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BC카드 가맹점 계산대.
"결제 잘 된 거에요? 잘 안된 거 같으니 다시 해주실래요?"
"글쎄요. 잘된 거 같은데…. 두 번 결제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카드 한 장을 두고 손님과 주인이 착한(?) 실랑이를 벌인 이유는 결제 문자메시지 때문입니다.
이날 오전부터 BC카드의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결제 알림 문자서비스가 중단됐고, 사용자들은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꼬박꼬박 오던 결제 문자가 끊기자, 일부 사용자들은 이중결제를 하는가 하면 일일이 콜센터에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겪었습니다.
문자메시지 한 통에 작은 소동이 벌어진 겁니다.
BC카드, 결제 중단도 아닌데 무슨…
카드 사용자들은 불편을 겪었지만, BC카드의 대처는 안이했습니다.
아무런 대응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던 BC카드는 한국경제TV의 보도가 나온 뒤에야 서비스 중단 안내 공지를 내걸었습니다.
서비스가 중단된 지 4시간이 지나서, 그것도 언론에 의해 알려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공지를 띄운 겁니다.
그나마 안내 공지에는 사용자들이 겪은 불편에 대한 `사과`보다 `장애 복구 완료`를 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BC카드 측은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건 맞지만 결제 알림 문자만 끊겼을 뿐 결제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지 3시간 만에 복구를 끝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 지난 1일 SMS서비스 중단 관련 BC카드 안내 공지 (BC카드 홈페이지 갈무리)
BC카드의 생각과 달리 결제 알림 문자메시지는 카드 결제 시스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카드 분실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부정 사용을 막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4년 카드 정보유출 사태 이후 모든 카드사는 1년 동안 의무적으로 알림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지금도 5만 원 이상 결제에 대해서는 무료로 알림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3시간 만에 모두 복구됐다`는 말도 사실과 다릅니다.
결제 내용을 담은 문자는 서비스가 중단된 지 6시간을 넘긴 오후 4시 30분부터 발송됐습니다.
오후 8시를 넘어서도 결제 알림 문자 발송은 10분 가까이 지체되는 등 불안정했습니다.
300원짜리 푼돈 서비스
결제문자 알림서비스의 이용료는 한 달에 300원에서 500원 정도입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엄연한 유료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들은 정상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BC카드는 피해 보상 등 향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푼돈 내고 받는 서비스니 이 정도 불편은 감내하라는 걸까요.
문제 해결을 위해 진땀 흘렸다는 BC카드의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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