최대 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미리 상환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된다.
최근 투자부적격(BB+) 등급으로 강등된 두산건설도 지난해 말 6천원을 웃돌았던 주가가 올해 들어 4천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CB 풋옵션 행사비율이 치솟았다.
두산건설이 지난 2014년 9월 발행한 CB의 풋옵션 행사비율도 78.49%에 이르렀다.
두산건설은 다음달 4일까지 1,569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까지 내놓으며 자구계획에 열을 올리는 현대상선도 4월 112억원 규모의 CB 풋옵션 행사일이 다가온다.
지난해 초 9천원~1만원대 수준이었던 주가가 2월 현재 3천원도 못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행사비율은 100%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7월에는 3,600억원 규모의 일반 공모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 점도 현대상선에는 큰 부담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이 다양한 자구안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각 기업들은 시장성 차입금과 은행성 단기 차입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각 채권단을 개별 접촉해 차입금 상환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물밑작업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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