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의 화투그림이 대작 의혹에 휘말려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가 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진중권 교수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조영남 대작 의혹과 관련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라며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예시를 전하며 “핵심은 콘셉트다. 작품의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다.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다”고 정의했다. 다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과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면서 “욕을 하더라도 좀 알고 하자.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좀 다른 부분이다. 작품 하나에 공임이 10만원. 너무 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6일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무명화가 A씨가 대작 의혹을 제기해 조영남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을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조영남에 그려준 작품이 300점은 넘을 것”이라며 “작품을 거의 완성해 넘기면 조영남이 약간 덧칠을 하거나 자신의 사인만 더해 작품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1점당 10만 원 안팎의 대가를 받고 조영남에 그려준 그림이 수백만 원에 거래됐다고 주장했다.
대작 의혹에 대해 조영남은 “작품의 90% 이상을 A씨가 그려준 것은 사실이지만 미술계의 관행”이라며 “미국에서는 조수를 100명 넘게 두고 있는 작가들도 있고, 우리나라도 대부분 조수를 두고 작품활동을 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압수물 분석 작업을 마치는 대로 조영남의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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